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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58년 황금개띠 두가, 육십갑자 한바퀴 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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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8년 개띠 무술년(戊戌年)생입니다.

그리고 올해가 다시 무술년 황금개띠해가 되었습니다.

어영부영하다보니 어느듯 60갑자(六十甲子) 한 바퀴를 돌리고 말았습니다.

돌고 돌아(回)..  다시 갑(甲)이 된 회갑(回甲)..

回(회)나 還(환)자는 같은 뜻이라 회갑이라고도 하고 환갑이라고도 하는 나이..

 

옛날 같으면 오래 살았다고 소 한마리 꾸버서 동네 잔치를 하고 아들딸 사위 며느리 자손들 모여서 기념사진 한방 찍곤 했는데 요즘은 환갑정도 가지고 수선을 떨다가는 동네 놀림감 되기 좋으니 수명이 그만큼 늘어났고 세상이 좋아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기대평균수명이 80세를 넘은지 오래고 머잖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하니 스트레스 많이 받고 술 많이 먹으면서도 수명이 늘어나는건 우리 민족만이 가지는 특별한 현상이 아닐까 하구요.ㅎ

 

세월이라는 게... 참..내..

세월은 멈출수가 없고 나이 들어가면서 그 흐름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더니 이제 일년 정도는 그냥 순식간에 지나 버립니다.

光陰速乎矢(광음속호시)라 하여 화살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시간이 쏜살같이 더 흘러 이 글이 새삼스럽게 읽혀질 무렵이면 드뎌 종칠날도 다가 오긴 오겠지요.


 

 

바야흐로 60년 전 보릿고개 봄 날..

이 세상 햇빛을 처음 본 그 날을 잘 기억 합니다.

귀한 남손(男孫)을 얻은 가난한 집 조부와 조모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날 내려다 보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아버지가 미역 다발을 들고 종종 걸음치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부푼 젓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배 부르도록 단젖을 넘기고 있었지요.

그 아기가 긴 세월동안 무탈하게 커서 세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보다 대견스러운 일이 어디 있을런지요?


밑으로 줄줄이 태어난 3명의 남동생과 끝순이로 태어난 여동생..

5남매는 무탈하게 사이좋게 잘 자라 동네의 부러움이 되었지요.

 

국민학교 2부제.. 엄청난 학생수로 학교의 교실이 모자라던 시절.

제 국교 1, 2학년 시절, 시골의 조그만 리(里) 학교는 교실이 모자라 동네 재실을 빌려 수업을 하곤 했답니다.

한 반에 70명 80명은 예사였구요.

58년에 출생한 알라가 100만명이 넘는다지요. 

작년(2017년) 출생한 신생아 35만명과 비교하면 그 시절로 봐서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중학교 입학때는 뺑뺑이를 돌려 학교를 선택 했구요.

고교도 평준화되어 뺑뺑이 세대의 대명사가 58년생입니다.

 

중고교 머리는 중대가리(?)였습니다.

조금 길렀다 싶으면 정문에서 바리깡으로 앞뒤 고속도로가...

선도부와 주임선생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지요.

 

그때 선생님들 요즘으로 치면 모두 징역감입니다.

귀싸대기 후리치는건 기본.. 차고 때리고 굴리고... 암튼 겁나는 선생님들 참 많았던 시절입니다.

학도호국단이 있었고 학생회장 대신에 대대장이라 부르던 시절..

대학입시에서는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세대이기도 하구요.

촌에서 소 팔아 대학 시킨다하여 우골탑..ㅠ


그리고,

청춘시대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

7080..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느끼며 지낸 58년생

월남파병 (가시는 곳 월남땅 하늘은 멀더라도.. 한결같은 겨례마음 님의뒤를 따르리라...)

유신정권.. (10월의 유신은 김유신과 같아서 삼국통일 하듯이 남북통일 하지요.. 뜬금없이 이 노래가 생각 나네요.)

육영수 (고1때인걸로 기억하는데 방학때 시골에 내려 와 있다가 저격 소식에 엄청 놀란 기억이..)

박정희, 10.26, 權不十年, 새마을 운동

전두환(직접 만나 본 유일한 대통령), 삼청교육대

80년 5.18 광주

시위(데모란 용어를 많이 사용 했습니다.)

진압

전투경찰

88 올림픽

IMF

2002 월드컵

....

....

이런저런 여러가지로 기억나는게 많네요.

 


 


58년 개띠..

인생 100이면 아직도 40이 남았는데 살짝 초초해 집니다.

버킷리스트에는 숙제가 산적해 있는데 별로 이룬게 없으니..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 오릅니다.


뒤돌아보니 어제 같은 날들.

마음만 먹어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것 같은데 시간은 늘 앞으로만 달립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인생 뭐 대수 없습니다.

사소한 것에 웃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다가면 그 뿐.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

가장 흔하고 평범한 방법이지만 가장 대단한 삶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기를 소망 하구요.


올해는 58년 개띠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는 해입니다.

그러나 저는 은퇴 없습니다.

그냥 달립니다.

계속...ㅎ

 

人生은 60부터 .. 화이팅!! 두가~~



...........................



 

이상은,

58년 개띠 두가의 짧고 긴..

60갑자 한바퀴 돈 넋두리였습니다.





 


 

<에필로그>

제가 좋아하는 노래 최희준의 '길'입니다.


노래감상 클릭 →   


세월따라 걸어온 길 멀지는 않았어도 돌아보니 자욱마다 사연도 많았다오
진달래꽃 피던 길에 첫사랑 불태웠고 지난 여름 그 사랑에 궂은 비 내렸다오

종달새 노래따라 한 세월 흘러가고 뭉게구름 쳐다보며 한 시절 보냈다오
잃어버린 지난 세월 그래도 후회는 없다 겨울로 간 저 길에는 흰 눈이 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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