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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지리산 화대종주 2 - 아무도 없는 천왕봉 정상을 처음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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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꿈이란 것이 뭐 였던지 그걸 잊어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꿈이란게 스스로 키워가다 보면 이뤄지게 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는지 꿈과 거리가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다가 모두 잊어 버렸습니다.

지난 것들..

소중한 내 것들..

 

詩도

내일도

사랑도

꿈..도

 

그래도 아직 미련까지 잊지 않았네요.

그 한자락에 기대어 모든것을 꺼꾸로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머리속에 소용돌이치는 욕망을 일깨워 

잊어버린 알갱이들을 줏어모아 퍼즐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지리산 능선을 홀로 거닐면서 그런것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지리산 능선은 넉넉하여 제게 시간을 아주 많이 주었습니다.

걷고 걸어도 남는 시간들..

 

그리하여 무얼 얻었을까?

뭔가 가득 채워 올 것처럼 떠났는데 

되돌아 오는 발길에는 다시 속된 욕망과 버리지 못한 아집들로 제자리에서 뱅뱅 맴돌다 온 것 같습니다.

 

 

지난 화대종주기

http://duga.tistory.com/1437

http://duga.tistory.com/1436

http://duga.tistory.com/1435

http://duga.tistory.com/1434

 

서북능선 종주기

http://duga.tistory.com/2145

http://duga.tistory.com/2144

 

 

 

5월까지는 봄이고

6얼부터는 여름인데 날씨가 따갑습니다.

그래도 산이라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합니다.

 

 

선비샘

물맛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지지리 궁상의 어느 노인이 평생 멸시만 받으며 살다가 죽어서라도 존경을 받고 싶어서 자식들한테 자신의 묘를 선비샘 위에다 하라고 했는데 그 뒤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모두 고개를 숙여 절을 하면서 물을 마셔야 하니 그 노인은 죽어서 원을 풀게 된 것입니다.

 

 

 

 

 

 

능선에서 자주 만나는 정향나무꽃

흰색도 있고 분홍색도 있습니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오르내림이 조금 많습니다.

 

 

야광테이프로 만든 야광봉이 달려 있습니다.

온 몸에 기력이 다 떨어져 거의 녹초가 되어 밤 늦게 대피소에 들어오는 이들을 보게 되는데 그들한테는 이 봉이 길을 안내하는 중요한 역활을 하기도 하겠지요.

 

 

천왕봉 방향

좌측 솟아있는 봉우리가 천왕봉

 

 

한 무리의 산꾼들이 지나갑니다.

무박으로 달려온 이들.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고 있는 내 앞에서 후다닥 사진 몇 장 찍더니 쏜살같이 달아 납니다. 

 

 

가운데 주능선

우측방향 천왕봉

좌측방향 남부능선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내려다 보는 운해가 멋집니다.

지리산은 능선 고도가 높아 어디서나 고산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천왕봉을 당겨서..

안부에 보이는 건물은 장터목대피소

 

 

 

 

 

지리산 주 능선에서는 조망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노고단에서 세석까지 앞이 트이는 조망처라고 해 봐야 열곳정도 될라나요..

능선을 걷는 길이라 조망처가 많은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지리산 주능선은 조망이 트이는 곳이 아주 드뭅니다.

그래서 조망이 조금 트이는 곳에서는 한참이나 즐기다 가게 되구요.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아득히 멀리 반야봉이 보입니다.

지리산 반야봉은 사방 100리에서 궁뎅이만 찾으면 되니 어디서나 눈에 뜨입니다.

 

 

 

 

 

당겨서 본 반야봉

약간 짝궁뎅이네요.

 

 

 

 

 

지리산 남부능선

삼신봉에서 세석으로 연결되는 능선

다음번 지리산 숙제입니다.

 

 

세석대피소가 가까워 졌습니다.

앞쪽으로 촛대봉이 보이네요.

 

 

좌측 촛대봉과 중앙의 남부능선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세석대피소에 들려서 점심식사하고 한참이나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섭니다.

오늘은 장터목까지가 일정인데 아침 일출 본다고 일찍 나서는 바람에 시간이 널널합니다.

 

 

촛대봉 가까이에서 조망되는 천왕봉

 

 

촛대봉의 조망

 

지리산 전 능선에서 가장 조망이 빼어난 촛대봉의 파노라마

좌측 솟아잇는 봉우리가 천왕봉

그 옆으로 황매산이 멀리 조망 됩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앞쪽으로 천왕봉

 

 

뒷쪽으로 멀리 반야봉

 

 

제 블로그 지리산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구간

연하선경..

 

 

 

 

 

장터목대피소 도착

오늘 일정 끝

중간 중간에 퍼질고 앉아 많이 쉬었는데도 너무 일찍 도착 했네요.

 

 

일찌감치 저녁 차려먹고 일몰 감상

스모그가 많아 깨끗한 일몰은 기대 못하겠네요.

 

 

하루를 수고한 태양은 천천히 마감을 하고..

 

 

어제밤에 한잠도 못 잔 덕분에 저녁 9시쯤에 잠이 들었나 봅니다.

조금 담아 온 독한 술을 제법 마신 덕분인지도 모르겠구요.

 

부시런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3시..

오늘은 지리산 종주의 하이라이트 천왕봉 일출을 봐야 합니다.

 

역시 아침으로 시원한 샘물에 미숫가루 태워서 완샷하고 헤드라이트 머리에 끼고 배낭 챙겨서 나섭니다.

예상되는 일출시간은 5시 13분.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

헤드라이트의 불빛 아래 발을 앞으로 내 딛다가 흠칫 헛발질을 했습니다.

 

자그마한 곤충..

메뚜기도 아니고 사마귀처럼 생긴 곤충이..

죽은 자기 동료 시체를 물고 옮기고 있었습니다.

 

캄캄한 밤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곳에서 발길에 밟혀 죽은 동료를 물고 힘겹게 옮기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신의란 말은 인간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인데...

오히려 신의를 배신하고 위선으로 치장을 하는 인간들 대신에 저 미물은 그 신의를 지키고 있는듯 합니다.

누가 先이고 누가 後인가요?

 

 

천왕봉 일출입니다.

거의 장터목에서 1박을 한 이들이 일출맞이로 올라 와 있습니다.

 

겨울철 일출과는 방향이 많이 다릅니다.

왼편으로 약 30˚정도 이동되어 해가 떠 오릅니다.

 

 

 

 

 

여름이라 역시 대기가 깨끗하지가 못합니다.

 

 

일출맞이 후 배낭을 장터목에 두고 온 이들은 다시 내려가고 저 같이 갈길로 코스를 잡은 사람은 배낭을 지고 제 갈길로 이동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본 텅 빈 천왕봉 풍경입니다.

그동안 이곳은 제법 많이 올라 와 봤는데 이렇게 텅 빈 천왕봉 정상 풍경은 처음입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천왕봉 정상 풍경

뒤로 지리산 주 능선이 펼쳐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노고단 방향의 주능선

 

 

주능선을 중앙으로 하여 아늗히 펼쳐지는 지리산 정상에서의 조망

우측으로 지리산 서북능선과 좌측으로 남부능선이 날개처럼 보여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조금 크게 본 주능선 파노라마

반야봉이 돋보입니다.

그 좌측 옆으로 노고단.

우측으로는 서북능선의 만복대가 우뚝합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뒤돌아 본 천왕봉

 

 

 

 

 

 

 

 

뒤돌아 본 천왕봉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치밭목댚대피소로 하산하면서 만난 나무

참 희한하게 크고 있습니다.

바람에 견디는 모습이 용하네요.

 

 

 

 

 

치밭목대피소

치밭목산장이란 이름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국립공원에서 인수하여 깜끔하게 새로 지었네요.

 

 

치밭목대피소에서 대원사까지는 지리지리한 하산길입니다.

 

 

등산로에서 약 50m정도 비켜나 있는 무재치기폭포

비가 많이 오면 정말 장관일것 같습다.

 

 

유평마을까지 내려와서 대원사 계곡을 보니 속이 시원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홀라당 벗고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대원사

 

 

길고 긴 지리산 화대종주를 마무리 합니다.

버스주차장은 대원사에서도 약 20여분 도로를 따라 더 내려와 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 출발 여유 시간이 약 20여분 생기네요.

매점을 겸하는 주막집 아줌씨한테 막걸리 한잔을 부탁하니 이렇게 왕대포잔으로 한가득 내어 줍니다.

 

 

 

완샷으로 대포잔을 비우고 안주로 내어 온 도토로묵을 몇 점 집어 먹고나니 새삼 뭇 세상에 돌아 왔다는 생각이...

 

 

지리산 화대종주..

1부 : http://duga.tistory.com/2573

지리산 종주 준비물과 도움 자료 : http://duga.tistory.com/2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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