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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사는 건 모두 다 똑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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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아주머니...!
하나만 더 낳으시면 광(光)도 팔 수 있는데 어이 함 해 보이소."

 

한 아이는 업고, 한 아이는 손에 잡고, 또 한 아이를 어린이 집에 태워 보내기 위해
길가에 나와 있는 어떤 젊은 엄마한테 일찍 문을 연 식당 아저씨가 아는체를 하며 농을 건넨다.

 

고스톱을 치다 보면 세명은 재미가 없다.
그래도 네명은 되어야 패 안 풀리면 들어 갈 수도 있고, 또 뒷 자리 까지 밀려
광(光)도 팔게 된다는 얘기를 빗대어서 아이 한명 더 낳으면 그러하겠다는 얘기다.

 

우리 집에도 5남매 중 남자 형제는 네명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명절에 모이면 밤새 고스톱을 치고 개평으로 모은 돈으로 다음날 점심 회식을 하며 재미있게 보냈다.
여자들이 술상을 예쁘게 봐 오면 딴 돈으로 만원짜리 아깝지 않게 널름 널름 집어 주기도 하고..

 

그때는 네 형제 중 밑의 동생들은 이제 졸업하여 기반을 잡아 가는 중이었고,
바로 밑의 동생이 사업체를 하나 가지고 있어 집안의 전주 노릇을 하며 부모님
용돈도 넉넉하게 챙겨 주었는데..

 

어느날,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해당 군(郡)에서 특별히 배려 한다며 인근의 새 부지를 마련하여
이전하게 하여 주었고, 동생은 회사를 그 곳으로 옮기기 전에 고생했던 직원들을 위로하는 의미로
1개월의 유급휴가를 주며 잠시 회사를 휴업 하였는데..
이때 경쟁 회사에서 동생 회사가 망해서 문을 닫았다고 소문을 내 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납품 대금은 지연이 되고 받을 사람만 회사에 몰려와 난리를 치니,
아무리 상황 설명을 하여도 되지 않고 결국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회사가 주저 앉고 말았다.

 

망하는 것은 한 순간..
억장이 무너지고 속이 상한 동생은 사람을 사서 돈을 받아야 될 곳에 협박을 하다가
오히려 폭행 사주 협의로 지명 수배가 되고 동생은 경제 사범에다가 형사범의 처지가 되어 피해 다니게 되었다.

 

그 뒤 여러 형제들이 어렵게 어렵게 그 고통을 나누어 분담하고 또 시간이 흘러 동생도 안정을 찾는가 하였는데..

 

어느날 동생은 훌쩍 떠나버렸다.

 

지금까지 소식이 끊어진지 8년째.
아무리 백방으로 알아보고 찾을려 해도 아직 생사조차 알지를 못하고 있다.
올해만 지나면 나이가 50이 되는 동생인데..

 

그리고 그 동생을 날마다 걱정하며 숨 크게 쉬지 못하는 부모님..
그리고 명절날.. 무언가 빠져 버린 서먹함을 달래려 말없이 술이나 마시는 형제들..
.......................................

 

이렇게 동생의 스토리가 부모님 페밀리의 고민 중의 하나이고
또 우리 집의 고민을 집어 내어 보면 그 비슷한 내용이 줄줄이 있고
마지막으로 내 개인적인 고민덩이도 그에 만만찮게 굴비처럼 엮여져 있다.

 

간혹 이야기 한다.
이 세상에는 가정이든 개인이든 정말 불(不) 없이 행복(幸福)만을 가질수 없다고...
어떤 경우에도 완벽하게 행복을 독식할수 없다고..

 

우환(憂患)이 없는 집은 없다고 한다.
알고보면 꼭 큰 고민 한두가지는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삶인 것이다.

 

어제 술을 한잔 하는데 그런 고민을 가지고 안으로 안으로 움추리고 힘들어 하는 친구를 보았다.

 

이야기 한다.

 

자네 만큼 나도 힘드네..
자네 만큼 이 세상의 사람들은 다 그래...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야..

 

그걸 다 말로 내 뱉을 수도, 뱉어서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잊고 살아야지. 잊어버리는 연습을 해 봐.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마찬가지야.....
예외 없이.

 

사는 건 다 똑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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