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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가꾼이의 정성이 고마워 피는 12월의 장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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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인근 도로변 소공원 형태의 화단에 장미 모종을 잔뜩 심는 걸 보았습니다. 
그 후로 아주머니 몇 분이 수시로 나와서 이 화단을 가꾸는데 건성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고 꽃나무 하나하나를 자식 살피듯이 정성을 쏫더이다.
내음은 나지만 어디서 구해 왔는지 지독한 향기(?)의 거름도 깔고, 잡초도 뽑고, 비 내리지 않으면 물도 주고..

내년 쯤 되면 꽃 구경을 할라나 여겼는데 작은 모종나무가 쑥쑥 커더니 여름부터 바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군요.
구획을 나눠 이쪽은 노란 장미꽃, 저꽃은 흰 장미꽃, 또 한곳은 빨간 장미꽃..
꽃에 쏫은 정성은 여전하여 수시로 와서 꽃대를 쓰다듬어 주고 이곳 저곳 많이 달린 꽃은 솎아 내고..
그렇게 아름다운 꽃밭이 되어 여름 지나고 가을이 되었지만 얼마나 정성을 들여 가꾸었는지 장미는 계절을 모르고 계속 피었지요. 보는 사람마다 감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아주머니 몇 분이 오셔서 꽃나무 하나하나를 짚으로 싸매서 옷을 입혔습니다.
그다음 엄청나게 피어 있었던 꽃들은 모두 잘려 나갔지요. 키도 반으로 줄어 버렸구요.
꽃 구경하던 재미가 사라져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는데,
어제 보니 뜻밖에 장미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한두송이도 아니고 제법 많이 피어 있네요.
달려 있던 꽃들은 모두 전지가위로 잘라 버리는 것을 보았는데 참 신기합니다.
그동안 솟아 오른 꽃들일까요?

겨울 찬바람이 쌩쌩 부는 대로변 작은 화단에..
방긋 피어있는 장미와 꽃 몽우리를 보고 있으니 새삼 '정성'이라는 의미가 다가 옵니다.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가꾼 아주머니들의 마음이 장미한테 다가가 겨울 찬 바람에도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여겨 집니다.
12월에 피어 있는 장미꽃이 더욱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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