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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낙동강 비경길에서 만난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역 대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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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나 여행이라는 개념이 조금 변한듯 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뭔가 잘 꾸며 논 곳 또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곳을 새롭게 보고 즐기는 것이 멋진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트랜드는 추억이나 웰빙쪽으로 방향이 바꿘듯 합니다.


오지여행이라든지 테마여행 같은것이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하구요.

암튼 이전에 큰 볼거리였던 유명지가 이제는 시시해지고 오히려 이전에 아주 별 볼일 없던 시설이나 풍경이 새삼스럽게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봉화는 우리나라에서 겨울 추위로 유명하다면 가장 유명한 곳이고 오지 중에서도 오지.. 그야말로 첩첩산골입니다.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라고는 거의 닿지 않던 이곳이 근간에는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느린 열차를 타고 협곡을 천천히 달리고, 조그만 역에 내려서 다음 역까지 천천히 강을 따라 거니는..

이런 테마걷기길을 낙동강 비경길이라 합니다.

구간은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약 5.6km.


그리고, 조그만 역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역입니다.

슬픈 역사가 어려있는 이 조그만 역의 이름은 양원역입니다.


붕화의 원곡마을과 울진의 원곡마을..

조그마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 마을들은 이전에는 한 마을이었답니다.

동네 이름도 원곡마을..


그러다가 일본넘들이 강을 기준으로 이 두 마을을 한 곳은 봉화로 한 곳은 울진으로 편입을 시켰습니다.

졸지에 한 마을이었던 이들은 두 마을로 나눠고 조그만 강을 기준으로 주소가 달라진 것입니다.



양원역 위치



세월이 흐르고..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석탄 조달을 위해 태백에 탄전을 개발하였고 그것을 실어 나르기 위하여 철로를 만들었습니다.

그게 바로 영암선인데 영주에서 철암까지입니다.

그 뒤 전쟁이 터져 공사가 중단 되다가 우여곡절끝에 몇 년 뒤 개통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 시절로 봐서는 엄청난 난 공사였던 이 철도구간이 세월이 흐르고 석탄의 수요가 줄면서 별 볼일 없는 구간이 되었는가 하였는데 이제 새삼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협곡열차로서 그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이 세상은 역시 돌고 도는가 봅니다.


다시 이야기는 원곡마을로 돌아 갑니다.

철도가 놓여지면 당연히 역이 생겨야 하는데 이곳 원곡마을에는 역이 없었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철암이나 춘양에서 장을 보고 돌아 올때는 자기 마을에서 내리지 못하고 승부역에 내려서 되돌아 왔다고 합니다.

그 뒤 요령이 생겨서 이곳 원곡마을을 지날때면 장보따리를 먼저 열차 창 밖으로 던져 놓고 나중에 승부역에 내려서 되 돌아와 짐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 갔다고 하는데..


이런 애궂은 일이 반복이 되고 또 승부역에 내려 철로를 따라 원곡마을로 걸어 내려 오다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이 하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주민들이 끊임없이 민원을 넣고 역사를 세워 달라고 애원 했으나 끝내 불발이 되다가 1988년 임시 승강장으로 하루 몇 차례 열차가 정차하는 걸로 해결이 되었는데 ..


이 소식에 감격한 주민들이 너도나도 달려나와 십시일반 각출을 하여 보루꼬(?)로 쌓아 만든 것이 위에 보이는 대합실입니다.

한국 철도사상 최초의 민자역사이자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역사입니다.


역 이름은 양원역.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마을이었던 원곡마을이 봉화와 울진으로 나눠졌는데 이 두 마을의 이름을 따 지은 양원역..

맑은 강물이 흐르고..

그 앞으로..

그리 넓지 않는 코스모스 밭과 작은 화장실과 조그만 대합실, 그리고 역사보다 휠씬 더 큰 주막집..

조그만 대합실 앞으로는 두가닥 철로가 지나가지만 역을 지키는 이는 아무도 없어 사람들은 철로를 밟으며 이곳 저곳에서 추억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는데 하루 죙일 사람 구경하기 힘들던 이 곳에 이제는 도회지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찾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힐링여행지'가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구간들은 사계절 중 겨울이 가장 멋집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계절이구요.





낙동강 비경길 들머리는 회룡천 휴게소에서 시작 하였습니다.

비가 내려 돌다리와 징검다리가 모두 떠내려 가는 바람에 등산화를 벗고 물을 건너 갔습니다.

차가운 느낌이 발에 와 닿는 걸 보니 가을인가 봅니다.



낙동강 비경길의 위치입니다.

봉화에서 태백 넘어가는 열차구간 중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구간인데 두어곳의 조그마한 역을 지나는 구간이기도 하여 본인의 시간적 여유나 체력에 맞춰 내려서 걸어가면 됩니다.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의 구간입니다.

강을 따라 걷는 구간인데 이 강 가로 아주 멋진 트래킹 구간이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회룡천을 따라 천천히 걷는 구간입니다.

길 옆으로는 토토리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는데 알맹이는 누가 다 주워가고 없습니다.



구암사라는 조그만 절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구암사(龜巖寺)라는 이름은 절집 이름으로 참 많은 편인데 거북이 구(龜)자를 많이 사용하네요.



구암사 입구에는 화장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렇게 견상이 조금 사나븐 보살견 두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어지간하게 급한 볼일이 아니믄 드나들기가 조금 거시기 합니다.



구암사 뒷산 위로 보이는 바위가 구암이라 합니다.

거북이를 닮았다고 하는데 불심이 약해서 그런지 그냥 바위로 보여 집니다.



구암사 바로 앞 정자에서 몇 걸음 더 내려가면 이런 멋진 소가 있는데 아침에 보면 물줄기가 안개 모양으로 피어나는게 무궁화 형상이라 하여 유명한가 봅니다.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지만 언젠가 한번 보고 싶네요.



정자 옆으로 난 쳘계단길을 죽 따라 내려가면 내를 건너는 조그만 철다리가 나오고 이 곳에서 상류쪽으로 바라보면 내 가운데 솟아 있는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가 부처님의 와불이라 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므로 철계단을 되돌아 올라 오면서 냇가 쪽을 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 와불형상의 바위를 볼 수 있습니다.



구암사에서 양원역까지는 산길입니다.

약 1시간정도 소요되는 짧은 산길인데 이 비경길은 수채화길이라 명명되어 있습니다.

신길은 그리 험하지도 않고 작은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라 누구나 쉽사리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안내판도 이렇게 간략하게 되어 있구요.



단풍이 우거진 숲길인데 올해 단풍은 여름 가뭄으로 거의 메말라 색깔이 붉어지지 않고 떨이지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전곡리 원곡마을입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본 마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왜?

이 동네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순수하고 친절하였기 때문입니다.




수수밭 모퉁이 전봇대에 쓰지 못하는 냄비나 양은쟁반을 걸어 두었습니다.

그곳에는 긴 줄이 이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대략 20여m 떨어져 있는 할머니 댁의 마루까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할머니는 떼로 몰려드는 참새들을 못 이겨 마루에 나와 가끔 이 줄을 한번씩 당긴답니다.


그 할머니께서 삽작도 없는 대문간 앞의 도로에서 조를 털고 계셨습니다.

할머니가 개발한 참새쫒이 소리통이 너무 멋져 칭찬을 드렸드니 할머니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부끄럽게 웃습니다.




전곡리 원곡마을에 있는 멋진 소나무

상단부는 벼락을 맞았는지 잘리고 없지만 남아 있는 형태만 하여도 너무나 동양적스럽습니다.



파라솔의 수돗가가 아주 멋진 촌가



은행이 무지 달렸습니다.

익어 갈 무렵 본다면 정말 색깔이 예쁠 것 같네요.



거니는 걸목에 이런 데추나무가 많습니다.

아무도 손을 대지 않습니다.


참 잘 익었네.

맛나것네.

많이도 달렸네.


모두 한마디씩 합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갑니다.




강 건너편 양원역이 바라다 보입니다.

참 아늑하게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이전에는 한 마을이었다가 두 마을이 되어 버린 경계선.



다리를 건너면서 되돌아 본 전곡리

겨울에 절벽에 얼음이 붙어 있는 풍경이 멋지다고 합니다.



자전거 라이딩을 온 분들도 꽤 많습니다.



제때 핀 가을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저 한테 운명 같은 꽃입니다.

아주 오래 전 어떤 문예지에 당첨이 되어 운명같은 이야기가 연결이 되었던...

 그 詩의 제목이 코스모스..



양원역입니다.

앞쪽은 주막집이구요.



지도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낙동강 비경길과 수채화길, 그리고 스위스대사가 걸었다는 체르마트길.



양원역 대합실입니다.

설명은 본문 앞에서 많이 하였으므로 생략..



철로를 무단 횡단하거나 철로를 거니는 것은 모두 불법.

그러나 이곳 양원역에서 그리 한다고 누가 잡아 가는 이는 없습니다.

관리하는 역원도 아무도 없습니다.

조그만 역 대합실이 그 역활을 하며 지켜보지만 ..

사람들은 잠시 법 보다는 추억을 만드는 일을 우선 합니다.



대합실 안에 적혀 있는 역사의 유래.



대합실 안쪽에서 즈그만 창을 통하여 바라 본 주막집 









돼지 껍데기가 원조라고 적혀 있는데 자세히 한번 물어 볼려다가 관두었습니다.



감자전과 국밥..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은 필... 수...






열차가 오는 시간이나 승부역 쪽에서 열차에 내려 트래킹을 하는 이들이 이곳 양원역에 도착하는 시간이면 동네분들이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판매를 합니다.



주막집에서 내다 보이는 바깥 풍경



양원역의 뒷편 산자락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양원역

뒷담에 장작을 쌓아 놓은 곳이 양원역 대합실입니다.

오른편은 주막집.



V트레인의 표시.

협곡열차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V트레인이나, O트레인, 그리고 S트레인등의 느림보 열차가 인기입니다.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 본격적인 낙동강 비경길.

갈대가 강 가에 소복하게 많이 피어 있습니다.



트래킹 구간은 강과 철길과 함께 합니다.

강을 따라 높낮이 없이 승부역까지 이어 집니다.



중간에 작품도 하나 맹글고..

강가의 돌들이 바닷돌 같이 모두 둥글둥글 합니다.



비경길 구간은 아주 걷기가 쉽습니다.

걷는 구간도 잘 조성이 되어 있구요.






전쟁 후 ..

 이곳에 석탄을 나르고자 만든 이 철로는..

지금은 관광철도가 되었지만 그 시절에는 정말 힘들게 고생하면서 만든 역사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저련 비경을 감상하며 중간에 잠시잠시 냇가에 쉬다가다..

목적지의 차 시간을 맞춰 걸으면 됩니다.

승부역에서 분천역으로 가는 열차 시간은 우후 3시 30분..









승부역에 도착 했습니다.

그리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았는데 카메라 밧데리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신호가 오네요.






승부역을 상징하는 멋진 글귀 하나..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너무나 멋진 글귀입니다.


1963년부터 무려 18년간이나 이 역사에 근무한 김찬빈씨가 페인트로 직접 쓴 글씨입니다.



이제 돌아 갈 시간.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기차를 이용하여 되 돌아 갑니다.



V계곡의 비경을 가슴으로 간직한 나그네를 태우고 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곳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는 약 13분 소요.


이곳 협곡은 승용차 이용이 아주 곤란한 곳이라 걸어서 20분이면 갈 곳을 자동차로는 두어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분천역입니다.

V열차로 가장 분주해진 역이기도 하지요.

주위에 음식점이 아주 많이 생겼습니다.



분천역 주변에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많은데 ..

차라리..

아주 이전의 역사 모습 그대로 그냥 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낙동강 비경길 트래킹 중 습득한 가을입니다.


집에 가져와 책갈피로 넣어 두었습니다.

어느 지난 세월에서 이 빠알간 이파리가 다시 눈에 뜨이면 이 추억의 하루를 기억해 낼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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