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넋두리

아내의 교통사고

반응형

담이와 지율이가 바이러스장염에 걸려 입원하여 아내와 함께 저녁에 병원에 들렸는데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둘 다 링겔만 꽂아있고 장염이 걸려 있으니 아무거나 먹일 수도 없고 하여 아내와 병원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대형마트에 죽을 사러 나갔습니다.


신호가 있는 사거리가 50m정도 좌측과 우측에 있고 건물 앞에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이곳은 마트도 있고 주위 상가들이 많아 사람들도 많고 차들도 많은 곳입니다.

병원을 내려와 횡단보도에 도착하니 먼곳 사거리 신호가 직진이라 차들이 쌩쌩 달립니다.

횡단보도 앞에 아내와 잠시 서서 기다립니다.


이윽고 조금 후 우측에 있는 네거리 신호가 바꿔어 차들이 길게 줄을 이어 멈춰서고 횡단보도만 열려 있습니다.

횡단보도의 반을 지나니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이 슬슬 멈춰 서고 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건너는 이가 있으니 전혀 아무 생각없이 횡단보도를 건너 마트로 가는 길인 것입니다.


그때.. 우측 20여m 정도에서 오는 차가 한대 있었는데 조금 속도가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횡단보도에는 대략 대여섯명 정도의 사람들이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구요.

그 순간 그 차가 아주 짧은 시간에 내 곁으로 왔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정말 찰라같은 순간이었습니다.

머리속에서는 "이거 너무 위험한데, 아내는? 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반사적으로 허리를 앞으로 미는 순간 차가 엉덩이를 살짝 지나는 느낌이 들고 급 부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함께 쿵!! 하고 사람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머리속에 전기가 들어 오는듯 찡한 느낌으로 급 정지한 그 차를 뒤로 돌아 맞은편으로 가니 저 쪽 앞에 아내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차에 부딫혀 5~6m 정도 튕겨서 반대편 승용차 아래로 다리쪽은 들어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

정신을 차려야지, 당황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


일단 누워있는 아내의 머리 밑으로 손을 살짝 넣어 들어 봤습니다.

피는 흐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다리가 들어가 있는 차의 주인은 젊은 여성..

아저씨! 제가 신고 할께요. 하면서 119에 전화를 하여 주었습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옷을 벗어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아내를 덮어주고 어떤 이는 저를 도와 아내의 의식을 일깨워 줄려고 하였습니다.

119에 전화를 한 여성도 두터운 목도리를 건네며 아내의 목을 감싸라고 하였습니다.

주위에 많은 분들이 너도 나도 외투나 옷을 벗어 건네어 주었습니다.

제가 아내의 상반신을 살짝 들추고 있는 형편이라 몸이 자유롭지가 않아 주위분들께 도움을 구하니 몇 남자 분들이 제 역활을 하여 주고 저는 겉 옷 안에 입었던 두터운 내피를 벗어 아내의 몸 밑에 깔았습니다.


곧 119가 도착하고 아내는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저는 이어 달려온 경찰한테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가해자와 약간의 설명을 듣도 병원으로 이동할려는데 119에 신고를 하여 준 젊은 여성분이 저를 잠시 두어걸음 다른 곳으로 안내합니다.


혹시나 가해자분이 엉뚱한 소리 하시거든 제 차 블랙박스에 영상이 있으니 말씀하라고..

그러면서 연락처를 가져 갔습니다.


다행히 가해자는 착한 젊은이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도 자기 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가져가 확인하였는데 맞은편 차의 라이트불빛에 가려서 못봤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장소가 그런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그 말은 믿지 않습니다만 경찰도 영상을 확인하고 그럴 수도 있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아마도 폰을 켜고 있었지 않을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암튼 병원 응급실에 도착을 하여 밤을 지새며 이런저런 검사들을 하였습니다.

처음에 병원에 왔을때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여 신경에 문제가 생가지 않았나 여러명의 의사들이 매우 긴장을 하고 검사와 관찰을 하였으나

경직된 신경이 조금씩 풀리니 몸이 차차 움직이기 시작 하였습니다.

꼬박 한 밤을 새고 나니 다행히 조금 나아 졌습니다.


다시 하루가 지나고 이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골절도 없고 신경도 아직까지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온 몸은 안 아픈데가 없지만...

이런걸 천만다행이라고 하는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돌본 것 같습니다.

조상님이든 신이든...


당분간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은데 자빠진김에 쉬어 간다고...    

늘 바쁘게 살아 온 인생..

언제 이런 기회 오겠냐며, 푹 쉬라고 합니다.


모두 운전 조심 하시길 바랍니다.

한 사람의 가해자에 의하여 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게 교통사고..

운전은 그저 조심하고 안전하게 하는게 가장 모범운전이 아닐까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