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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건강검진, 받을때마다 느껴지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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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알뜰하게 잘 챙기는 편은 아니지만 대략 2년 주기로 몸 상태를 이곳저곳 체크하고 있답니다.

올해도 늘 다니던 병원에 예약을 할려니 대장내시경이 오전 시간은 10월달로 넘어 가고 오후 예약은 9월 말경이나 되야 된다고 합니다.


10월달로 예약을 해 두고 있었는데 전화가 와서 갑자기 담 주 화요일 오후 시간에 예약 최소가 있는데 시간 되냐고 묻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하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러겠다고 하고 속 비우는 약을 받아 왔습니다.

오후 1시까지 병원에 오라고 하네요.

원래 오후 대장내시경 검진은 당일 오전에 속을 비우면 되는데 회사에서 화장실 들락거리는게 좀 그래서 병원에 이야기하니 전날부터 약을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대장내시경 하기 전 약 먹어 본 분들, 결코 이게 즐거운 일은 아니란걸 아실것입니다.

저녁 굶고 약을 약 1,000cc 정도 마시고 이어 생수를 그만큼 마셔야 됩니다.

한시간쯤 있으면 속에서 기별이 오구요.

그 다음 화장실 열심히 들락거리고..

생수도 열심이 마시고..


거의 뜬눈으로 지내다 새벽 일찍 다시 전날과 똑 같이 약을 마십니다.

그리고 다시 한시간쯤 있으면 트러블이 오고...


말끔히 속을 비우고 나니 온 몸에 기운이 짝 빠집니다.

어제 점심 이후로 굶었으니 허기도 많이 지구요.

시간 맞춰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 접수대에 한 사람만 있고 아무도 없네요.

2시까지 점심 시간이랍니다.

1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무슨 X같은 경우가.. 속으로 욕을 하면서 따지니..

무슨 착오가 있었던것 같다며...ㅠㅠ


병원 쇼파에 앉아 1시간을 더 기다리려니 죽을 노릇입니다.

꼬박 24시간을 굶은데다가 속까지 강제로 비웠으니...


암튼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의료혜택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대한민국 국가에서 해 주는 기본 검진 외에 이것저것..

원장선생과 의논하여 내 나이에 맞춰 여러가지 검사들을 해 봤습니다.

이곳 병원에서 거의 10년 넘게 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자료들과 비교가 되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간 초음파를 하는데 담당 간호사가 유별나게 시간을 많이 끕니다.

원장선생을 호출합니다.

내 사진을 보고 지난 사진과 많이 비교를 하더니..

경선생, 걱정되죠? 괜찮은것 같습니다. 크기가 변하지 않았네요.


내 간에는 폴립이 진작부터 4개가 있습니다.

이게 만약에 크기가 변하게 되면 그야말로 큰 일입니다.

10년 이상 이것 때문에 병원에만 오면 늘 긴장이 됩니다.

올해도 역시 크기는 그대로..

다행입니다.


여러가지 검사를 하면서 큰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담당 의사가 호출이 되어 상담이 되는데 올해도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검사 내용은 일주일 후 병원에 다시 들려 상담을 할 것이지만 다행히 죽고 사는 문제는 없나 봅니다.


건강 검진을 하기 전 대여섯장의 설문지를 받습니다.

이곳에는 주로 술과 담배, 그리고 가족 이력이나 이전 병력에 관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다른 건 자신있게 적을 수 있는데 ...

술은...

조금 줄여서 적습니다.

거의 매일, 1회 한병 이상..이라고 도저히 적을수는 없더이다.


건강검진이란게 자주 하면 좋은 건 맞는데 사실 병원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별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내 건강에 자신감이 줄었다는 말도 되고,

아프면 어떻하나?는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늘어난것 같기도 하네요.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하는데..

술도 적당히 마셔야 하는데...

피할 수 없는 걱정만 하고 쓸데없는 걱정은 다 날려 버려야 하는데...

모두가 잘 안됩니다.


병원문을 나와 죽집에서 한그릇 하고 ...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막걸리 한병 시원하게 마시고..

초저녁부터 담날 아침까지 죽은듯이 잤답니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잠이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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