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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계곡 산행지로 최고인 통수골이 있는 구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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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게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와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 그리고 낮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과 추분(秋分)이 아닐까 합니다. 그 중 오늘이 춘분입니다. 이제 슬슬 낮이 길어지겠지요.

그러나 낮과 밤의 길이도 같고 추위와 더위도 같다는 춘분인데 오늘은 거의 하지 더위(?)와 비슷하게 기온이 올라 반팔로 종일 산행을 하였답니다.

 

장소는 밀양의 구만산(九萬山).

우리나라 계곡 산행지로서는 이보다 더 멋진 곳이 없을만큼 깊은 협곡을 자랑하는데 그 계곡에 임진왜란때 9만명의 민초가 이곳에 숨어서 난을 피했다하여 산 이름도 구만산입니다. 바위 협곡으로 된 긴 계곡 이름은 통처럼 생겼다고 하여 통수골. 그냥 구만계곡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구만산은 여름 산행지로는 완전 최고인데..

그 어느해 여름,

수십년만에 최고 덥다는 날을 택하여 이곳 구만산을 찾아 오르는데 등산로 옆 너덜이 열을 받아 발바닥이 뜨겁고 극심한 가뭄으로 계곡은 바짝 말라 있는데 겨우 구만폭포에 다다르니 웅덩이만한 물에 어른 서너명이 팬티바람으로 휘젓고 있는 모습..

땀을 비오듯 흘리면 정상에 오르니 바람 한 점 없고 뙤약볕에 살갗은 익어 들어가는듯하여 부리나케 내려와 되돌아 온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집에서 떠날때는 구만산으로 올라서 억산까지 갔다가 올 계획을 잡았는데 통수골 춘기(春氣)에 마음을 빼앗겨 두발자국 오르고 놀다, 세발자국 오르고 놀다가다 하다보니 억산은 아득해져 다음을 기약했답니다.

 

산행은 구만산장 아래 사설주차장(주차료 : 3,000원)에서 출발하여 통수골을 거쳐 정상으로 오른 다음 오른편 능선으로 하산하여 주차장으로 돌아 온 원점회귀 산행이었습니다. 길은 거의 외길로 되어 있고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 코스에 대한 어려움은 전혀 없는 곳이구요. 통수골은 계곡의 풍경이 워낙에 빼어나 느긋하게 오르면 되는데 등산로 옆에는 산에서 흘러 내린 너덜지대가 군데군데 있어 조금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계곡의 가장 안쪽에는 구만폭포가 있고 이곳부터는 이전에는 없던 가파른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계단이 끝나면 바로 폭포 상단인데 절벽에 대강의 안전 밧줄이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매구 위험한 장소입니다.

이후 아주 편안한 계곡이 좀 더 이어진 다음 곧바로 가파른 산길로 변해 정상까지 경사가 꽤 있습니다.

 

정상 오르기 전 북쪽으로 잠시 조망이 트였다가 정상에서는 조망이 없고 하산시에도 잡목으로 조망이 갇히는데 나무 사이로 억산과 운문산 그리고 멀리 재약산이 조망 됩니다. 갇혔던 동쪽 방향 조망은 조금 더 하산을 하면 트이시 시작하여 운문산과 억산, 수리봉, 문바위, 24번 국도와 얼음골, 우측으로는 멀리 재약산, 사자봉등이 조망 됩니다.

 

산행 내내 움직이는 생명체는 거의 만나지 못했네요.

하늘에 날고 있는 까마귀 두어마리 본게 전부..

그러다보니 홀로산행의 심심함을 이기고자 오늘도 이런저런 뻘짓을 몇 번 했는데 내용에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뉴스에 꽃샘추위 어쩌구 하는 소릴 듣고 겨울차림으로 나설까 하다가 그래도 봄인데 하면서 살짝 가볍게 나섰는데 만약 두터운 바지입고 나섰다면 열통 터져 계곡물에 들어 갔을지 모릅니다.

 

얇은 티 반소매로 다녀도 시원한 하루.

산에는 온통 진달래가 피어 있고,

희색의 산 자락에는 작은 돋움들이 하나하나 올라오고 있었답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산행코스 :

주차장(사설)→구만암→통수골→구만폭포→정상→억산갈림길→구만암→주차장으로 원점회귀.

소요시간 : 산행거리 8km에 5시간 소요(뭐 했지??)

 

 

 

 

 

구만산 등산지도

위 화살표의 반대로 산행을 했습니다.

쉼터(P)라고 표시된 곳이 주차장입니다.

사설로서 주차비 3,000원인데 아낄려면 마을에 주차를 하면 되긴 합니다.

위 지도에는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지 않으나 우측 능선에서 하산하는 길은 구만암과 연결이 되어 있고 당숲으로 내려오는 길은 폐쇄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사설)→구만암→통수골→구만폭포→정상→억산갈림길→구만암→주차장으로 원점회귀.

 

 

 

좌측 상단에 보이는 집이 구만암입니다.

빨강색 화살표로 올라서 파란색 화살표로 하산합니다.

 

 

 

구만암의 가장 볼만한 건물인 무량광전(無量光殿),

통상 극락전(極樂殿)으로 현판을 많이 거는데 이곳에는 더욱 거창한 현판이 붙어 차림새와 견줘 한번 더 되돌아 보게 됩니다. 

 

 

 

뜻밖에 진달래가 만발입니다.

모처럼 눈이 호사를 합니다.

 

 

 

통수골의 명물, 구만약물탕이란 곳입니다.

 

 

 

여름에 홀라당 벗고 들어가면 정말 시원 할 것 같은..

 

 

 

 

 

 

 

 

뻘짓 1.

홀로 계곡놀이를 하다가 스톤발란싱을 하나 해 보았습니다.

끝이 완전 뾰쪽한 돌맹이가 있었다면 더욱 더 묘기를 보여 드렸을것인데 근처에 소재가 없네유..

 

 

위 내용을 무비로 감상.

 

 

 

 

 

 

 

 

 

어제 밤에 내린 비로 계곡이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물빛도 너무 좋구요.

 

 

 

 

 

 

 

통수골 오름길에는 이런 너덜지역이 몇곳이나 됩니다.

오래 전 여름, 가장 더울때 이곳을 지나가는데 열이 팍팍 전해지는 느낌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어제 밤에 비가 제법 내렸는데 산불이 났나요?

 

 

 

구만폭포가 가까워 졌습니다.

 

 

 

구만산의 명물 구만폭포.

비가 와서인지 수량이 많습니다.

날을 기가 막히게 잡은듯 합니다.

 

 

 

 

 

 

 

베낭에 휴대폰을 거치하여 영상 하나를 찍었습니다.

비 온 뒤 구만폭포의 시원한 물줄기... 

 

 

춘분 더위를 시원한 폭포수로 잠시 식혀 보세요.

무비 큐!!

 

 

 

 

 

폭포와 어우러지는 생강나무 꽃

 

 

 

날씨가 조금만 더 더웠다면 물에 풍덩 들어가고 싶었다는...

 

 

 

구만폭포를 뒤로 하고 오르는 길입니다.

협곡의 풍경이 멋집니다.

 

 

 

아래로 구만폭포가 내려다 보이네요.

 

 

 

전 구간에 걸쳐 가장 위험한 구간.

경고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본 계곡..

어지러워서 얼릉 안으로...

 

 

 

화향백리(花香百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하나가 빠졌네요.

옛말에 저 중간에 주향천리(酒香千里)가 있었는데..ㅎ

 

 

 

계곡 끝나고 정상까지는 가파른 오름이 이어집니다.

중간에 뒤돌아 본 통수골

 

 

 

북쪽으로 조망 되는 풍경입니다.

미세먼지 없으니 날씨는 조금 흐려도 조망은 끝내줍니다.

 

 

 

북쪽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너 누굴까?

 

긴 겨울..

그렇게 몸서리치게 추웠던 낮과 밤을 견디고 세찬 바람에 날려가지 않고

이 따스한 봄날을 찾아 문안을 하러 나온

너는 누굴까?

 

 

 

구만산 정상

 

 

 

정상에서 억산 방향으로 300m정도 이동하면 오른편으로 능선 하산길이 나타납니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습니다.

온 능선에는 진달래나무가 가득한데 보른 정도 지나면 꽃 터널이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우리 어릴때 시골에서는 진달래나무를 '깨쫑다리'라고 불렀답니다.

이걸 베어다가 불을 때는 나무로 많이 사용했구요.

 

 

 

 

뻘짓 2.

 

억산갈림길 삼거리..

보온통에 담아간 뜨거운 숭늉을 마시는데 으... 뜨거...

시원한 냉커피를 담아 왔어야 제격인 날씨입니다.

빵으로 요기를 하고 내려 갈려다가 주위에 파편처럼 널린 돌조각이 보여 공(功)을 들여 돌탑 하나를 쌓았습니다.

 

혹시 이곳 지나가시거등

저거 발로 차뿌지 마시고..

이 돌탑의 석공은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두가(duga)라는 걸 기억 해 주시길....

 

 

 

하산길

동쪽 조망이 막혀 너무 답답하였는데 ...

조금 더 내려가니 트이는 곳이 몇 곳 있었습니다.

 

 

 

하산 중 만난 명품 소나무

실제 보면 기가 막힙니다.

어떤 미친넘이 엉뚱한 수작 부릴까 겁나네요.

 

 

 

북쪽 조망

 

 

 

동쪽으로 조망이 트인 곳입니다.

등산로와 약간 비껴 있는 절벽 바위 끝인데 조심하여 다가가서 한참이나 앉아 조망놀이 하였네요.

가운데가 운문산이고 좌측이 억산, 억산 바로 뒤로 살짝 수리봉이 보입니다.

중앙 우측으로 멀리 재약산이 조망 됩니다.

 

 

중앙으로 24번 국도가 달리고 멀리 산자락 아래에는 얼음골이겠네요.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영남지방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큰 봉우리들만 잡아서 만든 파노라마.

좌측부터 억산, 수리봉 그 뒤 운문산, 중앙 우측으로 재약산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산내들에 자리한 시골마을.

들판 가운데 자리하여 참으로 평화롭게 보여 집니다.

 

 

 

산내면 봉의리 가라마을..

그리고 구만산장.

 

 

 

널찍한 주차장에는 제 차만 온종일 세워져 있네요.

 

 

 

통수골

건너편 바위 자락에 커다란 동굴이 두개 보이는데 계곡 올라가면서도 보여지던 동굴로 내용이 궁금합니다.

 

 

 

당겨서 보니 내부에 사람의 흔적이 있네요.

무당의 기도처??

 

 

 

하산하는 길에는 온통 진달래가 만발입니다.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

온통 분홍으로 물든 산자락을 보면서 이 봄의 앓이를 어떻게 감당할까 思念 됩니다.

 

 

진달래

진달래 흐드러진
산에 올라라

그리운 소녀는 아주 없는데
둘이 앉던 솔 그늘은
그대로여라

 

그제의 산비둘기
이제와 우랴
두 볼을 스쳐 가는 솔솔 바람에
진달래 연분홍은
향기 없어라

 

여울은 돌고돌아
들로 나가고
허공엔 너울너울 어루는 나비
소녀의 치마폭은
아지랑이라.

 

 

안상길의 詩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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