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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가거도 백패킹으로 즐기다. - 둘째날, 독실산 산행과 섬 곳곳을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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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바람은 유명하네요.

엊저녁 파도소리를 자장가로 잠이 들었는데 누가 텐트를 마구 흔드는듯하여 놀라 일어나니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댑니다.

시간은 12시경..

이때부터 바람이 마구 불어대어 조그만 텐트가 들썩입니다.

이너텐트를 조금 허술하게 설치했더니 누워 있는데도 바람에 머리를 마구 때리네요.

 

다시 잠자기는 틀린듯..

술도 아른하고 ..비스켓을 꺼내어 야중 간식으로 즐깁니다.

저는 술 먹고나면 약간 단 음식이 매우 당깁니다. 아마도 알콜 중화작용인듯.

 

밤중에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오니 쏴합니다.

약간 무섭기도 하구요.

혼자라는 사실이 기가 막히게 외롭다는 생각이 문득..ㅎ

 

다시 텐트속으로 들어가 목만 내밀고 밤바다 구경을 합니다.

밤 안개가 소복히 내려앉아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머리를 휘젓네요.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겨?

 

뭐든지 즐기면 내것이 된다고 합니다.

희열감이 밀려 옵니다.

언젠가 이곳에 꼭 한번 와 보고 싶었고 나는 지금 그걸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버킷리스트 하나를 해결하고 있구요.

 

가거도 여행과 백패킹 정보는 1일차에 : 이곳

 

 

위 지도에서 노란색이 2일차 일정

 

2일차 일정 :

대리마을 - 샛개재 - 대풍마을 넘어가는 도로 - 고개마루 삼거리 - 독실산 정상 연결 도로 - 독실산 하늘별장(가거레이더기지) - 독실산 정상 - 정상 아래 신선봉 1.9km 표시된 곳으로 하산 - 전망대 -  되돌아 와서 - 섬등반도(항리) 1.4km, 오른쪽 방향으로 신선봉 1.5km에서 오른편으로 -  480m봉 조망대 - 한참 진행하면 좌측방향으로 섬등반도(항리) 1.7km 방향으로 - 삼거리 이정표에 좌측 신선봉 0.3km쪽으로(되돌아 와야 함) - 신선봉 - 되돌아와서 가거도 등대방향으로 - 가거도등대(백년등대) - 최서단 해안 - 대풍리마을 - 등대까지 되돌아와서  - 이정표 독실산 방향 -  항리마을, 신선봉 갈림길과 만남 - 신선봉 - 항리마을 - 섬등반도 - 도로따라 대리마을로 - 샛개재 - 대리마을

 

소요시간 : 순수 산행시간만 10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주방을 조금 새롭게 꾸몄습니다.

싱크대도 큰걸로 새로 바꾸고..

식탁도 들이고..

 

 

일단 아침을 배 터지게 먹었습니다.

오늘 일정이 빡빡하여 에너지 소비가 많을것 같네요.

식사 후 따스한 커피가 밤새 설친 잠의 피로를 씻어 줍니다.

 

 

 

 

 

앞에 날아다니는 건 제비입니다.

제비가 갈매기처럼 무리지어 날아 다니는 광경을 이곳에서는 보게 됩니다.

 

 

가거도에서 가장 많이 본게 요렇게 생긴 참새류입니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특히 포장된 도로가에 많은데 사람이 가도 피하지도 않습니다.

가거도에 있는 참새 다 잡으믄 온 국민이 한마리씩은 나눠 먹을듯...

 

 

만물수퍼에서 작은 물 한병과 오렌지 세개를 사 들고 출발.

어제 내려 온 샛개재를 또 오릅니다.

가거도에서 이 재는 모두 네번 오르내리락 했습니다.

올라가는데 대략 30분 정도 걸립니다.

 

 

항리와 대풍리의 갈림길

우측 대풍리방향 도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이 길은 독실산 자락을 길게 이어 대풍리 지나 가거도등대까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3일 내내 온 산을, 온 마을을 걸어 다녔는데 대리마을 외 사람을 만난 것은 이 고개에서 여행 온 부부 한팀이 전부.

그 외에는 사람 구경을 전혀 못했습니다.

고개에서 만난 부부 덕분에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3일동안 지겹도록 구경한 동백

 

 

독실산은 정상까지는 차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앞쪽의 뾰쪽한 곳이 독실산 정상

앞 건물은 레이더기지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레이더기지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늘별장이라 쓰여진 독실산 레이더기지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가서 인터폰을 누르면 상황실과 연결이 되고 인적사항을 알려주면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조금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데크계단이 나오고 50여m 올라가면 정상.

 

 

독실산 정상

정상 조망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레이더기지 건물이 있어 사진 촬영도 그렇구요.

 

 

정상에서 등대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좌측으로 전망대를 나타내는 안내판이 나오는데 꼭 들려서 조망을 구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왕복으로 다녀와야 됩니다.

 

 

전망대

정상에서 트이지 않던 조망을 이곳에서 시원하게 볼 수 있습니다.

 

 

위쪽이 서쪽입니다.

약간 좌측으로 섬등반도가 살짝 보여지고 맨 우측으로는 신선봉이 보여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섬등반도 옆에 있는 큰간여와 간여

 

 

뒷쪽으로 정상이 보여지네요.

우측으로 보여지는 도로는 샛개재에서 항리마을 가는 길

 

 

가거도의 산림은 원시림이랄까, 정말 어느 섬에서도 보지 못한 특별한 형태입니다.

태고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

 

 

이런 석문도 지나고..

 

 

조망이 트이는 능선에서 내려다 본 대풍리 내려가는 도로.

가거도에는 이런 지그재그 도로가 세곳 있습니다.

샛개재 오르는 길, 항리 내려가는 길, 대풍리 내려가는 길..

 

 

가거도의 최고 풍광인 섬등반도

 

 

내려보는 풍경도 아찔합니다.

 

 

중앙이 신선봉

 

 

 

 

 

등산로는 이렇게 줄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줄 없으면 정말 곤욕일듯.

 

 

독실산 이정표는 거리가 제 멋대로입니다.

그냥 방향과 목적지만 확인하는 용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이곳에서 직진하여 나중에 올 때 신선봉으로 하여 항리마을로 가면 되는데 일단 길 확인을 위하여 신선봉 방향 좌측으로 갑니다.

신선봉 갔다가 이곳까지는 되돌아 올 필요없이 중간에 가거도 등대 방향의 길이 있습니다.

 

 

나무 하나가 시선을 끄네요.ㅎ

꼭 여성의 하체를 닮아..

 

 

신선봉에서 가거도등대(백년등대)까지의 좌측 등산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희미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야 하는데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가거도 등대

100년이 넘은 등대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백년등대라고 하구요.

이전에는 무인등대였는데 지금은 유인등대입니다.

이곳 등대지기는 정말 외롭겠다는 생각이...

 

 

등대 건물 안에는 작은 전시관도 있어 구경하고 해안가로 계속 이동합니다.

우리나라 최서단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사실은 섬등반도가 더 서단입니다.

 

 

이런 절벽까지 왔습니다.

아랫쪽으로는 거세파도가 몰아치고 있구요.

이곳이 우리나라 최서단입니다.

일단 조심하여 아랫쪽까지 내려가 봅니다.

 

 

바닷가로 내려 왔습니다.

우리나라 최서단 맨 끝 바닷가입니다.

 

자칫 큰 파도에 휩쓸릴 수가 있어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른편 앞에 있는 큰 섬은 가거도의 명품 부속섬인 국흘도입니다.

 

 

왼편으로 온통 절벽 투성이 바다와 멀리 섬등반도가 보여 집니다.

 

 

다시 도로를 따라 올라와서 대풍리마을로 이동합니다.

등대에서 2.5km 정도 됩니다.

 

 

손바닥만한 밭..

네등분하여 네종류의 채소가 심어질것 같습니다.

아니면 네 가구 분이거나..

 

 

대풍리마을

바람이 심하다고 하여 붙여진 마을이름...

척박합니다.

어떻게 먹고 사는지가 먼저 걱정이 되는 마을입니다.

이전에는 미역을 따고 고기를 낚아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연세가 들었을것인데...

 

 

 

 

 

바람은 얼마나 부는 곳이고..

파도는 또 얼마나 더센곳인데..

 

 

 

 

 

널어둔 빨래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저렇게 거친 바다를 밭으로 삼아 살았을것인데...

 

 

선착장은 배를 댈 수가 없습니다.

파도가 약한 날. 도르레를 이용하여 잡은 고기들이나 미역을 실어 올려야 합니다.

 

 

대풍리에서 대리로 넘어가는 도로.

지그재그의 도로가 사람의 억척스러움을 보여주는듯 합니다.

 

 

다시 왔던 산을 되돌아 올라갑니다.

오늘 정말 엄청나게 갇고 엄청나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화살표 독실산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신선봉 앞입니다.

앞에 있는 알림판에서 왼편으로 가면 항리마을, 오른편으로 약 20여m 가면 신선봉입니다.

 

 

 

일몰전망대로 알려져 있는 신선봉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멀리 정상 아래 전망대가 보여 집니다.

 

 

 

당겨서 본 전망대

 

 

바다와 하늘과 구름이 만든 창작품

 

 

멀리 보이는 섬등반도

시간은 오후 4시를 지나고 있습니다.

계획으로는 섬등반도에서 일몰을 구경 할 생각인데..

 

 

가거도 등대 앞에 떠 있는 무인도 구굴도(九屈島)라고도 하는 국흘도.

바다새 번식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섬등반도

가거도의 명물입니다.

가거도가 위에서 보면 거북이가 앞으로 헤엄치는 모습인데 왼편 앞발에 해당하는 곳이 섬등반도입니다.

사진으로는 느낌이 반감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아주 멋진 풍경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바다가 이런 빛으로 보여 지는것도 참 신기합니다.

 

 

아기염소가 길을 아내하여 따라가는 곳, 항리마을

마을 이름은 참 예쁜데 이곳도 너무 척박합니다.

절벽 위에 위태하게 자리하고 있는 작은 동네..

어떻게 살았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염소가 절벽타기로는 선수인데 이곳에서는 간혹 떨어져 죽는다고 합니다.

그걸 방지하고자 이곳 저곳에 추락 방지용 울타리를 쳐 두긴 했는데 ..

 

 

뭍과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여 집니다.

걷는 길을 잘 정비를 하여서 외부인들이 한명이라도 더 찾아 오라고 ..

 

 

텅 빈 동네인듯한데 분명 사람이 살고 있네요.

담 너머 아래 저 밑으로는 아득한 바다.

 

 

빈집들도 많이 보입니다.

살아 있는 이가 빈집을 만들지는 않았을것이고 동네를 지키던 그 역사들이 세월 속에서 모두 묻혀집니다.

 

 

섬등반도로 건너갑니다.

건너편 언덕에 한때 아이들이 다녔던 분교터가 보여 집니다.

그 시절은 어땠을까?

이 척박한 곳에서도 아이들이 있었고 학교가 있었다니..

 

 

 

 

 

분교자리에는 한쪽팔이 떨어진 이승복어린이 동상이 애처롭게 서 있고 그 옆에는 독서하는 어린이라는 제목의 동상이 바다를 보며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섬등반도...

추자도 나바론은 잽도 안되네요.

 

 

더 갈 수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안전팬스는 이곳까지만 설치되어 있네요.

한 코스 더 진행을 해 보지만 바람이 위낙에 더세어 자칫 위험 할 것 같습니다.

 

 

섬등반도에서 바라보는 독실산 방향 파노라마.

앞쪽이 항리마을이고 멀리 우측으로 샛개재가 보여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샛개재에서 항리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입니다.

일몰을 보고 헤드랜턴을 끼고 밤에 저 길을 걸어서 돌아 갈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바람이 너무 세찹니다.

아직도 2시간을 더 기다려야 일몰인데.. 

 

 

항리마을로 내려오는 지그재그도로

 

 

멀리 구굴도가 보여 집니다.

 

 

이곳 항리마을에는 민박집이 두곳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집이 절벽 위 하얀 집이 섬누리민박집니다.

나머지 한 곳은 사진 중앙에 조금 보이는 다희네 민박.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백패킹이고 산행이고 다 치앗뿌고 이곳 민박집에서 한사흘 그냥 머물다 가고 싶네요.

 

 

절벽 위 억척스러운 삶을 보여주는 항리마을 풍경이 많은 느끼게 하여 줍니다.

 

 

바람이 너무 심하여 섬등반도에서 일몰을 보는 걸 포기하고 돌아 가야겠습니다.

천천히 걸어간다면 샛개재에서 일몰을 볼 수 있을려나?

항리마을에서 대리마을까지는 약 5km가 넘습니다.

 

 

섬등반도를 보는 조망대

 

 

섬등반도의 또 다른 풍경

 

 

가거도에 많다는 족제비를 여러번 만났는데 이넘은 달아나지도 않네요.

덕분에 가거도에 많았던 독사가 씨를 말렸답니다.

 

 

샛개재.

오늘 해님과의 작별은 이곳에서 해야 겠습니다.

아지트에 도착하면 늦을듯...

 

만물수퍼에 도착하니 아주머니가 아침에 가셔서 이제 오냐고 묻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부산이 고향인데 이곳에 시집와서 35년을 살았는데 아직도 부산 말투입니다.

막걸리 두병을 사 들고 어두컴컴한 해변 한 귀퉁이로 걸어 갑니다. 

오늘은 정말 많이도 걸은 하루 입니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가거도 백패킹 첫날 : https://duga.tistory.com/2822

가거도 백패킹 둘째날 : https://duga.tistory.com/2823

가거도 백패킹 셋째날 : https://duga.tistory.com/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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