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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실외기 밑에서 태어난 비둘기, 어미 되어 날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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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온 지 거의 10년 정도 된 듯 합니다.

꼭대기 층이라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모기 파리가 없는 것도 좋고 거실에 누워서 두둥실 보름달을 감상하는 기분도 괜찮습니다.

대신 자동차 키를 놔두고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내리려면 살짝 짜증이 나지요.

 

이런 우리집 에어컨 실외기 밑에, 비둘기가 알을 낳아 품고 기르고, 그리고 얼마 전 성체 비둘기가 되어 날아갔답니다.

아파트 생활을 오래 했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평화의 상징에서 유해 조수로 바꿘 비둘기지만 우리 집 처마 밑을 보금자리로 마련한 이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새끼가 커서 날아갈 때까지 창문 여는 것이나 내다보는 것, 아주 조심했답니다. 여름 더위에 이겨 내라고 먹을 물과 먹이도 넣어주고..

가장 고역인 것은 7월 중순 넘어 한더위에 에어컨을 켤 수 없었다는 것.

 

비둘기가 알을 낳고 나서 아내는 냄새도 심하고 에어컨 못 틀게 되어 여름에 너무 힘들 것 같다며 치우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근데 차마 그럴 수 없었답니다. 우리 집에 들어 온 생명인데..

더군다나 비슷한 시기에 올가을쯤 사돈 될 분의 집에서도 아파트 살면서 생전 처음으로 실외기 밑에다 비둘기가 알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그 집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레퍼토리가 이어졌답니다.

정말 기이한 인연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였구요.

 

꼭대기 층이라 비둘기들이 실외기 주변에 머물기도 하고 쉬어가기도 하는데 시끄럽고 지저분하여 접근금지 명목으로 박스에 흙을 담아 실외기 밑에 넣어 두었는데 그곳에다 알을 낳았답니다.

다행히 비둘기 두 마리가 부화를 하여 거의 한 달 반 동안 우리와 지내면서 정도 들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8월 초, 여름휴가를 보내고 오는 날 첫 날갯짓을 하며 멋지게 날아갔답니다.

 

 

 

 

 

 

사진설명

 

 6월 중순,

두개의 알이 태어났습니다.

거의 2주정도 어미가 알을 품고 있더군요.

알을 품고 있는 동안 뭘 먹고 지내는지 궁금하여 지켜 봤는데 숫놈이 먹이를 물고 오는 걸 한번도 보지는 못했답니다.

날씨는 덥고 굶어 죽는게 아닌가 하여 물과 곡식, 씨앗등을 주었는데 물을 먹는듯 하지만 먹이는 먹지 않더군요.

알을 품고 있은지 대략 2주정도 지나니 알에서 비둘기가 태어 났답니다.

사진에서는 어미 비둘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사진을 찍을려고 조심히 문을 열면 날아 가 버렸답니다.

새끼 비둘기는 대략 2주 정도 엄마 젖을 먹고 큰다고 합니다.

새끼 비둘기 두마리의 똥, 오줌에 둥지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 나무를 가지고 둥지틀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산행시 솔가리를 한웅큼 주워와서 푹신하게 깔아 주었지요.

새로운 둥지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새끼 비둘기

담이와 지율이도 올때마다 내다 보는데 아주 조심하라고 교육을 시켜 놓아 정말 조심조심 내다 본답니다.

2주 정도 지나니 젖을 떼고 어미가 먹이를 가져다 줍니다.

왕성하게 잘 자라면서 둥지를 온통 똥밭으로 만들었네요.

지넘들도 지 방이 더러운지 둥지에 머물지 않고 바깥에서 지내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더욱 더 커 가면서 날개에 붙어 있는 노란털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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