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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대구 근교산행으로 가볍게 다녀 올 수 있는 초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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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함께 자주 산에 다니다보니 첫째 '담'이가 생각이 깊어졌나 봅니다.

지도 한번 도전해 보겠다네요.

그래서 주말 저녁에 산행 짐 챙겨와서 우리집에 자고 일요일 아침....

모처럼 맘 먹고 하부지와 산에 갈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11시 쯤..

기왕 큰 맘 먹고 온 아이의 결심을 이번에 이뤄주지 못하면 영영 산과는 굿바이 할 것 같아 우중산행으로 나섰습니다.

원래는 경주 남산에 올라 머리 잘린 돌부처 설명도 해 주고 널린게 문화재라 이것저것 재미있는 소재꺼리로 재미를 붙여줄까 했는데 내리는 비로 인하여 산행지 급 변경.

동구에 있는 초례봉으로 향하였습니다.

 

초례봉은 신서혁신도시에서도 올라 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시간 관계상 매여동을 들머리로 하여 왕복하는 원점회귀.

첩첩산중 강원도 시골 같지만 엄연한 대구시입니다. 정식 행정 명칭은 동구 안심2동.

매여동에서 초례봉 정상까지는 약 2km 정도 되는데 빨리 올라가면 1시간. 천천히 올라가면 2시간.

이번에 초보 산꾼 담이 데리고 올라가는데는 2시간이 소요 되었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씨는 급격히 추워지는 오후 시간.

담이한테는 거의 극한 훈련에 해당하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올라가면서 쉬지않고 말을 걸고, 묻고, 설명하고... 다독거리고 챙겨주면서 정신줄 놓칠 틈을 주지 않으니 어느듯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답니다.

 

초례봉은 왕건이가 팔공산에서 견훤과 한판 붙어 신나게 패하고 쫒겨다니다가 어느 나무꾼의 도움으로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주위를 살핀 곳.

그래도 혈기 왕성한 왕건이 이곳 아래 어느 집에서 소개팅으로 28번째 부인을 맞아 신방을 차린곳이 초례청이고 그 골짜기 이름이 신방골... 쫒겨 댕기다가 겨우 목숨 건져 하늘 쳐다보니 반달이 떠 있어 반야월. 막걸리 한잔 하고 나니 마음이 탁 풀려 붙인 이름이 안심.. 모두 동네 이름입니다. 지금도 모두 존재하고 대구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유.

초례청은 혁시도시에서 신방골 지나 초례봉 오르는 길목에 지금도 있습니다.

 

매여동에서 초례봉, 낙타바위, 환성산 산행지도 : 여기

 

산행지 : 초례봉

일 시 : 2020년 11월 1일. 담이와.

산행코스 : 매여동 종점 - 초례봉 - 매여동 종점(원점회귀)

소요시간 : 약 4시간 정도(7살짜리 초보 산꾼 동행)

 

 

 

 

 

 

동행자

이름 : 담

나이 : 7세

취미 : 책 읽기, 오락, 영어로 문제 제법 풀고 간혹 본토 발음으로 마구 찌껄임.

가족관계 : 3형제 중 장남.

 

 

매여동 도착.

 

비가 부슬부슬...

비 오는데 갈 수 있겠져?

예.

두말하기 없따.

예...

 

레인코트 챙겨 입고 출발.

 

 

산수유..

구례 산동면에 가을 빨강 산수유 열매 구경하러 간다고 몇 년을 벼루고 있는데도 못 갔네유.

봄에는 꽃이 참 좋은 곳.

 

 

들머리로 올라가면서 뒤돌아 본 매여동.

 

 

들머리는 경북대학교 학술림.

이전에는 이 밑에서 다리 건너 산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개인사유지라 하여 막아 두었네요.

 

 

요렇게 쪽문이 열려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개인 산행으로 차를 가져왔다면 이곳 앞 도로변에 주차를 해도 됩니다.

 

 

쪽문으로 들어가 포장된 임도를 따라 오르면 곧 이렇게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부터는 산길.

비옷 입고 갑갑해서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입니다.

 

 

다행히 숲 속이라 떨어지는 빗방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편안하게 올라가는 길도 있고 제법 가파른 길도 있고 ...

산이 머 다 그렇지 머...

 

 

 

 

 

시간이 지나니 비도 거의 그쳤구요.

 

 

나이테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별것도 아닌듯 보이는 나무의 나이가 니 나이에 비하믄 할아버지 뻘이라고..

동그라미를 헤아려 나이를 가늠해 봅니다.

30살이네.

 

 

나무 사이로 정상이 올려 보입니다.

조금만 말을 걸지 않으면 게다리가 되어 가기 싫어 합니다.

 

 

 

 

 

힘들어요. 하부지.

산이란 원해 힘드는거야.

다 와 가나요?

아직도 멀었어. 이제 시작이야.

와~우!!

 

 

갈수록 경사가 가팔라 집니다.

근데 아이들은 이런데가 더 재미있나 봅니다.

힘들어하던 아이가 기운 펄펄 내면서 잘 올라가네요.

 

 

이건 여러가지 이름이 있는데 애기바위, 삼형제바위, 탑바위 등입니다.

맨 위의 바위가 아기처럼 생겼는데 무릅을 맞대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올라갈수록 날씨가 추워져서 거의 한겨울입니다.

배낭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이것저것 모두 챙겨 왔더니 한짐입니다.

 

 

정상 아래 조망이 트이는 곳.

안개가 깔려 탁 트이는 조망은 아니지만 그 위와 아래로 보이는 세상은 또 다른 풍경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멋잇제?

예.

..

뭔가 해 주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그냥 7살의 느낌을 존중 합니다.

뭘 보고 있을까요?

 

 

아랫쪽으로 신서동 혁신도시가 내려다 보입니다.

안심역에서 올라 올때는 저곳이 들머리입니다.

 

 

초례봉 정상

바람이 제법 불고 아주 춥습니다.

손이 시렵다고 하여 동계장갑도 내어주고.

 

올라오면서 오늘 가는 곳이 어디냐고 묻길래 초례봉이라고 하니,

잘 외우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할 때 초.

래미안 할 때 래가 아니고 례..

혼례라는 말 알아? 몰라요.

에구..(7살한테 그런걸 묻다니..ㅠㅠ)

초·례·봉

 

다음날 그림일기를 써야한다며 혼자 외웁니다.

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례봉초......

 

 

초례봉 정상의 파노라마.

가을이 가득..

안개가 끼어 탁 트이는 풍경은 아니지만 그게 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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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비슬산 방향을 당겨 봅니다.

 

 

좌측으로 최정산 정상에 있는 KT송신탑이 보입니다. 그 옆 중간이 비슬산.

 

 

둘이서 인증샷 찍자마자 추위와 바람 피해서 바위 밑으로 피신.

이곳에서 가져 간 김밥 나눠 먹고 하산했습니다.

 

 

하산은 즐거워....

 

 

다시 매여동 도착.

어둡기 전에 하산하여 다행입니다.

야간산행이 될 우려도 있어 준비를 다 했었는데...

 

 

동구 5번 종점.

빨강잠바는 겨울철 산 밑에서 가장 끝빨좋은 산불감시원.

 

 

버스 종점 옆에 있는 암반수

"나는 돈이 좋아"라고 써 둔 돈 통은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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