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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쓰잘데기 없는 걱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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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많이 아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술, 담배를 전혀 안 했던 친구입니다.

 

육체 건강뿐 만 아니라.. 수시로 피부 관리도 받고..

얼마 전에는 눈썹 문신에 레이저 시술도 받았더군요.

"나 젊어졌지?" 하면서 웃던 녀석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평소에도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철마다 보약은 꼭 챙겨 먹고..

문제는 잘 먹고 잘 챙기면서도, 운동은 숨쉬기 운동만 한다는 겁니다.

 

제법 살만큼 사는 이 친구의 단점은 너무 자신만 챙긴다는 겁니다... 얄미울 정도로..

평소 어려운 친구에게 술 한잔 사는 걸 못 봤을 정도였으니.. 친구들 대소사도 모른 척 하기 일쑤고..

아프다는 소식에 친구 녀석들은 위로의 글 한 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인색한 친구가 유독 제에게는 인색은커녕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해줘서

가끔은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할 때가 많았습니다.

뭐.. 이유는 생략을 합니다... ^^

 

 

그런 절친의 소식과 수술 날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우울하더군요.

제법 쌀쌀한 날씨라서 화목난로에 불을 피우고 나서..

복돌이 녀석을 데리고 동네를 벗어나 한참을 걸었습니다.

 

예상도 못 했던 지인분들이 급하게 떠나면..

나 자신의 깊은 심연을 바라보게 되면서 내 육신도 "내"가 주인이 아님을 잠시나마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뉴스를 보면 많은 사고에 대하여 무심해집니다.

교통사고 화재사고.. 너무도 많아서 그런지.. 죽음 앞에 무덤덤하거나.. 안쓰러워할 뿐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차피 나도 언젠가는 그 문턱을 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해서 느긋해져서 그런지요??

 

저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습니다..라고 하면 이해를 못 하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고교 시절 한탄강에서 급류에 휘말려 죽음의 문턱에서 미군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 나 온 적도 있었고..

공사장에서 부실하게 만든 승강기에서 제 친구의 사망 장면을 목도를 한 적도 있고..

군 복무 시절 후임병이 총기 사고로 제 눈 앞에서 너무도 어이없는 사고로 그만..

 

젊은 시절에 어차피 피하지 못할 숙명이라면 의식하지 말자..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분주하게 살다 보니..

숙명이고 운명이고 뭐고 생각을 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요즘 아침 TV를 보면 건강에 대한 주제가 대다수입니다.

저도 가끔은 귀를 쫑긋하고 보는 프로도 있습니다만.. 

문제는 너무 넘치는 건강 정보에 제 두뇌의 용량 부족 탓도 있지만,

전문가의 내용(추천 식품 외 약품)을 모두 실행으로 옮기다가는..

너무 버거워서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제 안에 욕심과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회환을 덜어 내려고 나름 노력 중입니다.

힘든 친구에게는 술 한잔 사주려고 합니다.

 

 

두 어달 후면 따뜻한 햇살에 재잘거리면 자라는 봄나물을 볼 수 있겠지요.

논둑길을 걷다 보니 벌써 봄까치꽃(개불알풀)이 여기저기 피었습니다.

 

반세기 넘게 사용한 제 인생관은 이제는 너무 낡았습니다..

네.. 저도 이제는 스스로 인정을 합니다.

폐기를 해도 오래전에 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 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온 저에게 스스로 후하게 칭찬도 주고 싶어 집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분의 삶에..

세상을 바라보는 제 눈길이 인자하고, 넉넉한 눈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왜 들 미리 하늘나라 여행을 걱정들은 하는지요? 

 

올봄에 무엇을 심을까?

올봄에 어디를 여행을 다녀올까?

올봄에는 무슨 나물 장아찌를 만들까?

그런 고민 같지 않은 고민만으로 채우고 싶은 오늘입니다.

 

바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쓰잘데기 없는 걱정으로 미리 겁을 내지 말고..

베풀 수 있으면 베풀고.. 나눌 수 있음 나누면서 즐겁게 살았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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