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 잔 했습니다.

Posted by 쏭하아빠 지구별 팀 블로그의 글 : 2021. 5. 7. 00:26

 

엊그제 심은 고추가 바람에 심하게 휘청거려서..

오후에 고추 지지대를 세우고 1차 묶음 작업을 했습니다.

 

지나가시던 전 이장님께서 텃밭을 빙~둘러보시더니..

오이 지지대가 빈약하니 수정을 하라고 자세히 알려 주십니다.

 

바쁘세요?.. No~

제 특기인 후다닥~텃밭 근처에 막걸리 상을 차렸습니다.

 

한 병을 비울 때쯤 형수님이 안주를?

화장실 가시는 척(?) 하시면서 전화를 하셨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부에 신김치를 볶아서 가져오셨더군요... 

 

참.. 이런 인정이.. 혼자서 지낸다고 청국장에 청란에..

며칠 전에는 각종 상추 모종까지 갖다 주시고...

 

 

 

두 분을 배웅하고 나서 모든 거실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켰습니다.

촛불 멍이라고 하나요? 

잔잔하 게 흔들리는 촛불로 잠시지만, 내면의 잔소리를 누르는 힘을 느껴 봅니다.

촛불의 적당한 빛이 송과체를 자극해 줍니다...

술 한 잔 덕분인지... 제 호흡 때문인지.. 촛불이 너울거립니다.

 

신기합니다..

이 촛불로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평정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마음을 비울 수 있었습니다.

 

절박하게 살아야 했던 1년 전의 제 어설펐던 삶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금.. 마음을 내려놓은 자는 아닙니다만... 

부자? 투기? 풍족한 삶?... 저처럼 사는 필부의 삶..

그 누가 적당한 타협선을 명확한 게 그을 수가 있을까요?

 

유년시절 할머님께서 장독대 근처에서 촛불을 켜놓고 지성을 드리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린 제 눈에도 할머님께서 지성을 드리는 모습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절대자의 힘에 의존하려는 평범한 한 여인의 소박한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할머님 모습과 제 모습이 오버랩이 됩니다..

 

제 소원은.. 평범합니다.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유산으로 남겨 주려고 아등바등 살다가 가는 허무한 삶보다는..

어려운 친구에게 막걸리 한 잔 사주는 넉넉한 삶을 살다가 가는 건 어떤지..??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죽어서 남기는 기부도 좋지만..

당장 내 옆에 목마른 사람에게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21.05.07 01:34 신고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굳이 유산을 남겨 줄려고 그러진 않네요 냉정 하게도요.^^
    어차피 부모가 죽으면 받게 되는게 유산 이니까요.

    그냥 사는 동안에 어느정도는 후하게 베풀려고 하기는 하네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냉정한 게 아니라 자식들 독립심을 키워 준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말씀처럼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받을 때 받더라도~^^
      그런데 요즘은 자식에게 도움을 안 받고 주택담보로 노후연금을 받아서 사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21.05.07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은 부모들이 자식한테 너무 올인 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미국하고 사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걸 줄수 있는..아니면 도와줄수 있는..게 사실 현실적으로 힘들거든요 미국은요.

      내 친구의 친구라고 하는데...딸한테 돈을 줬는데 나중에 그 분이 비지네스가 어려워져 다시 딸한테 도움을 청하니 딸이 No 했다고 합니다.
      저는 딸의 형편이 이해가 되는데 그 부모는 섭섭 하다고 합니다.
      갑자기 딸이 집을 팔수도 없고..엄마 한테 돈 돌려 주자고...아이들 학교 문제도 있고 기타 등등...

      미리미리 인심 쓸 필요는 절대 없네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맞는 말씀입니다..미리미리 인심 쓸 필요 없다는 말씀..
      저 같은 경우라면 도와 준다고 해도 제 노후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만 해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번 도움을 받으면 자꾸 의지를 하는 게 사람 마음이 다 같은 건 아닌지..
      제 주변에도 비슷한 사연이 너무 많아서 여기 까지만 하겠습니다~^.^

  2. 2021.05.07 06:54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거..
    맘 편하게 살고 건강하게 살다 가는게 이승에서 갖는 가장 행복한 복이 아닐까 합니다.
    고추 농사가 풍년을 예감합니다.
    뒷편에는 감자인가요?
    근데 고랑이 좀 특이해 보입니다.
    중간 두둑에도 뭘 심으실려고 돋우어 놓으신것인가요?
    밤에 촛물멍도 괜찮은 방법이네요.
    한번씩 스스로를 되돌아 본다는건 참 멋진 일입니다.
    올해 고추농사 대풍을 기원합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세한 말씀은 못 드리지만.. 친구 모임이 한 친구의 욕심으로 반쪼가리가 날 지경입니다.
      먹고 살만 한데도.. 큰 돈도 아닌데 욕심은 부려서..

      맞습니다..감자를 두 고랑 심었습니다.
      중간을 비운 이유는 매실나무 그늘로 뭘 심어도 잘 안 자라서 나중에 아욱을 심으려고 비워 두었습니다.
      창가 쪽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들깨를 심으려고 합니다.
      손바닥만 한 텃밭에 대풍이 들면.. 한 잔 쏘겠습니다~~ ^.^

  3. 2021.05.07 07:18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나는 막걸리 한잔하셨습니다.^^*
    그렇게 이웃간의 정을 쌓으시면서 스스로를 또 정화시키시고...
    저도 훗날 형님처럼 그리 살아야 하는데 잘되려나 모르겠습니다..
    구도자의 삶처럼.. 마음을 비우고 사는 삶이 쉽진않을텐데요.
    멋진 삶을 사시는 쏭형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막걸리 한잔 주십쇼.;)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냉장고에는 늘 막걸리는 최소 2병은 항상 대기 중이고..
      소주와 맥주는 비상용으로 각 1병 씩..ㅋ
      제 텃밭이 어르신들 눈에는 너무 어설프게 보이셨을 겁니다.
      고랑도 삐뚤빼뚤.. 비닐 멀칭도 그렇고..ㅋ
      간혹 마음을 비울 때도 있지만, 변덕이 심해서 우울 할 때도 있답니다~^^
      한 잔은 너무 야박 하옵고...두 잔 따라 드립니다~~~

  4. 2021.05.07 09:38 신고 Favicon of https://ckkimkk.tistory.com BlogIcon 싸나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해에 저희 밭 위에 귀농을 한 젊은 사람이 있는데 쏭하아빠님과 너무 비교가 되네요.
    밭에 약을 칠려고 수도를 좀 사용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자기들이 사용할 물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나이도 저보다 한참 젊은 사람이던데 기가 꽉~차서 말이 안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처음엔 잘해주더니 자기 실속을 챙기고 난 다음엔 완전히 달라져서 다툼이 많다고 하네요.
    그래서 무엇을 하다고 왔는지 알아봤더니...포그레인으로 노가다판을 다녀서 돈을 많이 벌었다나 뭐래나...ㅋ
    멀리 있어 자주 가지 못해 늘 걱정인데 그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니 기가막힐 지경입니다.
    자기집으로 가는 길을 낸다고 우리 밭까지 내어주었는데 말입니다....참나...
    고추...아주 잘 자라고 있군요...ㅎㅎ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 얍쌉한 사람입니다.
      통행로로 밭 까지 내주셨는데도.. 그깟 물이 뭐라고 ??
      저런 사람하고는 말도 섞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벼락과 우박으로 고춧잎 몇 개가 찢어졌더군요..
      다행히 금방 날씨가 좋아져서 큰 피해는 없습니다만..
      다른 곳에는 큰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주말 산행..안산 즐산 하시기를 바랍니다~~^.^

  5. 2021.05.07 11:49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후 집안 한모퉁이에 오이를 심을 모양입니다.
    그럴 생각이니 저에게 오이넝쿨 타고 올라갈 지주대를 부탁하더군요.
    이곳으로 이사와서 몇년은 텃밭 일구고 물주고 약주는일을 잘하였는데
    이즘에는 그것마져도 농땡이를 치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고구마를 심는 곳에는 저는 수확철에만 거두러 가구요....
    고추밭에는 전문 농가가 대여섯번 약을 친다면 저희는 두어번으로 끝내려니
    늘 병치레라....
    그렇기에 이제는 청양고추만 딱 열댓개를 심고 그렇다고 몰라라 할수 없어 약은 딱 두번정도...
    그러면 운좋게 살아남는 고추대에서 딱 저희집 겨울에 두고 먹을 청양고추 정도만 수확합니다...ㅠ
    어쨌든 고추만 두번정도 약을 치고..
    그외는 약이 필요없는 상추와 쑥갓조금 가지 세개 오이(이마져도 약을 안하니 몇개 열리다....ㅠ)7~8개심고요
    토마토 그리고는 그냥 파입니다...
    저도 이제 딱 10년째에 들어섰습니다.
    저야말로 고향이 이곳인 오너덕분에 텃세없이 잘 살아왔지만...
    그래도 몇년을 살아보다보니 자기 처신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느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불가근 불가원"이라는 말을 종종 떠올려보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07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오이 모종과 호박 모종이 너무 닮아서 구분을 못 하여 대충 심었습니다~^.^
      장터에서 옥수수 모종을 살까 하다가 그냥 왔습니다.
      지금 생각을 하니 좀 후회가 됩니다...아직 늦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청양고추 50주 일반고추 20주 심었습니다.
      그리고 상추 몇 종류와 방울토마토 가지 쥐눈이콩을 심었습니다.
      작년처럼 올 해도 농약은 안 치려고 합니다.
      그대신 참나무 목초액을 500:1로 희석을 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겟습니다~^.^
      가끔 제 의사는 무시하고 무조건 방문을 하시는 분도 계시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또 한 형님 말씀처럼"불가근 불가원"이란 생각이 듭니다~~

  6. 2021.05.10 05:50 세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추 참 많이 예쁘게도 심으셨어요.
    우리는 21포기 심었는데 어머님이 적다고 또 더 얻어서 심으셨어요.
    제가 안 보는 동안에 .
    6-70센티 정도 띄어서 심었는데 그 사이에 또 심으셨어요.
    작년에 보니까 사이가 너무 비좁아서
    고춧대끼리 서로 엉켜서 병충해도 오히려 심한 것 같았는데.....
    저는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어머님이 밭에 오셔서 폭퐁 잔소리를 하십니다.
    우리는 풀이 자라면 잘라 버리려고 하는데 호미도 안 들어가는 밭
    그걸 매라고 하시니 시골서 빨리 도망오고 싶고요.
    둘한테 그래 보다가 그래도 안 매니까 당신이 직접 호미 들고 해 보시다가
    보자기만큼 해 보시더니 힘든지 그 다음에는 밭에 안 오세요.^^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그냥 그 때 그 때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행복하게 사는 거지요.
    저는 늘 아이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라고 합니다.
    대학 졸업하면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돌봐 드려야 하니까 한 푼도 줄 수가 없고
    우리 노후도 생각해야 한다고요.
    하도 어릴 때부터 세뇌를 해서 그런지 졸업하니까 당연히 그리 생각하더군요.
    가끔 한 번씩 힘들어 보여도 도와주는 건 꾹 참고 있습니다.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5.10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년에는 비닐 멀칭도 안하고 비료도 안 줬더니 수확이 영~
      그런데 올 해는 욕심으로 비닐도 치고 계분도 주었습니다.
      청양고추 50포기 일반고추 20포기를 심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21포기는 좀 적은 듯 합니다~
      저도 딸들에게 같은 말을 했습니다.
      "대학 입학하면 알바해서 용돈은 벌어서 쓰고, 졸업 후 너희들이 벌어서 시집 가~~" .. ^^

      어제는 딸,사위 그리고 공주님 모두 내려와서 마당에서 돗자리 깔고 고기 굽고..
      딸들이 설거지에 청소까지 하고 올라 갔지만, 그래도 뒷정리가 만만치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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