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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키가 10m나 자라버린 아스파라거스.. 누가 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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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년 전 봄날, 난전 꽃 파는 아저씨한테 잡초 비슷한 화분 하나를 2천원에 샀습니다.
제가 산 이 풀(?)의 이름은 아스파라거스(asparagus).
그 뒤 이 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여러모로 알아보니 같은 이름으로 여러가지 모양새가 있었습니다.
식용으로 재배하는 것이 있고 전혀 모양이 다른데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원예용이 있구요.
이 원예용 꽃나무는 솔직히 꽃집 하시는 분들도 잘 모르고 있더이다.

아스파라거스의 종류는 다음과 같이 나눠 집니다.
통상 이야기하는 아스파라거스라는 것은 식용으로서 두릅 모양으로 생겼는데 이건 남자들이 꼭 먹어야 할 12가지 음식 중 한 가지에 들어 간답니다.
생김새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것 외에 화초로서 아스파라거스 팔카투스(asparagus falcatus)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모양새입니다.


또, 요렇게 생긴 넘도 있는데 이건 이름이 아스파라거스 스프렌게리(asparagus sprengeri)입니다.
시골의 대나무 밭이 연상 되네요.



이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우리집 키다리 아스파라거스 이야기 입니다.
이것의 공식 명칭은 아스파라거스 플루모수스(asparagus plumosus)인데 통상 아스파라거스 펌(asparagus plum)이라고도 합니다. 
대략 모양새는 아래처럼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은 웹에서 퍼 왔습니다.
'아.. 이거..!'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네요. 좀 허접한 꽃나무라 눈여겨 보지는 않았겠지만 어디선가는 보셨을 것입니다.
이것의 용도는 주로 결혼 부케용으로 꽃을 감싸는 역활을 합니다.



제가 난전에서 처음 이것을 가져 왔을땐 위 사진보다 휠씬 적었습니다. 종이컵만한 거였습니다..
이걸 가져와서 사무실에 두고 가끔 소줏잔으로 물도 한 컵씩 부어 주었더니 글쎄나 이넘이 쑥 쑥 잘도 자라는 것입니다.
조금 괜찮다 싶어 집으로 이사를 시켰지요.

근데..
잘 자라는건 좋은데 자꾸 위로만 커 올라 갑니다.
처음에는 잎도 무성하고 제법 태도 나더니 어느때 부터인가 싹만 났다 하면 위로만 커 올라 갑니다.
그것이 지금 키가 10m나 될 정도로 자라 버린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구요.
그럼 일단 실물 구경 한번 해 볼까나요.


높은 의자를 놓고 위에서 찍은 것인데 일단 덩쿨 빼고도 대강 키가 짐작이 됩니다.





너무 많이 커 올라가서 위에다 대나무를 잘라 얼기설기 엮어 양주장에 걸쳐 놓았는데 그곳에서 지들끼리 몇 바퀴나 빙빙 돌아 자라면서 마구 얽혀져 있습니다.
자라지 못하게 가위로 잘라 버리면 옆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와 다시 올라 갑니다. 

몇일 전 꽃집에 가서 일부러 물어 보았습니다.
집에 키우는 아스파라거스 키가 10m나 자라 버렸는데 이런 경우가 있느냐구요.
글쎄 보지 않아 뭔 말을 못하겠지만 그렇게 자라는 경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네요.

곰곰히 생각하여 보니 이것이 이렇게 자란 것이 혹, 거름 탓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등산 다녀 오면서 나무뿌리 폭삭 썪어서 흙처럼 부드럽게 되어 있는 걸 퍼와서 햇살에 바짝 말렸다가 분갈이 할때 몇 번 넣어 주곤 했거든요.

폼나지 않게 요상하게 커가고 있어 아내가 툭하면 모조리 잘라 버리자 하지만 그것도 생명이 있는데 그냥 두라 합니다.
지도 지 알아서 커겠지 뭐.. 하며..
지난 번 언제는 꽃도 한번 피웠더랬습니다.
아주 작은 하얀 꽃이 잎사귀 사이에 총총 피어 있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엉성하게 자라 오르는 아스파라거스 ..
쇼파에 앉아 가끔 쳐다 보는데 속으론 한마디 하지요.
'저 싱거운 넘은 언제까지 저렇게 클라나' 하구요.
잎이 무성한 멋진 아스파라거스로 변신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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