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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빙판길을 네발로 기어 오르던 시절 ..

 

 

 

용봉산 산행 후..

목도 마르고 점심도 해결할 겸 주차장 근처 두부 전문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식당에는 저와 친구 사이인 듯 한 중년 남자분들 3명뿐..

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그중 한 분이 촐랑거리면서(죄송~^^) 본인 고급 등산화 자랑이 늘어졌더군요.

솔직히 용봉산은 운동화로 산행을 해도 안전에 큰 지장이 없는 산행지입니다.

 

웃음이 납니다.. 저도 저 양반과 같은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오래전 일입니다.

친목 모임(동종 업계) 이 늦은 시간에 잡혀 관악산행 후 참석을 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산행 후 목이 말라서 벌컥벌컥 맥주를 마시는데..

한 회원 저를 쓰윽 흩어 보면서 하는 말이.."아따~ 돈 벌어서 뭐하슈~ 좋은 등산복 좀 입고 다니시지.."

그 회원 옷을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를 걸치고 있더군요.

약간 기분은 나빴지만, 술좌석 분위기를 생각해서 씩~웃고 말었습니다.

 

 

이 양반 슬슬 입을 열기 시작하는데..

본인은 브랜드가 아니면 쳐다도 안 본다는 식으로 너스레를 떨더군요.

어쩌다가 모임에서 등산을 가면 관절이 안 좋다고 늘 산 입구 주점에서 술만 마시는 양반입니다.

참다가 한 마디 했습니다.

"히말라야 갈 것도 아닌데 뭔 고어텍스 고가 옷을 입으시는지?

그리고 등산도 전혀 안 하면서 왜 아웃도어를 입고 다니는지 궁금하다"라고..

제 말에 그 양반 뻘쭘했는지 옷 자랑은 거기 까지만 하더군요.

 

네.. 저는 지금도 겨울용 점퍼 한 벌 외에는 모두가 중저가 등산복입니다.

저도 고어 텍스의 방수성, 방풍성, 투습성이 탁월한 기적의 기능성 신소재 임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어텍스 못지않은 국산 신소재 원단들도 많다는 걸 많은 분들은 모르시더군요.

원단이 고어텍스가 아닌 등산복으로는 국내 산행이 불가능한 줄 알게끔 만든..

유명 브랜드 회사들 상술에 빠진 분들을 보면 안쓰럽더군요.

 

고어텍스는 원단의 이름 일 뿐 회사 이름은 아닙니다.
이 소재를 이용하여 아웃도어를 생산하는 많은 회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품질 관리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신뢰를 얻고자 하지만..

유명 연예인들이나 유명 산악인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막대한 광고비를 쓰곤 합니다.

 

아쉬운 건 고어텍스가 아니면, 등산복이 아닌 걸로 착각을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고가의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가 100 % 안전을 보장을 해 주지는 않습니다.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 회사들이 땡처리니 50% 세일이니 해도 과연 그들이 손해를 볼까요??

 

고가의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를 구입을 하느니..

저는 개인적으로 내구성이 좋은 등산화와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스틱이나 배낭을 구입을 하는 게..

현명한 산행 장비 구입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 결론은 고어텍스 원단의 기능에 대한 평가절하는 절대 아닙니다.

중저가 등산복에도 우수한 국산 소재가 많다는 겁니다.

문제는 고어텍스가 지닌 첨단 기능은 무한하게 유지가 되는 건 아닙니다.. 길어야 2~3 년? 

저는 그래서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를 구입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고가의 아웃도어가 디자인이 좋다고 구입을 하시는 분들을 전 이해를 합니다.

저도 초보 산행 시절 고급 브랜드 아웃도어만 구입을 고집부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왕 구입한 고가의 브랜드 등산복을 구입을 하셨으면, 부지런히 산행을 하시면 되기 때문입니다.

 

과시욕이 아닌 안전을 감안하여(겨울산행 및 종주 시)

등산화와 겨울용 점퍼 한벌 정도는 내구성이 좋은 제품은 추천을 합니다.

 

 

아무리 좋은 등산화라도 빙판길에서는 아이젠 없이는 일반 등산화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래전 큰맘 먹고 구입한 유명 브랜드 새 등산화만 믿고..

관악산 무너미 고개에서 아이젠 없이 산행을 하다가 네발로 벌벌 기어서 오른 창피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앞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척척 오르시던 아주머니 몇 분 께서..

저를 보고 웃으시면서 손을 잡아 주셨던.. 당시는 창피했지만,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이 떠오릅니다~^.^ 

빙판길을 네발로 기어 오르던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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