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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늘 어영부영 하지만 할 일은 합니다~(촌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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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 험! 알려 드려유~ 내일 오후에 00(?) 회의를 열고자 하오니 마을회관으로 모이시기 바라유~" 

침대 속에서 비몽사몽간에 들은 이장님 말씀인데 무슨 내용이지??..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을에 상수도 설치로 회관에 모이라는 내용이더군요.

 

오랜만에 뵌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회관에서 나오는데 한 분이 저에게 묻더군요.

"잘 지내시는가? 심심하지 않아?"

"네 ~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쎄요? 잘 지내고 있는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늘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기는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복돌이 사료부터 챙겨주고.. 거실 청소 후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어영부영하다 보면 또 점심 식사 준비를 합니다.  

오후에는 텃밭 고랑 작업을 하고 민들레 잎과 머위잎을 따다가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고

복돌이랑 산책을 약 1 시간 동안 즐기곤 합니다.

저녁에는 식사 후 TV 시청을 하다가 지루하다 싶으면 막걸리 한 병을 2 시간 동안 홀짝거리다가 잠이 듭니다.

 

.......... 

 

그러고 보니 동네 어르신 말씀이 맞습니다.. 심심할 때가 정말 많더군요.

요즘은 조금 바쁜 척을 하곤 합니다.

텃밭 고랑 작업도 만만치 않습니다.. 약 20 여 평이라서 관리기를 빌리기도 애매하고..

고작 일 년에 하루만 쓰는 걸 구입할 수도 없어서 일일이 삽과 곡괭이로 작업을 하다 보니 제법 고되긴 합니다.

 

 

너무 게으르다 싶은 생각에 집 입구 언덕 칡넝쿨도 제거하고 고랑 정리를 했습니다.

고추와 들깨를 심을 곳에는 계분도 충분히 뿌리고, 비닐 멀칭은 계분 냄새가 빠지면 그때 하기로 하고..

 

 

 

장날 싱싱한 열무를 사다가 열무김치도 담그고.. 

배추가 싱싱해 보여서 겉절이를 담가서 바지락 칼국수도 해 먹고..

쪽파 김치를 좋아해서 두 단을 사다가 절였습니다.

 

 

 

옮겨 심은 달래가 풍성해서 달래 전도 만들어 막걸리 안주도 하고..

(맛은 시중에서 파는 파전 하고는 비교 불가입니다~^.^)

이장님 뒷산에서 채취한 죽순을 데쳐서 장조림도 만들고.. (허락받고)

 

  

혹시나 하고 뒷산에 가봤더니 다행히(?) 아직은 외지인들 손을 안 타 고사리가 제법 많아서

한 바구니 채취를 해서 바로 삶았습니다.

 

 

아직도 뒷산에는 여린 쑥이 있어서 쑥을 캐다가 향긋한 쑥된장찌개도 만들었습니다.

 

 

마트에서 비싼 간 마늘을 쓰느니 틈틈이 통마늘을 사다가 갈아서 요리 재료로 준비도 하고..

어영부영하면서도 할 일은 합니다~^.^

 

 

외손녀 안부가 한동안 뜸 했습니다.

유치원에 입학한 말괄량이 공주님.. 요즘 엄마와 이모에게 말대꾸가 보통이 아니라고 합니다.

조목조목 따지기 일쑤고.. 심부름을 시키면 쪼끄만 녀석이 바쁘다고 합니다~^^

 

한 촌부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일기입니다.

예전에는 일만 하면 모든 게 해결이 되던 삶에서, 이제는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삶입니다.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는 삶이지만, 먹거리를 만들고 청소부터 시작해서 빨래까지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하는 지금의 삶..

 

자주는 아니지만 홍성 예산 예산역 삽교 장터 구경도 다니고..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건달처럼 등산도 하고..

술 고파 하시는 동네 어르신들에게는 막걸리와 안주를 넉넉하게 준비를 해서 접대도 하고..

결론은... 뭐.. 그럭저럭 어영부영하면서도 나름 즐겁게 잘 지낸다고 스스로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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