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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팔공산 자락 올레길 8코스에서 만난 이른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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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에는 수많은 봉우리가 있고 이곳을 오르는 이들도 많은데 이런 등산 코스 외에도 트레킹 코스로 된 걷기 길도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많이 애용되는 것만 하여도  팔공산 둘레길, 왕건길, 녹색길, 그리고 오늘 다녀온 대구올레길이 있답니다.

산 하나에 뭔 걷기길이 4개 이상 있으니 산만하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하는데 이걸 하나로 정리했으면 하는 생각이네요.

 

이 중 오늘 소개하는 대구올레길은 팔공산 남쪽 자락을 걷는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생태길로서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서 관리하고 있답니다. 현재 8개 코스가 운용 중이며 한 코스당 5~10km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 트레킹으로 다녀 온 코스는 올레길 8코스로서 수태지 계곡길입니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수태지 옆 동치골 주차장까지 간 다음 산길을 따라 성지골 너럭바위를 거쳐 좌측 능선으로 이동한 다음 이말재와 부인사를 거쳐 동화사 시설지구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요점만 추린다면 서봉 오르다가 옆길로 새는 코스.

 

근데 이렇게 하면 걷는 거리가 7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쉬움이 느껴져 이번엔 서봉 쪽으로 조금 더 오르다가 삼성암지에서 좌틀하여 마애불 구경하고 이말재와 부인사를 거쳐 내려왔답니다.

이렇게 하니 대략 먹고 쉬고 하여 4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네요.

거리는 약 3km 정도가 추가될 듯합니다.

 

옛말에 절기는 못 속인다고 하는데 처서 절기에 지지리도 덥고 습하던 날씨가 바람결이 확연히 달라졌고 산을 오르는데도 몸은 상큼합니다. 동화사시설지구에서 수태골 넘어가는 고개의 단풍나무들도 약간 물들기 시작하구요.

가을이 시작되고 있네요.

 

 

산행지 : 팔공산 대구 올레길 8코스

일 시 : 2022년 8월 21일

산행 코스 : 동화사시설지구 - 수태골 - 동치골주차장 - 너럭바위 - 삼성암지 - 약사마애불 - 부인사 - 동화사시설지구(원점회귀)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팔공산 자락에는 많이 알려진 트레킹 코스만 4종류나 있답니다.

왕건길, 둘레길, 올레길, 녹색길.

아마 전국에서 산 하나에 이처럼 다양한 걷기 길을 만들어 둔 곳은 이곳 팔공산이 으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산만한 느낌입니다.

 

 

오늘 다녀온 대구올레 8코스입니다.

8코스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서봉 오르다가 마는 코스입니다.

초록색이 8코스이고 주황색이 제가 다녀 온 구간입니다.

출발은 동화사시설지구이고 코스는 시계 반대 방향입니다.

 

산행 코스 : 동화사시설지구 - 수태골 - 동치골주차장 - 너럭바위 - 삼성암지 - 약사마애불 - 부인사 - 동화사시설지구(원점회귀)

 

대구 올레  전 구간 지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시안테는 대구시민안젠테마파크..

우리 집 독수리삼형제가 이곳 자주 온다고 합니다.

체험학습장이 있구요.

지하철 불나면 대피하는 체험도 하는데 캄캄한 데서 입구 찾아 나오는 게 아주 리얼하게 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곳 시안테에 주차를 하고 출발을 합니다.

도로를 따라 걷지 않고 시안테 안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된답니다.

 

 

시안테 다 올라와서 도로 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도로변 단풍나무가 색깔이 바뀌고 있네요.

 

 

아...

 

 

가을

 

 

 

지지리궁상으로 온 나라를 덥고 습하게 만든 이번 여름도 이제 거의 끝나고 상큼한 가을이 코 앞이네요. 

 

 

라이딩의 즐거움은 힘들게 오르막 올라와서 내리막 슝 ~ 내려갈 때가 아닐까 합니다.

 

 

수태골로 이동.

전 구간이 숲 그늘로 되어 있어 걷기 참 좋습니다.

이곳 수태골 구간은 팔공산 단풍 최고의 운치 구간입니다.

단풍뿐만 아니고 봄 왕벚꽃도 정말 멋지지유.

도로변에 앞쪽은 단풍나무가 뒤쪽은 왕벚나무가 도열해 있어 봄가을 이 구간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김여사, 청단풍 구경하면 느긋하게 걷고 있네요.

 

 

 

 

 

수태골 지나면 곧바로 수태지.

뒤편으로 정상인 비로봉 안테나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동봉, 좌측으로는 비로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수태골 다음 코스인 동치골주차장.

이곳이 본격적인 올레 들머리입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조금 올라가면 왼편 화살표 방향으로 올레길 표시판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적당한 오르막길

3세 이상 걷기 무난한 길입니다.

 

 

이 화살표에서 좌측 산길로 오르면 이말재로 바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파란 화살표 방향 직진하면 계곡을 거쳐 오르는 길이구요.

무조건 직진하면 됩니다.

 

 

 

 

 

곧바로 만나는 너럭바위.

비 온 뒤라 계곡물이 풍부합니다.

물소리도 거의 음악소리처럼 청량하구요.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아주 차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큼합니다.

 

 

 

 

 

 

 

 

다시 오름길

 

 

중간에 좌틀하여 이말재로 가는 길을 지나 계속 오릅니다.

산행 시간을 조금 더 늘려 보구요.

삼성암지 위에 있는 약사불을 김여사한테 소개시켜 줄 예정도 일정에 포함을 했답니다.

 

 

삼성암지.

구수한 된장찌개 내음새가 골짜기에 가득하네요.

시주 온 보살님들과 암자 거주하는 스님이 점심 공양을 준비하나 봅니다.

우측으로 오르면 서봉이고 암자터를 끼고 좌측으로 오르면 약사불이 있는 곳입니다.

 

 

암자 옆 계단으로 오르면 됩니다.

 

 

약간 가파른 경사길을 10여분 정도 오르면.

 

 

넘어질 듯 비딱하게 서 있는 약사불

공식 직함은 신무동삼성암지마애약사여래입상(新武洞三省庵址磨崖藥師如來立像)입니다.

약사불은 세상의 아픈 중생들을 구제하는 부처님입니다.

김여사가 요즘 몸이 영 좋지 않은데 이곳 와서 절 한번 하라고 하니 무르팍이 시원찮아 절 하기 곤란하다고 합니다.

앞에 부처를 보니 별 뽄대 있어 보이지 않고 자세도 좀 그렇고 인상도 그렇고 ..

자부동도 없지..

아마 그 핑계로 인사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냥 통과.

 

 

약사불에서 직진으로 살짝 이동하면 능선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좌틀하여 주욱 내려가면 부인사 하산길과 연결이 됩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다시 계곡을 만나게 되구요.

 

 

이곳에서 그럴듯하게 차려 온 것들을 늘여 놓고 점심 식사.

모처럼 산에서 막걸리 한 잔 합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이말재.

벼락 맞은 나무는 뒤편 가지들이 사라지고 없네요.

그걸 보려고 왔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새싹을 돋아 올려 악착같이 버티고 있습니다.

새로 돋아 난 가지들이 이번에는 무성히 자라길 바랍니다.

 

 

부인사까지는 건들건들 내리막.

 

 

 

 

 

부인사 입구 화장실.

남성용 여성용 외 스님 전용칸이 따로 있는데.. 생각해 보니 이것 없어도 애매할 것 같습니다.

누가 들어갔는데 그 칸에서 노스님이 X 누고 나오면 서로가 민망.

 

 

부인사.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절이지만 그 후 몽골 침입과 임진왜란, 그리고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현재 당우들은 그 뒤에 중건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속에 남아 있어야 할 목재 문화재들이 몽골의 침입, 여진족, 임진왜란, 한국전쟁..

이런 외부의 침입으로 모조리 사라졌다는 게 너무너무 안타까울 때가 많답니다.

반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과 고색창연한 옛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이제부터는 우리의 목조 문화재들도 유구한 세월을 곧게 지켜서 천년이 되고 만년이 되어도 남의 침략을 받아 허무러 지는 역사는 없어야겠습니다.

 

 

대개의 절집에 꼭 있는 명부전.

다른 이름으로는 시왕전이라고 한 곳도 있답니다.

이곳 전각의 대장은 지장보살입니다.

그래서 지장전이라는 명패를 붙인 것도 많지요. 명부전과 지장전은 같은 곳입니다.

 

김여사를 특별히 이곳에 데리고 와서 설명을 하였는데,

명부전은 사람이 죽으믄 저승을 가게 되는데 어떤 곳에 떨어뜨릴지 결정하는 곳입니다.

생전에 죄와 업보, 이런저런 이승의 한 짓거리를 검색하여  극락이나 지옥 아니면 그 중간 단계 등등의 어디로 보낼까를 결정하는 곳입니다.

현실 세계의 대법원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더 이상 판결을 돌이킬 수 없는 곳.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염라대왕은 이곳에서 넘버 5.

 

절집에 가시거등 어지간하면 명부전 자주 들리셔서 지장보살님이나 시왕상분들한테 안면 트 놓는 게 좋습니다.

아는 게 무섭다꼬...

 

 

가운데 지장보살.

호위불로는 대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좌우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 입구에서 장군상이 눈을 부랍뜨고 지키고 있구요.

 

 

넘버 2의 초강대왕과 넘버 5의 염라대왕이 지장보살 좌측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절집 방문 시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고 등한시하는 곳이 바로 산신각인데 사실 산신각은 절집에서 가장 기가 쎈 곳에 지어져 있답니다.

불교는 성불을 이치로 하기 때문에 풍수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는 대웅전이 아니라 산신각을 짓게 된답니다.

따라서 절에 들리시면 산신각에 들려서 산신령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도 세상의 소용돌이에서 무사 일탈할 수 있는 방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을 하늘..

파란 하늘 구름 한 조각으로 풍경 소리가 다가갑니다.

땡그렁.. 땡그렁...

 

 

 

 

 

 

 

 

 

 

 

부인사를 되돌아 나오고...

 

 

내려오는 길목에는 온통 포도밭입니다.

이거 한 상자 15,000원. 5kg.

독수리 삼형제가 좋아한다고 하여 한 상자 구입.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멀리 비슬산과 최정산이 보이네요.

 

 

좌측이 최정산. 우측 뒤편이 비슬산..조화봉, 대견봉, 천왕봉이 순서대로 보입니다.

가장 좌측 앞은 앞산 자락.

산성산과 앞산 정상. 전망대까지 보입니다.

그 뒤로는 청룡산이네요.

 

 

우뚝 솟은 서봉과 가운데 비로봉.

 

 

가을에 들리면 이곳 도로는 운치 백단입니다.

다만 인파가 엄청나게 몰린다는 것.

 

 

 

 

 

다시 시민안젠테마파크, 시안테로 돌아왔네요.

체험학습으로 온 아이들로 붐빕니다.

하늘은 파랗구요.

가을바람인 듯, 약간은 기분 좋은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지나갑니다.

가을이 코 앞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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