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2014. 11. 18.
엄마, 미안 합니다.
시골에 내려가서 엄마의 얼굴을 뵈면 가슴이 쏴 해 집니다. 하루 다르게 수척해지고 식탁 위에 이것저것 쌓인 약 봉지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울컥하여 집니다. 오랜 세월 참으로 억척스럽게 살아 오셨는데 이제 그 세월 다 떠나 보내고 남은 인생에서 이제사 와 닿은 여유.. 그거라도 편히 숨 쉬어 볼까 하는데도..몸은 점 점 조그라들고 기력은 멍하여 지네요. 얼굴이 왜 벌겋게 되셨어요? 혹시 멋 모르고 술이라도 드셨나 하고 물어보니.. 여섯가지 약을 한꺼번에 먹었더니 얼굴이 달아 오른다고 합니다. 관절약, 혈압약, 귀아픈약, 소화제, ..... 언성을 높여 엄마를 나무랩니다. 큰일 난다고.. 그렇게 드시면 안된다고... 그러면서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오남매를 이렇게 대견스럽게 키워 놓고 정작 당신은 마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