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
2019. 5. 1.
모란이 피네 - 송찬호의 詩
외로운 홀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런데 얘야,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그것의 코만 베어 온 것 아니냐 머리만 떼어 온 것 아니냐, 이리 투정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긴긴 오뉴월 한낮 마지막 벙그는 종소리를 당신께 보여주려고, 꽃모서리까지 환하게 펼쳐놓는 모란보자기 당신에게 줄려고 보자기에다 종소리를 싸서 왔는데... 꽃 중에서도 화려하고 풍성한 모란같은 당신은 가끔 여리기도 하였지요. 다시 모란이 필 때입니다. 모란이 벙글어 종소리처럼 울려 퍼질때 멀리서 웃고 있겠지요.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