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가족의 글
2021. 11. 2.
굽은 허리에 얹힌 세월의 무게를..
지난주 생필품 몇 가지가 필요하여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서는데.. 올봄 텃밭에서 양파 캐시던 할머님을 오랜만에 뵙고 "할머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렸습니다. 귀가 잘 안 들리시는지 묵묵히 굽은 허리로 들깨만 정리를 하시고 계십니다. 생필품 구입 후 집으로 오는데 그때까지도 할머님은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음료수 한 병 들고나가니 일을 끝내셨는지.. 유모차에 의지하고 귀가를 하시네요. 굽은 허리에 얹힌 세월의 무게를 덤덤하게 받아들이시는 할머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 가난했지만 넓은 어깨가 좋아서 그 청년을 따라 시집온 새댁 모질게 질긴 삶을 이어 가면서 자식을 키우고 모진 시집살이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평생을 호미 들고 살다 보니 어느새 고랑처럼 깊은 굵은 주름만 남았네 한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