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가족의 글

자기 합리화의 달인 ..

쏭하아빠 2022. 5. 20. 11:25

 

 

어제 동 업종에 종사했던 후배와 장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일전에 1 박 2일로 놀러 오기도 했던 의리 충만한 후배입니다.

이젠 사업이 너무 힘들어서 정리를 하고 싶다는 후배의 안쓰러운 내용의 통화였습니다.

 

충고나 조언을 할 자격은 없지만, 전처를 밟았던 저는 어느 정도 이해를 했습니다.

갈수록 사업 환경은 열악해지는데 직원들은 임금 인상을 원하고..

믿었던 거래처는 가격 인하 및 부담스러운 접대를 원하고..

재력이 있으신 부모님께는 이젠 연로하셔서 더 이상 손을 내밀기도 염치가 없다고 하더군요.

 

요즘 물가는 미친 듯 오르니 직원 입장에서는 월급 인상을 바라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거래처 접대도 수많은 경쟁 업체로 인하여 안 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이고.. 

동 업종에서 일을 했지만 제가 도와줄 방법은 전혀 없었습니다.

 

통화가 끝난 후 제 예전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편 한 아파트에 살면서 승용차를 타고, 각종 모임에 부지런하게 참석도 하였습니다.

친구들과 계를 들어서 해외여행도 다니고, 모임에 참석하면 술값도 자주 내고..

 

하지만 월말이면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힘들게 보냈습니다.

거래처에 결재를 무리다 싶을 정도로 부탁을 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대리점 사장들에게 발주를 받으면, 계약금까지 부탁을 하는 지경 까지..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도 모르게 무너지는 걸 전혀 인식을 못했습니다.

출근하면 빈 속에 커피만 3 잔 넘게 마시고.. 식사는 점심  한 끼 먹을 정도라 몸은 점점 더 야위어 가고..

 

그러던 어느 날 큰 딸 부부가 방문을 해서 탕수육을 시켜서 먹는데 갑자기 딸이 울더군요.

"아빠! 부탁이 있어요. 아빠 얼굴을 보고 집에 가면서 많이 울었어요.. 아빠가 너무 말라서요"

사위도.."네, 아버님.. 예전의 건강하시던 아버님 모습을 전혀 볼 수가.." 

 

다음 날 새벽에 출근을 해서 차분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을 내려놓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언제까지 끌려가야 하는 건가?

또 다른 삶을 산다는 게 그렇게 힘이 들까?

아파트.. 사장이라는 직책.. 승용차.. 늘 인심 좋은 선배.. 늘 술 값 잘 내는 친구..

25 년 넘게 해 온 일... 하루아침에 접을 수 없는 일이라서 약 2 달에 걸쳐서 정리를 했습니다.

 

지금의 제 현실을 합리화시키는 건 아닌가??..  스스로 생각을 했습니다.

급하게 얻은 낡은 거처에.. 낡은 트럭.. 연고도 없는 이곳 생활..

늘 어영부영 살면서 이젠 자기 합리화의 달인이 된 듯합니다~~ ^.^

 

                                                           (뽕잎 데치는 중)

 

 

결론은 이렇습니다.

남에게 보여 주는 아등바등 살던 삶에서..(물론 저 스스로도 일정 부분을 만족했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을 하고, 내가 원했던 삶이란 걸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란 생각입니다.

물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건강할 때까지 해야 한다는 건 제 기본 철학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삶이 모두 부정적인 건 아닙니다.

나름 알뜰하게 취미 생활도 했고, 풍족 까지는 아니지만..

여행과 산행을 즐기면서 나름 부족하지 않게 살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갑갑했던 페르소나를 벗고 사는 삶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네, 이 또 한 자기 합리화 일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습니다. 

 

요즘의 삶은 전혀 몰랐던.. 아니 전혀 알 수 없었던 느림의 삶을 천천히 알아 간다는 중입니다.

조금씩 늘어 가는 요리 솜씨가 신기하기도 하고~^.^

눈 뜨면 하루 시작.. 누우면 하루 끝인 시간에서 자유로운 삶..

노력만큼 주는 자연이 베푸는 소소한 혜택을 조금씩 알아 가는 지금의 삶..  

 

 

요즘은 저에게 숨은 재능을 찾았습니다.

심심하다 싶으면, 일을 만들어 내는 나름의 재주가 있다는 저 스스로의 칭찬입니다.

 

 

주변에 너무 흔해서 모두가 관심이 없는 머위와 민들레 잎으로 쌈을 싸 먹고..

집 근처에 지천으로 핀 찔레꽃도 여성에게 좋다고 해서 딸들에게 주려고 차도 만들고..

그런 저를 보신 어르신이 칡순 차도 좋다고 해서 칡순을 따다가 말려서 덖은 후 차를 만들었습니다.

 

주책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가끔 딸들과 친구들 단톡에 사진을 올려서 자랑을 합니다.

이런 자랑은 자제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또 무슨 일을 만들어 볼까??

부추김치를 좋아하는데... 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