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기

마음이 더 힘들었다. 밀양 옥교산 산행

두가 2024. 2. 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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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밀양 옥교산 산행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엄청난 산불이 난 곳인 줄 모르고 갔다가 숯덩이가 되어 있는 산을 보며 피톤치드 1도 없는 곳에서 마음만 쓰리게 아픈 하루를 보냈답니다.

산행에서 산불이 난 곳을 가끔 지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날처럼 등산로 전체가 산불 현장이 되어 있는 곳은 처음..

 

산행은 구곡마을에서 시작.

마을 아래쪽에 있는 버스회차장 옆 커다란 느티나무 뒤에 주차를 하고 다시 마을을 빠져나와 좌측 묵은 임도로 따라 오르면서 약물탕 거쳐 능선에 오르고 이후 두 곳을 정상석을 지나 산을 한 바퀴 타고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크게 힘든 구간은 없고 중간 능선길에서 만나는 탕건바위와 병풍바위의의 조망은 탁월합니다.

산불로 모든게 타 버려 등산로가 거의 묻혀 있고 엉망이 된 산길에는 가장 먼저 도깨비바늘이 자라서 지나는 내내 옷에 성가시게 달라붙네요.

 

이곳 옥교산 산불은 봄이 끝나고 거의 여름이 되는 2022년 5월 31일 산불이 발생하여 4일 동안 온전히 태우고 일주일 지나서야 완전 진화가 되었답니다. 피해면적은 763㏊로서 축구장 1,000개 정도라고 하네요.

암튼 산 전체가 홀라당 타 버렸습니다.

당분간 이곳 산행은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산행지 : 옥교산(옥교봉)

일 시 : 2024년 2월 12일

산행 코스 : 구곡마을 - 약물탕(구천암) - 옥교봉1 - 탕건바위 - 병풍바위 - 옥교봉2 - 조가비만당 - 구곡마을(원점회귀)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설 연휴 끝날, 

그냥 가볍게 찾아간 곳인데 마음만 아픈 산행을 했네요.

산불이 정말 엄청나게 크게 난 곳이었습니다.

최초 산불은 불씨 하나 때문이겠지요.

담뱃불로 추정을 하고 있다는데 조사를 받던 분이 억울하다는 내용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네요.

 

 

옥교산 산행지도

시계방향을 한 바퀴 돌아 원점회귀하는 산행입니다.

산불로 등산로에 나무들이 온통 엉켜있고 잡목과 잡풀들이 자라나서 등산로는 거의 숨어버렸습니다.

다만 전체 등산로가 능선을 따르는 길이라 벗어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구곡마을 버스정류장.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공용창고가 있습니다.

창고 앞에 대여섯 대 주차를 할 수 있네요.

 

 

부인 이름일까요?

어디 아픈 것인지..

어서 빨리 일어나서 행복한 동행이 되길 바래봅니다.

 

 

산행 들머리는 마을 입구로 다시 나와서 왼편 산자락 묵은 임도를 따라 오르면 됩니다.

 

 

마을 왼편으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옥교산.

이때까지만 해도 산이 모조리 불에 타 버린 줄은 몰랐답니다.

 

 

마을 앞으로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구요.

구곡마을에서 밀양강만 건너면 상동역입니다.

'울리는 경부선'이란 남인수의 노래가 떠 올려지는 장면입니다.

 

노래 듣기(김영임)

 

 

백발 허수아비

 

 

이런 임도를 따라 산밑까지 계속 오릅니다.

임도는 오래되어 제 역할을 못할 것 같네요.

 

 

내려다보이는 구곡마을

 

 

이곳에서 조금만 더 오르다 좌측으로 산길의 방향을 바꾸면 됩니다.

 

 

오방색 리본이 걸려 있습니다.

이곳부터 구천암(약물탕) 입구까지 이런 리본이 길을 안내하네요.

 

 

앞쪽으로 커다란 암벽이 보이는데 저곳 아래 구천암이 있습니다.

 

 

구천암(약물탕) 입구.

기도처인 것 같은데 내부에는 암반수가 고이고 있네요.

이곳까지 누가 올라와서 관리를 하는지 내부는 사람 손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운데 앉아있는 부처는 약함을 들고 있는 약사불이네요.

 

 

그 옆에는 신령님들을 이렇게 단체로 모셔 놨습니다.

바로 옆에 석간수가 고이고 있는데 만병통치약이라고 하여 한잔 마셔 봤는데 맛은 그냥 물맛이네요.

 

 

다시 조금 더 오르면서 올려다보이는 옥교봉

 

 

산불이 난 뒤로 잡목들이 먼저 자라서 등산로는 엉망인 곳이 많습니다.

여름에 오른다면 단디 각오해야 할 듯.

 

 

산행하면서 하루종일 이런 풍경을 보며 걸었던 게 고통이었습니다.

옥교산은 참나무보다는 거의  소나무들로 되어 있는데 수령도 수십 년이 더 된 소나무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모두 타 버렸으니..

 

 

불이 나지 않았다면 정말 운치 있고 멋진 조망과 함께 즐거운 산행을 했을 것 같네요.

 

 

산불이 난 아래쪽으로는 정리를 해 두었네요.

 

 

공사 중인 함양~밀양 고속도로 

 

 

모두 타버린 중간에 덩그렇게 남아있는 조상님의 산소.

 

 

진행방향 가야 할 봉우리들이네요.

 

 

휑한....

 

 

 

 

 

앞쪽도 뒤쪽도...

 

 

 

 

 

소나무와 함께 아주 멋지게 어우러지는 바위 절벽 풍경인데 엉망이 되었습니다.

 

 

지나 온 능선..

아직도 퀴퀴한 연기가 나는듯한 분위기입니다.

 

 

참 보기 좋은 바위 암벽인데..

 

 

옥교산 도착

이곳은 538m이고 한 구간 더 진행하면 정상석이 하나 더 있는 561m 봉과 만나게 됩니다.

 

 

탕건바위

바위 중간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조망이 탁 트이는 곳이구요.

들머리 구곡마을이 내려다보이네요.

그 앞으로는 밀양강이 흐르고 있고..

 

 

앞쪽에 보이는 561봉.

나무들이 모조리 죽어 있습니다.

중간에 병풍바위가 보입니다.

 

 

당겨서 본 병풍바위.

실제 상당히 큰 바위입니다.

 

 

병풍바위 좌측으로 철마산과 청도의 화악산이 조망됩니다.

화면 가득히 보시려면 이곳 클릭.

 

 

병풍바위.

앞으로는 오를 수가 없고 빙 둘러서 뒤편으로 올라야 됩니다.

 

 

병풍바위 상단.

역시 조망 최고입니다.

지나온 탕건바위가 앞쪽에 보이네요.

 

이곳 옥교봉(玉轎峯) 전설에 보면 마고할미가 등장을 하는데..

마고할미가 낙동강을 건너 화악산 방향으로 가다가 쉬가 마려워 이곳 옥교산 정상의 양쪽 바위에 다리를 걸치고 시원하게 볼일을 봤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바위가 저기와 이곳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옥교봉 전설에는 선녀가 옥교를 타고 내려왔다가 하여 옥교산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런 유래와 겹쳐서 옥(玉)이란 글자의 뜻풀이는 여성의 옥문(玉門)이 아닐까 짐작이 되네유.. 

너무 음흉하게 산 이름을 풀었는감..ㅎ

 

 

당겨서 본 탕건바위

 

 

가운데가 지나온 능선이고 오른편이 가야 할 능선입니다.

큰 사진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다시 또 두어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한번 더 만나는 옥교봉 정상석.

이곳은 해발 560.8m입니다.

 

 

두 번째 정상석을 지나 화악산으로 연결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면 앞쪽으로 멀리 화악산이 보이네요.

화악산은 가평 화악산과 동명 이산으로 한재 미나리깡 위에 있는 산으로서 조망이 최고입니다.

 

 

오늘은 피톤치드는 1도 없는 곳에서 불에 탄 장면들만 보다 보니 가슴만 답답합니다.

 

 

내리막 구간에서 조망이 트이는 암봉입니다.

일부러 살짝 옆으로 가야 만날 수 있는데 지난번 다녀온 유천마을대운암이 마주 보이는 곳입니다.

 

 

 

 

 

당겨서 본 유천마을

 

 

와이드 하게 보이는 풍경

크게 보시려면 이곳 클릭.

 

 

바위도 검게 타 버렸네요.

 

 

긴 하산길입니다.

나무들 수령이 제법 되어 불에 타지 않았다면 정말 멋진 산소길인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오늘 이 넘들땜에 미치고 폴짝 뛸 노릇.

능선길의 등산로에는 산불로 넘어져있는 나무들과 잡목들이 뒤엉켜 있는데 그 사이 풀들이 엉망으로 자라고 이넘들까지  잔뜩 도사리고 있어 스틱으로 치우면서 걸어도 옷에 어마하게 달라붙네요.

 

 

조가비만당

이름이 예쁩니다.

앞쪽으로 조망이 탁 트이네요.

 

 

멀리 유천마을이 보이고 바로 아래로는 상동역입니다.

마침 기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는데 상동역에서는 멈추지 않고 통과.

 

 

 

 

 

내려다보이는 상동역과 밀양강

크게 보시려면 이곳 클릭.

 

 

밀양강 

상동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보이네요.

 

 

 

이곳은 참나무 군락지인데 산불이 중간중간 거슬리기는 했지만 완전히 타지는 않았습니다.

 

아래로 구곡마을이 내려다보이네요.

오지 말았어야 할 산행지였는데 멋도 모르고 와서 가슴만 잔뜩 타 버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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