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시골 동네 어귀 고인 물에 자라는 미나리밭을 보고 미나리깡이라고 했는데 이게 서울식 말로는 미나리꽝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미나리꽝이 있는곳이 어딘지 아세요?
경북 청도입니다.
청도의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일대를 지칭하는 명칭이 한재인데 이곳에서 생산하는 미나리는 특별히 "한재 미나리"라고 하여 일반미나리와 줄기가 다르고 맛도 달라 차별을 두고 있는데 가격도 휠씬 더 비쌉니다.
봄철에는 이곳에 미나리를 맛보러 오는 관광차들이 즐비한 곳이랍니다.
200여 농가에서 생산하는 미나리가 일년에 2,000톤 정도가 된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정말 웃기는 건 이렇게 엄청난 미나리를 생산하는데도 온 동네 미나리가 품절이 되어 맛을 보지 못하고 되돌아 온 경험도 있답니다.
따라서 이곳 동네들은 일년 농사는 거의 미나리이고 그걸로 먹고 사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곳 미나리꽝 뒷산이 바로 화악산이구요.
화악산(華岳山)은 악명 높은 악(岳)자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 험한 산은 아닙니다. 오히려 천하를 굽어보는 조망처로서 이보다 더한 곳이 없을 정도로 사방이 탁 트여져 있는 암릉길 겸한 육산입니다. 어느 계절보다도 봄 철 진달래가 아주 고운 산이구요.
근데 사실 이곳은 봄보다 겨울철에 더 붐비는 곳입니다. 그건 바로 한재미나리 덕분인데요.
산행 후 하산하여 찰떡 궁합, 미나리와 곁들여 먹는 삼겹살맛은 이곳만이 가지는 특별한 별미입니다.
이곳 화악산은 그동안 몇 번 들려서 미나리, 삼겹살 파티를 했던 기억이 많은 곳인데, 오늘은 홀로 산행이라 현지 미나리 맛은 미루고 두어단 사 가지고 가서 집에서 삼겹살과 먹을까 했는데 겨울 미나리는 벌써 끝났고 새봄 미나리는 설 쉬고 출하가 된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그냥 되돌아 왔답니다.
화악산은 평양리에서 올라 원점회귀하는 단순 산행으로 대략 4~5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산행은 정상을 먼저 올라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을 걸쳐 하산하면 되는데 모두 능선길이라 막힘없는 조망이 이곳 화악산의 가장 매력 포인트입니다.
여느 산에 비하여 조망이 탁월한데, 북쪽으로는 비슬산과 팔공산, 최정산이 바로 앞에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멀리 가야산과 덕유, 지리산, 가까이에는 창녕의 화왕산~영취산 능선이 코 앞입니다. 동쪽으로는 이곳 화악산의 명품 조망인 영남앞프스가 한 눈에 들어 오구요. 화악산 정상에서 아래화악산까지 능선길에는 한번도 끊임없이 영남알프스 조망과 함께 합니다.
산행코스 :
평양마을 - 전망바위 - 밤티재 갈림길 - 화악산 정상 - 윗화악산 - 아랫 화악산 - 철마산 갈림길 - 평양마을 (원점회귀 산행)
소요시간 : 4시간 30분 정도
자가차량 : 자동차는 동네 안으로 들어가서 등산로 입구 옆 도로변에 주차.
화악산 등산지도
대숲이라고 쓰인 곳 앞 개천 둑 위에 주차를 하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위 지도의 화살표와 동일) 산행을 했습니다.
주위에는 온통 미나리 재배단지라 차량 이동에 불편을 주지 않는 장소가 그리 많지 않네요.
산행코스 :
평양마을 - 전망바위 - 밤티재 갈림길 - 화악산 정상 - 윗화악산 - 아랫 화악산 - 철마산 갈림길 - 평양마을 (원점회귀 산행)
주차를 하고 올려다 본 화악산
가운데 약간 돋아 보이는 곳이 정상이고 왼편이 윗화악산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이곳에서 도로따라 뒤로 약간 내려와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같이 어우러지는 희한한 장면이...
정상까지는 거의 소나무 숲길입니다.
힐링 숲길로도 만점인 곳이구요.
말타기놀이하는 소나무도 있구요.
정상까지 올라가는 중간에 조망이 트이는 곳이 두어곳 있는데 멋지게 안 보인다고 조급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보이는대로만 보고 올라가면 됩니다.
정상 이후 능선에서 충분히 조망 관람이 가능 하답니다.
여름에는 낮은 잡목들로 인하여 조금 성가실것 같은 등산로입니다.
정상까지는 약 4km로서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길인데 급경사와 완경사가 반복이 됩니다.
간혹 있는 로프는 산행 재미를 더하는 곳이구요.
한겨울인데 눈은 고사하고 얼음 조각 하나 보지 못하다가 겨우 고드름 하나 본것으로 겨울 산행 기분을 내야 하네요.
밤티재 갈림길입니다.
밤티재 들머리는 단체로 오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입니다.
능선에 오르면 가장 먼지 만나는 돌탑 봉우리입니다.
돌모듬봉이라는 표시가 나무판에 새겨져 있네요.
이곳에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가면 정상인데 곧바로 가지 말고 돌탑 뒷편으로 가서 숲길을 조금 내려가면 서쪽편까지 조망이 탁 트이는 장소가 나타납니다.
화악산 정상 못미쳐 돌탑봉 아래에서 바라본 서쪽과 북쪽 동쪽까지의 조망 파노라마
좌측 비슬산부터 우측 영남알프스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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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크게 잡아서..
앞쪽 청도 남산 자락의 전원주택단지가 아주 멋진 곳에 위치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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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비슬산
가운데 조화봉의 기상레이더관측소가 우뚝 솟아 있는 장면이 보입니다.
관기봉과 999봉은 대견사에서 보면 여성의 양쪽 유방의 유두로 보여 절의 의미를 더하기도 하지요.
조화봉 우측 뒤로 월광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고 그 뒤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이 우뚝합니다.
왼편 뒤로 솟아 있는 봉우리는 덕유산 향적봉과 중봉.
향적봉 아래 설천봉에서 이어지는 스키장이 하얗게 보여 집니다.
중앙 우측 뒤로 날카롭게 솟은 봉우리는 가야산.
좌측으로 남산제일봉과 의상봉능선까지 이어 집니다.
중간에 KT통신탑이 있어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최정산
최정산 바로 우측으로 주암산 능선이 보여 집니다.
두 산은 거의 한줄기로 이어져 있는데 산 명칭이 다르다는게 이상하구요.
최정산은 산 정상까지 차로 슝 올라갈 수 있는 곳이지만 조망이 막혀 별 인기 없는 장소입니다.
멀리 보이는 팔공산을 당겨 봤습니다.
이곳에서 보니 비로봉과 동봉 능선이 조금 색다르게 보이네요.
바로 앞 남산
올 봄에 한번 더 와서 남산과 같이 연계, 진달래 산행을 한 번 해야겠습니다.
좌측 비슬산부터 우측 영남알프스까지 와이드하게 만든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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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화악산의 소나무들은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르게 특징이 있습니다.
약간 반송 형태입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한재미나리단지와 그 너무 건너편으로 멀리 영남알프스가 아련하게 보입니다.
화악산 능선에서는 걷는 내내 영남알프스 조망과 함께 합니다.
좌측의 운문산과 우측의 천왕산 , 재약산
운문산과 뒷편 가지산이 겹쳐져 보여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만 산세가 달라 앞쪽이 운문산인건 확실하네요.
영남 알프스 파노라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정말 멋진 산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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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산 정상
화악산은 정상 이름이 세곳에나 있습니다.
그냥 화악산,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초면인 사람은 조금 헷갈리기도 하답니다.
화악산 정상의 조망
우측으로 아래 화악산이 보이고 그 아래 철마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있네요.
역시 영남 알프스 쪽이 탁 트여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멋진 조망은 윗화악산이 으뜸이고 그 다음이 아래화악산 순서이며 이곳 정상은 조망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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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한재미나리꽝
다른 작물 거의 없습니다.
논이고 밭이고 모두 미나리....
산불 조심.
언제 한번 산불이 났나 봅니다.
서쪽 조망이 트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윗화악산으로 가는 길에는 서서히 서쪽 조망도 트이기 시작 합니다.
지리산과 화왕산~영취산 능선이 가장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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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능선 뒤로 보여지는 지리산 찬왕봉
지리산 능선은 뒷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능선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우측으로 황매산이 약간 낮은 자세로 보여 지네요.
좌측에 솟아있는 산은 산 모양으로 봐서 의령의 한우산과 자굴산으로 보여지는데 100% 확신을 못하겠네요.
윗화악산으로 이동하면서 내려다 본 한재미나리단지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변하네요.
밀양 방면입니다.
멀리 반짝거리는 하우스 단지 앞으로 밀양시가지가 보여 지는데 역광인데가 햇살이 비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태양광 빌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가산저수지
앞쪽으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 그리고 철마산 능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좌측은 올라 온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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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데도 겨울답지 않은 올 겨울 날씨
곧 움이트고 봄이 올것 같습니다.
뒤돌아 본 화악산 정상 능선
윗화악산 도착
조망이 최고 좋은 장소입니다.
이어지는 아래화악산
뒷편으로 영남알프스가 그림처럼 보여 집니다.
아래화악산과 뒷편 영남알프스 조망
영남알프스 산군들은 가지산과 천황산, 재약산은 뚜렷히 구분이 되는데 우측의 산군들은 역광으로 그림자가 없어 잘 구분이 되지 않아 산 이름을 알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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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화악산에서 내려다 보는 밀양
약간 중간 위에 밀양시가지가 보입니다.
당겨서 본 밀양 시가지
바위로 된 다리.
여름철에는 잡목들로 조금 성가실듯..
커다란바위 암봉으로 이뤄진 아래화악산
진행방향에서 직벽 암릉으로 바로 오르지 못하고 반바퀴 우회하여 올라야 합니다.
역시 조망 탁월 합니다.
정상석 옆에는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주변의 잡목들이 많이 자라 전망대 조망은 별로입니다.
정상석에서 조금 더 아래 내려와 바위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휠씬 더 멋지네요.
아래쪽으로 철마산이 보여 집니다.
왔던길도 되돌아 보구요.
좌측이 윗화악산 우측 중간쯤이 정상
아래화악산에 바라보는 파노라마 조망
왼편으로 올라간 능선이 보이고 아래로 한재미나리재배단지, 그리고 우측은 철마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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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 아래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청도 새마을휴게소가 보여 지네요.
모조리 하우스로 된 산골 동네가 특별한 풍경입니다.
아래화악산에서 하산길은 경사가 좀 심한편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내려 왔네요.
앞쪽으로는 하우스가 잔뜩 보이는데 이제 막 겨울 시즌 끝나고 설 쉬고 새봄 시즌이 시작 됩니다.
따라서 오늘은 미나리 사고 싶어도 못 구하구요.
이제 설 쉬고 나면 이곳 한재미나리단지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산꾼들로 엄청 봄비는 곳으로 바뀌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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