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부산의 금백종주(금정산~백양산)를 한번 거닐고 싶었는데 꽃 피는 봄으로 계획하고 있다가 참지 못하고 다녀 왔습니다. 다녀와서 생각하니 조금 참고 기다렸다가 역시 봄에 갔더라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철이라 해가 짧아 약간 바쁘게 걸었는데도 10시간 정도가 걸렸네요.
수도~가야산 종주와 거리가 비슷하지만 난이도는 한 급 정도 낮다는 생각입니다.
산꾼들이 지어 낸 우리나라 3대 종주(縱走)로는,
지리산 화대종주, 덕유산 육구종주, 그리고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가 있습니다.
여기에 수도~가야산을 더하여 4대종주라고도 하구요.
이 외에도 도심을 대표하는 종주로는 서울에는 북한산 종주나 불수도북 종주, 대구에는 가팔환초와 팔공산 종주, 부산에는 금백종주등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종주라는게 대개 극적인 성취감을 맞보기 위함이 많은데 이번 금백 종주도 지리지리하게 많이 걷고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개인적으로 체력 테스트도 해 보고 나름 마지막 종점인 개림초등학교에서 정월 대보름 둥근달을 쳐다보니 달마냥 가득한 포만감으로 기분이 좋았답니다.
다만 금정산 산성고개 지나고 대륙봉 지나서부터는 이곳 저곳으로 수갈래 연결된 등산로가 있고 안내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많이 헷갈렸답니다. 등산지도에 나와 있는 지명과는 전혀 다른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니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갈팡질팡..
자칫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버리면 다시 돌아 올라 오기가(알바) 쉽지 않아 묻고 물어서 이동을 하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한것 같습니다.
계석마을에서 고당봉까지는 세찬 바람이 불고 기온도 뚝 떨어져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만 오후 되니 바람도 조금 잦아들고 기온도 조금 올라 걷기가 수월했답니다. 2~3시간 걷고 만나는 봉우리나 양지에서 당보충으로 1~2분 정도 잠깐 쉬는 것 외에는 꾸준히 걸은 것 같네요. 점심은 행동식으로 형수님이 만들어 주신 약밥을 먹으면서 걸었으니 정말 순전히 쉬지 않고 걸었나 봅니다.
원래 계획은 동대구역에서 아침 첫 무궁화 열차를 타고 양산 물금역에 내려서 택시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할려고 했는데 예매를 할려고 보니 몇 일 전까지 있던 첫 열차(06:00 출발)가 사라져 버렸네요. 할수없이 자가운전으로 양산의 계석마을까지 가서 산행을 한 후 개금역까지 걸어 간 다음 2호선타고 다시 남양산역까지, 택시로 계석마을로 와서 자동차 회수하여 대구로 올라 왔답니다.
산행 인원 : 나홀로...ㅠㅠ
산행거리 : 27km
(해발 30m 정도에서 시작하여 파도 극심히 타다가(정점 801m 고당봉) 다시 해발 70m에서 마무리)
산행코스 :
대구(자가차량) : 계석마을 - 질메쉼터 - 다방봉 - 727봉 - 장군봉 - 갑오봉 - 고당봉 - 북문 - 원효봉 - 제4망루 - 제3망루 - 동문 - 산성고개 - 대륙봉 - 제2망루 - 만덕고개 - 불태령 - 불웅령 - 백양산 - 애진봉 - 유두봉 - 삼각봉 - 갓봉 - 개림초등학교 - 물금역 : (지하철 2호선으로 남양산역까지 이동) - 택시(4500원)이용 계석마을 - 차량회수 - 대구
소요시간 : 10시간 (아침 07: 55분 시작~17:40분 종료)
금정산 관련 산행기 :
금백종주 등산지도
산행코스 :
대구(자가차량) - 계석마을 - 질메쉼터 - 다방봉 - 727봉 - 장군봉 - 갑오봉 - 고당봉 - 북문 - 원효봉 - 제4망루 - 제3망루 - 동문 - 산성고개 - 대륙봉 - 제2망루 - 만덕고개 - 불태령 - 불웅령 - 백양산 - 애진봉 - 유두봉 - 삼각봉 - 갓봉 - 개림초등학교 - 물금역 - (지하철 2호선으로 남양산역까지 이동) - 택시(4500원)이용 계석마을 - 차량회수 - 대구
지도가 필요 하신분은...
아래에 구분하여 올려 두었으니 다운 받든지 프린트 하여 이용하면 됩니다.
계석마을~산성고개 : 클릭
산성고개~개금역 : 클릭
산행은 계석마을 입구(돌비석)에서 윗쪽으로 죽 직진, 대정그린아파트 마당으로 들어선 다음 우측 모퉁이를 돌면 바로 들머리입니다.
설명은 어려워도 가 보면 그냥 바로 찾아 갈 수 있음.
아침 이른 시각.
까치가 새 손님을 반기고 있네요.
한두마리도 아니고..
나두 반가워유...
이곳부터 금정산 정상까지는 위와 같은 표시판이 100~2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아마 양산시에서 만든것 같은데 조금 촘촘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고도표와 함께 상세표시가 되어 있어 거리도 환산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근데 이 후 금정산에서 백양산까지는 부산시 관활인데 정말 헷갈리는 곳 많습니다.
벡양산이 앞으로 보이는데도 등산로가 이곳저곳으로 엄청나게 나눠지는데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표시를 안내판에 적어두었으니 묻지 않고 지도만 보고 찾아 가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부산시 담당자는 양산시청 홍보계 찾아가서 공부 좀 했으면 하네요.
질메쉼터 도착.
이곳까지는 소나무 숲길로서 꾸준한 오르막길입니다.
지그재그..
바람이 완전 세차게 불어 댑니다.
부산은 따뜻한 동네인데 오늘은 전혀 아니네요.
옷차림을 한겨울 차림과 초겨울 차림 두 종류를 준비 해 갔는데 고당봉까지는 한겨울 차림으로 올랐답니다.
눈만 내 놓고 가는 완전무장.
다방봉 직전. 첫 봉우리 에 올랐습니다.
물금시가지 조망. 중앙에는 오봉산.
시가지 중앙에 우측 아파트촌과 그 왼편 주택지가 묘한 대조가 되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가운데 묘하게 생긴 둔덕봉이 727봉갈때까지 내려다 보이는데 경주에 있는 오봉산의 여근곡과 흡사합니다.
여근곡 : 이곳
다방봉 지나 727봉 도착
이곳까지는 쉼없는 오르막 구간입니다.
초반에 체력 안배를 잘 해야 하는 구간이구요.
멀리 고당봉이 건너 보입니다.
왼편은 장군봉
미세먼지가 있는데다 역광이라 사진이 볼품 없네요.
장군봉(735m)과 뒷편으로 보이는 고당봉
고당봉 가는 길에 만난 범어사기(梵魚寺基) 석표.
이곳까지 범어사 땅이라는 표식.
지금도 사찰의 부지가 엄청나게 넓은 곳이 많은데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지난번에 오른 하늘릿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바위.
저곳 위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바로 아래로 마애여래입상이 보여 지는데 음양의 차이가 너무 심해 사진으로는 담기 어렵네요.
뒤돌아 본 올라 온 능선길
가운데가 장군봉
고당봉
약 8km를 걸어와서 처음으로 사람 구경 합니다.
고당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금샘.
님께서 말씀 하시길 금샘 위에는 절대 올라가지 말라 하셔서 멀리서 구경만...
고당봉 801m
전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
고당봉에서 양산방향 조망
우측이 올라 온 능선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가야 할 능선길
미세먼지로 더 멀어 보이네요.
멀리.... 아득히... 백양산이 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죽 떨어지면 북문입니다.
새로 복원한 성곽
이건 늘 봐도 웃기는 자태입니다.
복원이란 옛것과 거의 유사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건 한마디로 조형 작품으로 만든 설치 예술품입니다.
우리나라 성곽 복원은 모조리 이런 형태이구요.
북문에서 올려다 본 고당봉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금샘을 당겨 봤습니다.
고당봉도 바짝 당겨서...
우측 산자락에 있는 미륵사
원효봉에서 뒤돌아 본 고당봉
우측으로 올라왔던 장군봉 능선도 보여 집니다.
가야할 능선길
머~~얼리 백양산도 보이고..
원효봉에서 의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의 성곽 곡선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4망루. 그 뒷편으로는 의상봉
의상봉 옆에 있는 암봉
이런 표시석이 중간 중간 세워져 있습니다.
시멘트 조형으로 만든 개발제한구역 표식
이런 산중에 왜 필요 했을까 궁금증이...
중앙 좌측 부채바위 능선
실제로 보면 참 멋진 바위군입니다.
옛 성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많습니다.
뒤돌아서 당겨보는 의상봉
여여유유....
부럽따...
원효봉에서 동문까지는 걷기가 아주 좋습니다.
말타기 소나무.
동문 도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가 산에까정...
딱 이곳부터 코스가 헷갈렸습니다.
이정표의 표시가 지도에 적혀있는 것들과 달라서 기다렸다가 물어서 진행을 했는데...
문제는 본인도 길을 잘 모르면서 가르켜 주는 사람...
이쪽으로 가면 된다하여 갔는데 전혀 엉뚱한 곳이 니오고...
이곳에서는 남문이라고 적혀있는 곳으로 가면 됩니다.
유려한 곡선의 성곽길이 걷는 내내 기분을 돋우네요.
대륙봉 정상 지나니 시간이 ..?
배가 고픕니다.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네유...ㅎ
엉뚱한 길을 헤매다가 만난 제2망루.
일단 구경이나 하고...
제2망루에서 바라 본 고당봉
걸어 온 길이 아득합니다.
그리고 또 한참이나 헤매다가 만난 남문.
성곽 아래 앉아 있는 두 분이 보입니다.
길을 묻습니다.
"만덕고개 어느 쪽으로 가면 되나요?"
"요짝으로 쫙 가면 되는데, 오데 가요?"
"백양산으로 갑니다."
"백양산!, 택도 없씸다. 오늘 중으로 갈 생각 마이소."
"그래도 가야 됩니다. 아직 해 많이 남았는데요."
"거가 여서 울매나 먼데.. 만덕고개 내려가 자고 낼 가이소."
".............."
이런 요지경 이정표에 너무 헷갈립니다.
무슨 숲이니, 만남의 광장이니....
내가 가고자 하는 곳과 일치되는 글귀가 없으니, 등산로는 사방팔방으로 이어져 있고.
이길이 아닌건 나중에 알았답니다.
하지만 모로가나 둘러가나 서울만 가면 되니...
어찌어찌하여 겨우 만덕고개 지나고 가파른 계단 오르막길.
오르막 끝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그 옆에 전망대가 있는데 옆 시민한테 이 봉우리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갈맷길"이라고 하네요.
모르면 대답을 말면 되는데...
이곳 전망대 이름은 산어귀전망대입니다.
산어귀전망대 조망
가야할 방향으로 숲 사이 불태봉이 조망 됩니다.
불태봉까지는 거의 산 하나를 고스란히 오르는 오름길
데크나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두는 건 어지간하면 삼가야 됩니다.
오를때 무릅각이 커져서 일반 오르막에 비해 휠씬 더 피곤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산길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계단길은 그 옆에 다시 등산로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 결과를 만들게 된답니다.
한동안 도심 산행객들로 붐비는 산길이 이곳부터는 또 혼자입니다.
불웅령으로 오르는 가파른 산길 중간에서 뒤돌아 본 조망
바로 앞은 상계봉
고당봉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상계봉아래 만덕동 비룡산 주위로 집들이 빙 둘러채여져 있는 풍경이 이채롭습니다.
불웅령 전위봉에서 조망되는 풍경
전위봉에는 돌탑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아마 몇 년 뒤에 오르면 멋진 돌탑 하나가 만들어져 있을듯.
이곳에서는 멀리 고당봉까지 조망이 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불웅령 앞의 전위봉
불웅령 정상에서 뒤돌아 본 상계봉과 그 뒤 고당봉
불웅령, 불태령..
두가지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령도 아니면서 령이란 이름도 헷갈리고 두개의 이름도 헷갈리고...
불웅령 지나 백양산 정상 못미쳐 뒤돌아 본 풍경
사진을 찍고 있는 제 그림자가 오후 시각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 주네요.
백양산 정상.
백양산 쪽으로는 정상마다 모조리 돌탑들이 쌓고 있거나 쌓여져 있습니다.
서 있는 우측 뒷편으로 아득히 멀리 금정산 고당봉이 보입니다.
걸어 온 능선길.
멀리 아득히 고당봉이 조망 됩니다.
아시아드 주 경기장
백양산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애진봉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고 시가지 조망이 탁월 합니다.
전망대 앞쪽으로는 진달래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 봄이면 정말 멋지겠는데요.
애진봉 전망대 조망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서면시가지 일대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가운데는 얼마전 야간산행으로 들렸던 황령산
부산 야간 조망 최고
뒤돌아 본 백양산과 애진봉
유두봉.
어떻게 이런 이름이 붙여 졌는지 궁금.
뒤로 멀리 고당봉이 보입니다.
삼각봉, 유두봉, 갓봉 모두 시가지 조망이 좋습니다.
삼각산에서 조망되는 엄광산, 승학산, 구덕산과 우측으로 하구 을숙도, 그리고 낙동강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앞쪽부터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
산행기 : 이곳
생탁 막걸리병이 나무에 달린 이유:
'머리 조심'
바위 틈 사이로 빠져 나와 내려 가야 하는데 자칫 땅만 보다가는 머리 부딫힐 자리입니다.
앞쪽으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갓봉.
대략 20개 정도의 봉우리를 넘어 온듯..
자칫 산에서 일몰까지 보고 내려가지 않을까 하여 야간산행 준비까지 해 왔는데 그러지는 않아도 될듯...
갓봉 지나고 아래로 마지막 코스인 개림초당학교가 내려다 보입니다.
중간 아래가 낙동정맥 종착지 개림초등학교
개림초등학교 내려서는 길
등산로 옆에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날머리 등산로 입구
산불감시 초소에 있던 빨간조끼 근무자가 나와 홀로 걸어 내려오는 나를 반갑게 맞이 합니다.
손짓을 크게하며 하늘을 가르키더니
"오늘은 달이 일찍 떴네요."라며 저의 응대를 기다립니다.
아하..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네요.
둥글고 환한 보름달처럼 밝은 날들이 이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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