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順을 모시고 부산에 있는 금정산 범어사의 여러 암자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둘러보고 왔습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심하여 가만히 있어도 땀이 팍팍 나는데 그래도 산 속이라 좀 나을려나 했는데 습도가 있는 기온이라 땀을 많이 흘린 하루였습니다.
부산 금정산 자락에 있는 범어사에는 모두 11개의 암자(청련암, 내원암, 계명암, 대성암, 금강암, 안양암, 미륵암, 원효암, 만성암, 지장암)가 있는데 이 중 6개의 암자와 범어사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나머지 암자들은 절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주택지 근방이라 다 둘러 보지는 못하였네요.저희가 둘러본 암자는 범어사의 우측에 있는 청련암, 내원암, 계명암이고 이후 범어사에서 점심공양을 한 다음 절의 좌측편에 있는 대성암, 금강암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산자락을 올라 오늘의 하일라이트,, 원효암을 둘러본 다음 내려 왔습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아서 둘러 보았는데, 청련암과 내원암은 바로 인근에 있어 두군데 다 둘러 보는데 1시간 이내이고, 계명암은 산비탈을 계단길로 꾸준히 20여분 올라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약 1시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후 범어사에서 점심공양을 하고 그늘에서 좀 쉰 다음 다시 범어사를 둘러보고 바로 왼편에 있는 대성암을 둘러보고 나와서 돌바다 계곡을 조금 오르면 우측에 나타나는 금강암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서 돌바다 계곡을 건넌 다음 원효암을 찾아 갑니다. 원효암은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꾸준한 오름길을 약 1시간여 오르면 나타나는데 입구부터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내용은 아래 사진과 함께 설명글에서 보충하겠습니다.
사실 6개의 암자를 둘러 봤지만 마지막으로 찾아 간 원효암을 보기 위하여 행차한 계획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절의 암자와는 달리 이곳 범어사의 부속 암자들은 모두 일반인들이 출입이 가능하여 조금만 정숙하면 아무 폐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범어사와 인근의 계곡에는 더위를 피하여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 북새통이었지만 찾아 간 암자들은 모두 조용하여 적막감이 감도는 것이 참으로 좋았네요.
아래 사진들은 둘러 본 암자의 순서대로 되어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산사의 조용한 암자들을 구경하면서 더위를 이겨 보는 것도 아주 괜찮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범어사와 부속암자의 위치와 지도
암자 탐방의 순서입니다.
오전에는 청련암 - 내원암 - 계명암 순으로, 오후에는 대성암 - 금강암 - 원효암의 순..
1. 청련암
이곳에는 불교무술(불무도)인 금강영관을 수련하는 곳이라 합니다.
그와 연관이 된 불교 조각상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중국의 소림사를 보는 듯...
金여사가 먼저 올라가고 있습니다.
요란한 불교 조각상들에 눈이 휘둥그레지네요.
아주 멋진 동자승을 만났습니다.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단아하고 편안하여 보입니다.
2. 내원암
범어사의 산내암자로서 천수천안관세음보상을 모신 대자비전이 있고 범어사의 제일선원으로서 성철스님도 이곳에서 수행을 하였다고 합니다.
여러 큰 수님들의 수행처로서 유명한 곳입니다.
내원암 입구에 있는 포대화상.
통상 미륵불의 화신으로 여기고 있는 포대화상은 살집이 넉넉하여 배를 슬슬 만지며 소원을 풀기도 합니다..만..
이곳에서는 누구 그리하는 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딱 이 시기에는 모든 절집들이 백중 49제라하여 백중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백중날은 업보에 묶인 영가들이 부처님의 법력으로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는 날입니다.
백중은 음력 7월 15일입니다.
3. 계명암
청련암과 내원암을 들렸다가 다시 밑으로 조금 내려와 우측 산길로 오르면 계명암입니다.
입구에서 500m 정도의 산길이라 하는데 계단이 차분하게 만들어져 있어 사색을 하며 오르기 딱 좋습니다.
의상대사가 절터를 구하던 중 부근에서 닭 울음소리를 듣고 암자 이름을 계명암(鷄鳴庵)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계명암은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30여분 걸어 올라야 합니다.
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는 계단으로 되어 있네요.
아내와 둘이 신기하여 한참이나 쳐다 본 나무.
두 그루의 나무가 부러져서 쓰러져 있는데 전혀 영양분이 공급될 것 같지가 않는데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부처님 가피를 입었나 봅니다.
계명암에는 더운 여름인데도 많은 불자들이 참석하여 법회를 가지고 있네요.
아마 백중기도회가 아닐까 짐작하여 봅니다.
법회에 참석하지 않고 바깥에 돌고 있는 농땡이 발견...
계명암에서는 건너편 금정산 자락이 잘 조망됩니다.
중간 기슭에 바위 흐름이 보이는데 저곳에 다음코스로 찾아 갈 돌바다길입니다.
금강암이 조망됩니다.
좌측으로는 시내(남산동)가 보이고 멀리 흐르는 강은 수영강입니다.
4. 범어사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남도 3대 사찰로 한국 불교계의 중심지 중 하나다.
금정산 동쪽 기슭에 위치하며 신라 제30대 문무왕 18년(678년) 의상대사가 창건, 흥덕왕 때 중건했다. '범어사'라는 절 이름의 유래를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금정산 정상에는 항상 마르지 않는 금빛 웅덩이가 있어 한 마리의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하늘(梵天)에서 내려와 그 속에서 놀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산을 ‘금샘(金井)’이라는 뜻의 금정산으로 짓고, 그 속의 절을 '하늘 나라의 고기(梵魚)'라는 뜻의 범어사라고 지었다.” (내용은 웹에서 인용)
드뎌 점심 공양시간. 공양간 입구에 붙어 있는 문구들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리 멋진 식단은 아니지만 맛은 꿀맛이네요.
공양을 마치고 식판은 본인이 깨끗이 씻어 얹어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다시 뒷 사람이 사용하게 되구요.
한켠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공양에 대한 방법과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스테이를 온 학생들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오전에 다녀 온 계명암이 건너편 산 자락에 보여 집니다.(우측 능선 바로 아래)
범어사의 상징인 일주문. 4개의 돌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일주문은 기둥 사이 3개의 문 중앙엔 조계문(曹溪門), 오른쪽에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왼쪽에 금정산 범어사(金井山 梵魚寺)라는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금정산에 자리한, 참선수행도량의 으뜸가는 절이라는 표시이구요.
안쪽에서 바라다 본 모습.
여느 사찰의 일주문과 달리 거대한 석주(石柱)로 웅대한 지붕을 받치게 하는 독특한 구조로 일주문 중의 최고의 걸작품으로 여겨 집니다.
경내에 뒤 늦게까지 피어있는 무궁화가 아름답네요.
대웅전 오르는 길.
대웅전 경내
대웅전에 들려 부처님께 삼배인사를 올리고 안쪽의 천정과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니 그야말로 멋(?)집니다.
우리나라 절집이 다 그렇지만 정말 하나하나가 귀한 예술 작품입니다.
마당에 있는 돌 지주 구멍을 가지고 가늠쇠 정조준을 해 보았네요.
날씨 정말 덥습니다.
후끈 후끈..
지팡이를 든 저 스님은 道士 같습니다.
5. 대성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비구니 수행도량이지만 크게 실례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조용히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절대 소리를 내거나 수행에 방해를 하면 안되겠지요.
사찰음식으로 꽤 이름이 나 있는 암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6. 금강암
북문을 오르는 등산코스에 있는 마지막 암자로서 특이하게도 모든 현판이나 글씨가 모두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금강암 앞에는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 바위골이 있는데 이곳을 돌바다라고 합니다.
금강암 입구. 김두환.. 얼핏 전두환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김두환은 누구실까??
한문으로 된 것은 위 글씨밖에 없습니다.
커다랗게 한글로 쓴 대자비전..
지붕 용마루가 특이하여 자세히 보니..
멋집니다.
모두 한글로..
자혜당에 고이 앉아 수련 중인 저 처자..
한참이나 쳐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돌바다 계곡에는 이렇게 혹서피난을 온 시민들로 북새통..
돌 사이로 시원한 물이 흘러내려 발을 담그고 있기엔 아주 좋네요.
조그만 피래미들이 제 발 무좀을 뜯어 먹어 주더이다..
7. 원효암
범어사 원효암(元曉庵)은 금정구 청룡동 산 524번지에 있으며, 2개의 석탑인 원효암 동·서 삼층석탑이 경내에 있어 각각 부산시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암자는 통일신라시대(10세기 말) 의상대사가 범어사를 창건한 해에 원효대사(元曉大師)가 미륵과 함께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알 수 있는 것은 '의상이 있는 곳에 원효가 있고, 원효가 있는 곳에 의상이 있다'는 말에서와 같이 한국불교의 가장 우뚝한 봉우리로 숭앙받고 있는 의상과 원효는 구도의 동반자였다.
두 사람은 구도(求道)의 길에서 만난 선후배이자 친구사이였으며, 그들의 불교세계도 독특한 철학을 구축한 국가와 민중의 등불이었다.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에서도 이들의 만남을 알 수 있다. 의상망해의 '의상대'가 있고, 그 위쪽 200m 지점에는 원효대사의 좌선 장소였던 '원효석대'가 있다. 원효암에 현재 남아 있는 범어사 조실 지유(知有)스님이 장좌불와의 수행을 계속하고 있으며, 또한 주석하고 있다. '조실 스님'이란 부처님의 길을 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좌표이자 스승의 상징이 되는 큰스님을 일컫는 말이기에 범어사와 크고 작은 범어사 말사의 많은 스님들에게 스승이며, 정신적 지주가 되는 범어사의 가장 큰스님이 원효암에 주석해 계신다는 말이다.(내용은 웹에서 인용)
오르는 길은 숲길이지만 제법 비탈집니다.
범어사에서 1km. 약 30여분 소요.
이런 운치있는 문도 지나고..
삼문으로 된 솟을대문이 먼저 山客을 맞습니다.
아.. 그런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운치랄까 게으름이랄까? 책임없는 방종이랄까...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았나???
솟을대문을 들어서서 바라다 보이는 원효암 전경.
범어사 경내 최고의 수도처로 알려져 있는 원효암.
제일선원이란 편액이 처마밑에 보여 집니다.
솟을대문 못잖게 본관도 폭삭 삭았습니다.
고여져 있는 받침대를 슬쩍 잘 못 건드렸다가는 지붕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보수가 꼭 필요합니다.
무량수각 편액.
한눈에 봐도 추사의 글씨체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친필..
모든것이 100년 전 .. 아니 천년 전으로 돌아 가 버린듯한 느낌입니다.
무심한 꽃들만 향기롭게 피어 있네요.
원효암에 한참이나 머물다 다시 하산을 합니다.
스치는 이들과 대화를 주고받던 아내가 까르르 합니다.
우리부부를 40대 중반으로 보았다며 좋아라 하네요.
순진하긴...
올라가면서 얼핏 봐 둔 길 옆 삼층석탑을 다시 눈여겨 감상합니다.
다시 범어사 계곡으로 내려오니 그야말로 계곡엔 물반 사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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