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봉(846m)과 대야산(931m)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구간의 산행은 주로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있는 농바위마을(이곳에서는 농바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에서 시작하여 중대봉과 대야산을 거쳐 하산으로는 피아골 계곡과 용추계곡의 기나긴 코스를 내려와 문경의 별바위마을에서 마무리 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할 수도 있으나 용추계곡의 시원한 풍경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낫기 때문에 거의 이렇게 움직입니다.
중대봉은 정상 바로 전에 대슬랩구간이 있어 세미클라이밍을 즐길수 있으나 노약자는 조금 위험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이 구간을 피할려면 농바위마을에서 약 30여분 오르면 왼편으로 조금 안전한 코스가 있습니다. 이 구간으로는 출입금지라고 쓰여져 있는데 이유는 모르겠네요.
전체적인 산행은 로프가 많고 급경사구간이 있어 천천히 진행하고 안전에 유의 하셔야 됩니다. 산행거리 약 10여km정도 밖에 안 되지만 시간을 6시간 정도를 잡아야 한다는 점만 봐도 코스가 전반적으로 녹녹치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날씨만 좋으면 사방으로 조망이 멋진 지역인데 제가 간 날은 오전에 소나기가 내리고 하루종일 안개가 머물러 있어 먼 곳 풍경은 즐기지를 못하였네요. 그러나 산행의 맛은 비오면 비 오는대로, 안개낀 날은 또 그런 날 대로 맛이 있으니 모두가 내가 취하는 대로 맛을 느끼게 하나 봅니다. 습도와 온도가 높아 땀은 많이 흘렸지만 이 또한 운동으로 땀 뺀다고 용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 녹색 피톤치드를 흠빡 들이마시며 흘리는 그것은 얼마나 상쾌한지요.
요즘처럼 비 오고 산 안개 잦은 날..
안개 속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봉우리들...
신선이 그린 동양화를 감상하며 한 여름의 산행을 즐겨보는 것도 참 멋진 건강 가꾸기입니다.
중대봉~대야산 코스와 지도(지도에서 파란색 선)
삼송리 농바위마을 - 느티나무(보호수) - 농바위골 - 농바위 - 커다란 바위 - 중대봉 - 822봉 - 전위봉 - 대야산 - 피아골계곡 - 용추계곡 - 별바위
삼송리의 농바위마을입니다. 날씨 덥고 비까지 내리는데도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로 초만원.
마을 앞 정자에 노인 두분이 이런 요상한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 보고 있는데.. 속으로 이런 표현을 했을 것 같습니다.
'더븐 날씨에 그늘 미테서 잠이나 자지 뭔 지랄인가?'
잊혀지고 없어지는 풍경들이지만 늘 가슴을 따스하게 일구는 장면들입니다.
마을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길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뒤틀림이 예사롭지 않아 지나는 이들이 모두 한번씩은 되돌아 봅니다.
바가 부슬부슬..
싱그러운 산하의 풍경은 보기 좋으나 조망이 없어져 아쉽네요.
꽃들이 야생화처럼 무리지어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새총 만들면 좋을 것 같은 가지 발견..!
치어다 올려 보이는 중대봉입니다.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 위험구간을 포기하고 안전구간으로 올랐는데 릿지로 오르는 이들이 멀리 잡혀 지네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너른 바위..
구멍이 뚫려 있는데 뭔 구멍일까요?
거북이 바위의 머리부분..
참 묘하게도 생겼네요.
비는 그쳤지만 습도 100%에다가 온도 높으니 그야말로 사우나탕..
땀 엄청 흘렸습니다.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 여러군데입니다.
비 온뒤 미끄러워서 상당히 조심.
비 온 뒤에는 절대 밟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나무 등걸.
중대봉.
중대봉에서 점심식사.
저는 산에서 주로 행동식으로 해결하거나 아니면 간편식(빵이나 떡..)으로 먹습니다.
혼자 다니며 익힌 버릇이겠지요.
절벽가에 앉아서 빵을 식사로 하고 있는데 앞의 풍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자연..
안개낀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이기도 하지요.
대야산 정상 부근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지나온 중대봉도 홀연히 사라졌다가 어느듯 나타나고..
위 사진보다 더 멋진 사진 하나 건질려고 한참이나 기다려도 더 이상의 동양화는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대야산 정상 건너가기 전 전위봉에서 급경사 내리막을 타기 위하여 대기하는 사람들.
안개속에 귀신들의 모습처럼 보여집니다.
낚시줄 같은 가느다란 밧줄 잡고 오르면 이윽고 대야산 정상.
명색이 속리산국립공원의 끝자락에 속하는 대야산인데 오르내리면서 지탱하는 밧줄들이 너무 허술합니다.
이것이 질기다고 하지만 늘상 바위에 끍히고 부대끼면 어느 순간 툭 끊어져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 갈 수도..
영락없는 빨래줄을 걸어 놨는데 신경 좀 써서 안전하게 굵은 넘으로 교체 해 두길...
대야산정상.
대야산 정상은 완전 장터가 되어 서 있을 곳도 없고..
바로 앞 대간길 구간에 있는 바위봉은 조용합니다.
그곳에 올라보니 실제 대야산 정상보다 더 높은듯 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바위 위에 누군가 홈을 파 두었는데 이것도 뭔 홈?
건너다 보이는 대야산 정상.
복잡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기나긴 하산길.
급경사 구간이 많아 조심 조심.
뭔 개스가 내려 갈수록 자꾸 짙어 집니다.
여기저기 물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는데..
비온 뒤라 그동안 없던 폭포가 많이 생겼습니다.
피아골계곡입니다.
피아골 계곡은 용소계곡으로 이어지고 수량도 넉넉하여져 여기저기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근데 이건 뭥??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물소리가 너무 시원하여 마음까지 상쾌하여 지네요.
용추폭포
물이 너무 많이 하트모양의 구멍이 살짝 가렸습니다.
포대기에 담겨온 요크씨.
찍사 엄마 따라 댕긴다고 니가 고생이 많타.
산행 마치고 다리 둥둥 걷어 물속에서 들어가니 그야말로 시원.
평상시에는 너무 물이 차가워 오래 머물지 못하는데 비온 뒤라 한참이나 견딜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