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고 있습니다.
날씨만큼 산의 색깔도 바꿔져 이젠 겨우내 단색빛은 벌써 사라지고 봄의 연두빛마저 완전 변하여 짙은 녹음으로 온 산하가 싱그럽게 보여집니다.
불암산과 수락산의 연계산행은 하루 코스로서 안성맞춤이고 그리 높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산행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구간으로서 수도권의 명산으로 널리 알려진 산입니다. 촌에서 올라가는 바람에 넉넉한 시간을 잡을 수 없어 남양주의 화접리에서 출발하여 불암사와 석천암을 거쳐 불암산 정상에 오른다음 내리막 능선을 타고 북진하다가 덕능고개를 기점으로 수락산에 접어 들어 다시 오르다가 수락산 정상을 거쳐 청학동의 수락산유원지를 날머리로 하였습니다.
도상거리 대략 13~14km,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 넉넉잡고 6시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근교산에서는 사실 소요시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산행의 맛은 남의 집 구경하듯이 이것저것 천천히 구경하면서 즐기는 것인데 땅만 보고 시간을 다투며 걷는 것은 전혀 무의미하지요. 제가 산행걸음이 좀 빠른편이고 거의 혼자 다니다 보니 시간이 많이 단축 되는데 이것도 고칠려고 노력 중입니다.
山에 올라 저잣거리를 내려보며 느긋하게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귀한 보약이니까요.
불암산 수락산 지도.
노란선으로 표시된 자국이 산행코스입니다.
불암사 일주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문화재관람료, 이곳에서는 받지 않습니다.
일주문의 현판이 불암산으로 되어있지 않고 天寶山佛岩寺(천보산불암사)라고 되어 있네요. 아마 이전에는 그렇게 불리워졌나 봅니다.
佛岩山이나 天寶山이나 모두 좋은 단어는 모조리 동원된듯 하여 일단 산행의 기대감을 높여 줍니다.
불암사(佛岩寺)는 들리지 않고 통과..
이건 뭔 시추에이션???
집채만한 커다란 바위를 조그만 나무막대기들로 굴러 떨어지지 않게 공가(?) 놓았습니다.
정말 서울 사람들은 재주도 좋네요..ㅎ
불암사에서 조금 더 오르니 석천암이란 암자가 나타납니다.
암자 뒷벽 바위에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는데 그리 오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근데 불상의 모습이 온화하지 않고 너무 못생겼습니다.
세세하게 지적을 하지 않아도 궁금한 점이 참 많네요.
궂이 이렇게 못난이 불상을 왜 새겼을까?
왼쪽 눈 밑에 검버섯은 왜 그대로 줬을까?
불암산 정상 부근, 우회하여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도 오른편의 슬랩코스로 올라 봤습니다.
안전시설이 하나도 안되어 있네요. 즉, 이 곳으로는 위험하니 오르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슬랩의 길이는 100여m.
경사각이 제법 됩니다.
공중부양과 스파이더맨의 내공을 발휘하여 천천히 오릅니다.
살짝 실수하는 날엔 헬리콥터를 틀림없이 타겠는데요..ㅜ
약간 스릴도 있지만 주위 경관이 아주 좋습니다.
드뎌 태극기가 보입니다.
고지가 바로 저기네요.
마지막 용을 쓰면서 정상탈환 !
멀리 다음 목적지인 수락산이 조망됩니다.
앞에 바위봉은 다람쥐쉼터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람쥐 쉼터에 웬 사람들이 ...
30˚ 가까운 약간 무더운 날씨.
날씨는 맑지만 대기가 탁하여 먼곳은 흐릿하게 조망됩니다.
무슨바위, 무슨바위하며 다양한 바위들이 참 많습니다. 이건 쥐바위. 왜?
글쎄요..ㅎ 아무래도 각도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여유...
냉막걸리 몇 병과 부침개 마련하여 벗과 함께하면 참 좋을듯...
불암산 너머서서 뒤돌아 본 정상
고지 쟁탈전이 이어지고 있네요.
불암산에서 수락산을 잇는 등로에서 조망되는 터널. 서울 외곽고속도로.
옆의 동네는 상계동이라 하는데..
학씨리.. 갱제... 이대한 궁민 여러분.. 뭐 이런 단어를 자주 사용한 분이 생각납니다.
군데 군데 참호도 보이네요.
지금은 전혀 사용할 일이 없는 곳이지만 이건 허물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불암산과 수락산의 경계지역인 덕능고개. 아래로는 양쪽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지나갑니다.
야생짐승들을 위한 통행로로 통과 ...
짐승들은 사람내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따로 등산통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여 보네요.
군시설물의 철조망 담장을 따라 한참 진행.
부러워라...
산정휴식.
수락산을 오르면서 뒤돌아 보는 불암산. 아래 왼편이 軍시설 같습니다.
위낙에 산행인구가 늘면서 등산로가 엉망이 된 곳이 여러곳이네요.
갈래갈래 나눠진 등산로를 조정하고 지정된 등로 외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정비를 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락산으로 오르는 길에도 유격코스가 아주 많고 다양합니다.
우회로를 따라 오르면 덜 피곤하지만 재미는 없구요.
일단 바위나 슬랩구간은 무조건 타고 넘어 가 봅니다.
치마가 연상이 되지는 않지만 이것도 각도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며 통과..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도솔봉.
왔는 김에 얼른퍼떡 다녀올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도솔봉 좌측 뒤로 불암산이 조망됩니다.
도솔봉을 약간 당겨서..
연약한 여성분이 커다란 바위를 탁 받치고 있네요.
능선을 타고 오다가 보니 이렇게 살 떨리는 구간이 간간 있습니다.
밧줄이나 난간등의 안전시설이 없으니 조금 긴장을 하면서 이런곳에서는 역시 스파이더와 공중부양의 내공이 필요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내려오는 분은 아마 '말라꼬 올라 갔을꼬!'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불암산이나 수락산이나 군데군데 멋진 암릉들이 있어 동양화 풍경이 많이 연출 됩니다.
하강바위
멋 모르고 올랐다 식컴먹은 곳입니다.
철모바위에서 바라본 코끼리 바위.
코끼리가 어데있노? 하면서 한참이나 찾았습니다.
오른편 바위 위에 아기코끼리가 쉬고 있네요.
'불수사도북'이라 하는데...
이 다섯개의 산의 도상거리가 40여 km..
이걸 하루만에 주파하는 사람도 있다지요.
대기만 맑다면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 인수봉.. 사패산등을 공짜로 실컨 볼텐데... 아쉽습니다.
제가 붙어준 이름 - 오형제나무
수락산 정상.
태극기는 누가 가는 것일까요?
깨끗한 태극기가 푸른 창공에 휘날리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아이스크림장수의 노고를 생각하며 스트레이트로 2개를 사 먹고..
불암산 방향으로 조망되는 모습
수락산에서 직진으로 약간 진행하였다가 우측 청학동으로 하산 합니다.
곧바로 진행하면 홈통바위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가 보고 싶지만 이제 그만 내려가고 싶네요.
수락산장.
내원암.
수락산 정상에서 분명 이 암자가 보였는데 이곳에서 치어다 보니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계곡을 끼고 이런저런 주막집들이 즐비하네요.
수락산 유원지라고 되어 있는데 언젠가 미관상, 또는 환경문제등을 이유로 철거가 되겠지요.
근데 대구도 팔공산이나 갓바위, 또는 용연사지구등에 이렇게 서민적인 주막집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모조리 철거되어 버렸거등요.
좀 허접하여 보이지만 나름의 운치로 정겨움이 있었는데 어느 한 구석에는 약간 아쉬움이 남아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