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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덕유산 종주 첫째 날 - 육십령에서 삿갓재 대피소까지(1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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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베낭 한 짐 챙겨서 덕유산 종주를 하고 왔습니다.

종주길 코스인 육십령에서 삼공리의 구천동 주차장까지 산행거리는 약 32km 정도입니다.

비도 좀 맞고 안개로 인하여 조망도 약간 가려졌지만 잃는것이 있다면 얻는것도 있다고 운해가 깔린 멋진 산하의 장관에 눈이 호사를 하였습니다.

이걸 3차에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뭐 대단한 자랑이라고 3번씩이나..ㅋㅋ

 

① 덕유산 종주 첫째 날 - 육십령에서 삿갓재 대피소(1박)

② 덕유산 종주 둘째 날 - 삿갓재 대피소에서 삼공리 구천동 주차장

③ 덕유산 종주 - 에필로그(종주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

 

에필로그는 저 같이 홀로 싸돌아 댕기기 좋아하는 이들께 덕유산 종주 경험담과 함께 교통편이나 시간, 거리등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모아서 알려 드릴까 합니다. 제가 떠나기 전 가장 알고 싶었던 내용들로 모아 보겠습니다. 특히 대구 방향에서 덕유산으로 종주길을 나서는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산악 국립공원 종주를 위하여 하룻밤 산에서 머물려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대피소 예약입니다. 대피소 예약은 예약일 15일 전 아침 10시부터 인터넷으로만 가능합니다. 특히 주말같은 경우는 순식간에 예약이 끝나기 때문에 모니터 앞에 앉아서 순간적으로 손바람을 내야 됩니다. 여름날의 지리산 종주길을 위하여 주말 예약같이 조금 인기있는 코스의 경우 정원은 0.1초만에 땡 하고 끝납니다. 대피소 예약을 마무리 하지 못하면 아무리 준비를 단디 하였다고 하여도 말짱 헛일이 되기 때문에 이 점을 특별히 유의 해야 합니다.(이건 꼭 맞는 내용이 아니라서 추가로 참고 사항은 에필로그 참고 - 이곳)

 

덕유산 종주를 계획하고 저도 인터넷 예약을 하였습니다. 15일 전 아침 10시 가까워 손가락 운동을 하며 대기하였다가 10시 땡에 잽싸게 단타에 성공...ㅍㅍ

홀로 나서는 것이라 이리저리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야 할 것이 많네요. 일단 지난 주 6.5시간 코스인 육백산에서 한번도 쉬지 않고 걸어 5시간만에 주파하면서 체력테스트는 그런대로 된 듯 하고, 뭐 빠진거이가 없나 하고 준비물도 알뜰히 챙겨 봅니다. 제가 산행시 좀 빨리 걷는 편인데다 홀로 다니니 속도가 많이 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출발부터 걸음 속도를 많이 줄였고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걷는 속도를 일정하게 맞췄습니다. 결과적이긴 하지만 이틀동안 16시간의 산행을 하면서도 체력적으로 큰 무리없이 쉽게(?) 종주를 마친 것 같습니다.

 

 

드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나는 날..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아침 7시 24분 출발하는 전주행 버스에 몸을 실고 88고속도로에 접어 드는데 맑게 걷히던 날씨가 조금 흐려지나 싶더니 버스 앞 창에 비가 후두둑 뿌려집니다. 어제까지는 장마비가 많이 내렸지만 일주일 전부터 그 어디의 일기예보에도 주말과 휴일에 비 소식이 없었는데 이 무슨 날벼락...

 

일단 방법이 없습니다. 주문을 외웁니다. 비야 그쳐라.. 비야 그쳐라.. 라구요.

근데 이느무 무심한 비는 육십령에 도착하고도 그칠줄을 모릅니다. 오늘밤 묵을 삿갓재대피소에서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현 기상이 좋지 않으니 안전산행에 유의 하시고 취소자는 사전에 연락 바랍니다.'

 

취소는 무슨, 가야지..

각오를 단디하고 산으로 성큼 들어 갑니다. 조망은 물론, 그쳤나 내렸다 하는 비로 인하여 할미봉까지는 완전 비에 젖은 생쥐꼴.

비옷 입고 땀 차서 젖어나, 그냥 젖어나 젖기는 마찬가지.. 차라리 시원하게 돌격 앞으로 ..

다행히 할미봉 지나서는 서서히 날씨가 개기 시작합니다. 오히려 해가 쨍쨍 내려쬐이는 것보다 걷기는 더 낫구요.

그렇게 첫 날의 산길 12.6km. 7시간 30분의 일기가 시작 됩니다.

참고로 사진에 UFO처럼 보이는 것들은 모두 고추잠자리입니다.

 

 

 

 

 

1박 산행 준비물 -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을 깔아 보았네요.

사진에 빠진 것이 많은데 실제 위 내용보다 더 많습니다. 자세한 것은 이곳(덕유산 종주 - 에필로그)에..

 

 

육십령 도착..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일단 머리에 수건을 꽉 동여매고 출발에 앞서 인증샷.

 

 

들머리 입구.

덕유산 종주는 남진과 북진이 있는데 남에서 북으로 올라갈때는, 이곳 육십령에서 출발하는 경우와 함양 서상의 영각사에서 출발하는 경우로 크게 두가지입니다.

육십령 코스가 힘이 좀 많이 들고 거리도 휠씬 멉니다. 그래도 풀코스라는 인식이 있어 이곳에서 많이들 출발을 하지요.

 

 

비가 오다말다 합니다.

하늘에 파란 구멍이 생기나 했다가 어느듯 컴컴하여 비가 쏫아지고, 또 맑아지나 하면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리고 ..

전혀 조망이 없으니 아무 생각없이 앞으로만 전진.

 

 

급경사구간에는 밧줄을 매어 둔 곳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미끄러지면 다친다는 생각보다는 궁뎅이에 진흙 떡칠을 한다는 생각에 조심 조심.

 

 

하나도 보이지 않던 주위 풍경이 가끔 뭔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

그러다가 다시 캄캄..

 

 

1시간 이상 쉬지 않고 올라 할미봉 도착.

비가 완전 폭포가 되어 쏫아 집니다. 흐미..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사 가지고 온 빵을 꺼내어 빗물과 함께 먹습니다. 그래도 맛은 좋네요.

 

 

할미봉 지나서 되돌아 보니 순간적으로 안개 사이로 봉우리가 살짝 보여집니다.

 

 

저잣거리의 풍경도 스치듯 보여지구요.

 

 

날씨가 슬슬 걷히는듯.

다행입니다.

서봉 한참 못미쳐 헬기장 도착. 할미봉에서 먹다만 빵을 마저 먹고..

멀리 높은 봉우리가 지나온 할미봉 같은데 육십령은 다시 그 뒤 한참이니 제법 걸어 올라왔네요.

 

 

비 온 뒤 .. 숲길은 온통 비로 젖어 있습니다.

축축하니 기분 드럽따는 생각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살짝하여..

시원하고 아주 좋네요. 어차피 옷은 젖은 거..

 

 

비가 그치고 안개가 슬슬 개이기 시작하니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모두 새롭고 신기합니다.

염라왕이 판단을 잘못하여 지옥에 떨어뜨렸다가 다시 그거 아니네! 하고 불러서 천당으로 보냈는데...

그때 보이는 풍경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안개속이었다가 새로이 나타나는 풍경들이 늘 봐 왔던 것인데도 한없이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영각사 방향입니다.

아래 숲 속에 덕유교육원도 보여지네요.

 

 

서쪽방향으로 조망되는 높고 낮은 산들..

 

 

올라 온 능선..

 

 

서봉 도착.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남덕유산 정상

사진에 보이는 UFO는 모두 잠자리들..

서봉에서 남덕유산은 한참이나 뚝 떨어졌다가 다시 그만큼 쎄빠지게 올라가야 합니다.

그냥 구름다리를 맹글어 연결하면 안될까 하는 씨잘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남덕유산을 당겨 봅니다.

사람들이 제법 올라와 있네요.

 

 

서봉에서 남덕유산 가는 코스에도 아기자기 멋진 풍경들이 많습니다.

 

 

 

 

 

남덕유산은 백두대간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0.1km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합니다. 그래도 가 봐야지요.

 

 

남쪽으로는 올라온 능선과 머~얼리 지리산이 운해에 가려 살짝 보여 집니다.

 

 

 

 

 

남덕유산에서 조망되는 서봉.

서봉은 장수덕유산이라고도 합니다.

 

 

서봉을 당겨본 모습..

계단을 내려 올 때는 몰랐는데 상당히 가파르게 보여집니다.

 

 

가야할 북쪽 능선길.

오른편 위로 운해에 살짝 가려진 봉우리가 삿갓봉입니다.

그 너머에 오늘 1박할 삿갓재 대피소가 있구요.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은 어디메쯤인가?

구름에 가려 아득합니다.

 

 

월성계곡.

저기 밑에 동네가 황점입니다. 남덕유산을 오르는 깃점으로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요.

원편으로 능선을 하나 넘으면 삿갓계곡. 모두 황점에서 오르게 됩니다.

 

 

지리산이 운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살짝 아쉽네요.

이곳에서는 왼쪽 천왕봉에서 오른쪽 끝의 노고단까지 지리산 주능선을 한컷에 담을 수 있는 최상의 조망 뽀인트입니다.

 

 

영각사에서 남덕유산으로 올라오는 코스에 있는 철계단

 

 

 

 

 

남덕유를 지나 다시 북으로 걷습니다.

이런 나무아치가 맞아 주기도 하구요.

요렇게 생긴 나무가지에 제가 간혹 혼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입니다.

정말 번개와 별 다섯개가 한꺼번에 몰아 치지요.

약간 숏다리인 제 아내와 산에 갈때 밧줄잡이에 낑낑대는 모습을 보며 '남 클때 뭐하고 그러냐?' 며 놀리곤 하는데 완전 반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월성재 도착.

모처럼 햇살이 쨍쨍 내려 쪼여 무척 덥습니다.

그새 비 맞고 시원하게 올랐던 조금전의 산행이 그립네요.ㅎ

 

 

뒤돌아 보니..

전방의 높은 봉우리가 남덕유산. 그 오른편의 봉우리는 서봉

전체적인 구간 중에서 서봉에서 삿갓봉 구간이 가장 난코스인것 같습니다.

 

멀리 지리산 주 능선도 조망되고

거창방향으로의 산군들은.

거망산, 금원산,기백산이 조망됩니다.

 

 

 

 

 

 

 

 

 

 

 

 

 

 

되돌아 본 남덕유산.

오른편은 서봉. 한참이나 떨어져 내려 왔습니다.

 

 

삿갓봉 도착.

조망이 아주 멋진 곳입니다.

북쪽의 덕유산 능선을 비롯하여 동쪽으로 멀리 수도산에서 가야산 능선을 비롯하여 합천, 거창의 산들과 남으로 멀리 지리산이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지나온 남덕유산과 오른편의 서봉, 그리고 타고 온 능선 풍경.

 

 

금원산, 기백산 방향

 

 

멀리 남으로는 지리산이 아스라이 조망됩니다.

 

 

이쪽 방향은 가야할 능선.

바로 아래 뚝 떨어지면 삿갓재 대피소가 있습니다.

가장 멀리 중봉과 정상인 향적봉이 보입니다. 향적봉이 약간 낮아 보이는데 그건 사진 속 봉우리보다 뒤로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삿갓봉에서 30여분 내려오면 삿갓재 대피소.

여유를 부렸는데도 좀 일찍 도착했나 봅니다.

일단 자리 배정을 받고 60여m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서 만나는 참샘에서 입안이 얼얼하게 물을 항거 마시고 손세수를 합니다.

 

 

이곳에서도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저녁 만찬 시간이네요.

별도로 취사장이 있지만 모두 바깥에서 저녁 준비..

이곳에서 부어라 마셔라하는 기분.. 저잣거리에서는 절대 모릅니다.

술을 딱 끊은 두가는 그냥 라면정식으로 저녁을 준비.

 

 

날씨로 봐서는 놓칠수 없는 기회.

일몰의 풍경을 담기 위하여 준비합니다.

직원한테 포인트가 있느냐고 물으니 무룡산 방향 10분 진행, 헬기장 부근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 다만 나무가지가 좀 가린다는..

그런데 헬기장에서 다시 조금 더 오르니 정말 기가 막힌 일몰 포토 포인트 발견.

 

 

한참이나 기대앉아 있던 자리에 피어있는 꽃.

사진 한 장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자리세 대신..

 

 

실제 이곳에 앉아 쳐다보는 풍경은 가슴이 먹먹할 정도..

일몰이 되고 있는 서쪽 풍경말고 저녁 햇살이 비치는 반대편 동쪽 산 능선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제가 실력이 없어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되네요.

몇장 찍었는데 모두 그저 그런 풍경같이 보여 과감히 삭제.

제 가슴속에만 오랫동안 보관할까 합니다.

 

일몰....

 

 

 

 

 

 

 

 

 

 

 

 

 

 

 

 

 

 

 

 

 

 

 

 

 

 

 

 

 

 

 

 

다시 대피소에 들어와서 비치되어 있는 詩集을 뒤적이며 잠을 청합니다.

빈 자리는 모두 바깥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입니다.

 

 

밤이 깊어 9시가 되면 내부는 소등이지만 바깥의 술자리는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그리고 ...

밤 12시경.

 

걀걀걀걀....

와르릉 와르릉....

임마! 내가 아니라구우~~

크릉크릉...

뿌~웅..

크아 크아..

뿌드득 뿌드득...

 

이 소리는 뭔 소리일까요?

정답은 덕유산 종주 둘째 날 이야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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