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기

2박 3일의 지리산 화대 종주(2) - 지리 능선은 모두가 연하선경

두가(duga) 2022. 6. 2. 15:16

 

지리산 화대종주 2일 차 여행기입니다.

오늘은 일정이 널널합니다.

연화천에서 시작하여 장터목까지만 가면 됩니다.

구간 거리는 13.3km.

종일 지리 주 능선만 걷는 구간이라 바쁜 것 없이 온갖 것 다 보고 즐기고 느끼며 걸으면 된답니다.

진정한 즐거움이네요.

 

연화천에서 벽소령까지는 조금 밋밋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도 별로 없고 닫힌 숲길에서 그냥 힐링한다고 걸으면 되는데 이후 벽소령부터는 지리 능선의 가장 멋진 구간들이 이어집니다.

아기자기하고 조망도 간간 트이면서 지리산의 풍모를 온전히 느끼게 한답니다.

세석 지나 촛대봉의 조망과 장터목 1km 못 미쳐 있는 연하선경은 지리 능선의 백미이구요.

오늘은 능선 모두가 온통 선경입니다.

 

 

산행지 : 지리산 화대종주 둘째 날

일 시 : 2022년 5월 27일~29일

산행 코스 :

연하천대피소 - 삼각고지 - 형재봉 - 벽소령대피소 - 덕평봉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연하선경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소요 시간 : 6시간 거리를 늘려서 8시간 걸림.

 

 

 

 

 

연하천 대피소에서 첫날 자고 일어났는데 어젯밤 코골이땜에 잠을 조금 설쳐서 6시까지 누워있다가 일어났습니다.

이곳 연하천은 일출이나 일몰이 되지 않는 장소라 일찍 일어나 봐야 나갈 곳도 없고 또 오늘 일정이 여유가 많은 편이라 천천히 출발하기로 했답니다.

대피소 숙박은 볼 것도 할 것도 없기 때문에 대개 먹는데 집중하고 그냥 일찍 자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 5시만 되면 출발을 하는 경우가 많구요.

 

 

아침 숲길이 너무너무 상큼합니다.

산에서 늘 느끼는 것인데 내가 걸으면 새가 따라오면서 노래를 불러 줍니다.

날 따라 오면서 들려주는 새의 노래인데  한참 동안 걸어도 바로 곁에서 들려진답니다.

그러다가 문득 발걸음 멈추면 새의 노랫소리도 뚝 그치구요.

아마 지도 나와 같이 외로움과 수줍음을 같이 타나 봅니다.

 

 

삼각고지에서 흘러내리는 빗점골과 의신계곡.

골과 능이 어우러지는 저 환상적인 풍경을 어떻게 표현할까?

권력과 돈을 가지고 다투는 권세들은 도대체 접근할 수 없는 이 향기로운 만족감.

 

 

지리산 능선을 거닐면서 찍은 사진들은 대개 이런 평화로운 풍경이 많습니다.

헉헉거리며 오르고 내리는 곳들에서 찍은 사진들은 별로 없네요.

그런 곳 느낌은 별로 공유하고 싶지 않나 봅니다.

 

 

온 능선이 약간 철이 늦은 꽃동산인데 거의 3가지 꽃이 주류입니다.

온산에 만개가 되어 있는 산철쭉이 대표적이고 그다음 하얗게 피어있는 야광나무 꽃, 마지막으로 병꽃나무입니다.

병꽃나무는 누군가 지나면서 소영도리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것까지는 구분이 안되어 그냥 병꽃나무로 알고 지나갑니다.

 

 

이건 야광나무라고 하는 꽃이구요.

이것도 저녁에 모야모 양한테 물어서 알았답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한참 쉬었다 갑니다.

6시간 걸리는 코스를 길게 늘여서 쉬어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ㅎ

산행 습관이 쉬지 않고 그냥 꾸준히 걷는 게 배어 있다 보니 이렇게 시간 늘려 다니는 게 더 힘드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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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능선을 잇는 길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그 앞쪽으로 덕평봉 아래 벽소령대피소가 보입니다.

바로 아래로는 지리 능선에서 만나는 가장 큰 바우인 형제바위가 우뚝하네요.

 

 

 당겨서 본 벽소령대피소.

몇 년 전 보수를 한 덕분에 더욱 깔끔해 보입니다.

 

 

주능선과 남부능선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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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형제바위

저곳 올라가면 조망 아주 멋진데 아래쪽에 방책을 쳐 두었답니다.

 

 

어느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서 코브라 놓고 찍은 셀카

뒤편으로 보이는 대략의 산세는 짐작이 가는데 확실치가 않네요.

남부능선 뒤로 하동의 형제봉은 알아보겠고요.

 

 

형제바위를 지나갑니다.

워낙에 규모가 커서 가까이 찍은 사진은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는답니다.

 

 

지나와서 뒤돌아 본 형제바위

아주 큰 규모랍니다.

 

 

 

 

 

곳곳에 이렇게 자그마한 돌들로 탑을 쌓아 둔 것을 보게 됩니다.

능선을 걸으면서 품고 온 소망 하나쯤 산신령님께 전해주고 싶은 마음 같을 것이구요.

 

 

간간 여성 혼자 종주 능선을 거니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멋지게 보여 집니다.

 

 

벽소령에는 음정이나 남쪽 의신에서 올라오는 분들과 능선 양쪽에서 오는 분들이 겹쳐 제법 많은 이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야외 식탁이 최고 많은 곳이구요.

간식 조금 챙겨 먹고 곧장 지나갑니다.

식사는 세석에 가서 할 요량이구요.

 

 

골골골

능능능

저 사이 사이마다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겠지요.

 

 

순응과 반항

자연은 이치에 순응을 하는 편인데 사람은 꼭 그렇지만 않네요.

 

 

선비샘입니다.

워낙의 가뭄으로 물이 거시기 머시기만큼 흘러나옵니다.

당일 성중종주를 하면 이곳이 딱 중간지점입니다.

선비샘은 유래가 재미있지유.

 

"옛날 덕평골에 화전민 이씨라는 노인이 살았다. 노인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아서, 죽어서라도 남들에게 존경을 받고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무덤을 상덕평의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하였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 위에 묻었고,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터의 물을 마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려서 무덤으로 절을 하는 형상이 되어 죽어서 남들로부터 존경 아닌 존경을 받게 된것이다"

 

 

선비샘에서 100m 진행하면 비박하기 딱 좋은 데크 자리가 있고 남쪽 전망이 탁 드입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하루 비박하면 벌금 거시기만큼 물고도 전혀 아깝지 않을 7성급 자리가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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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있는 산길이라 이것저것 온갖 거 다 둘러보고 느끼고 즐기며 걷습니다.

 

 

 

 

 

 

 

 

다시 탁 트이는 멋진 조망처.

주능선과 남부능선의 솟은 자리 삼신봉이 조망됩니다.

멀리 화개의 섬진강도 아련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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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 놓고 찍었는데 타이밍 실패네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흡사 절집 천왕문 문지방처럼 닳아져 버린 나무 뿌리

 

 

덕평봉의 저 바위는 아주 멋진 동양화 풍경인데 한 번에 탁 트이지 않아 이렇게 너무 가까이 와 버리면 멋진 모습이 반감이 된답니다.

 

 

주능선 제석 아래 자리한 장터목을 주욱 당겨 봤습니다.

오늘은 저곳 장터목 펜션이 목적지의 종점.

 

 

장터목이 지리산의 수도라면 그곳과 가까이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거친 숨소리가 뒤쪽에서도 들려지네요.

 

 

덕평봉 지나 칠선봉 자락의 멋진 조망처.

아래로는 아득한 절벽입니다.

우측으로 멀리 지나 온 능선이 보이고 그 뒤 아득하게 반야봉과 노고단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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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100점은 아니더라도 90점은 됩니다.

5월 말쯤에서 만나는 날씨로서는 행운입니다.

골짜기 풍경이 멀어지는 모습을 한없이 쳐다보네요.

대강 보면 별것도 아닌 풍경인 듯한데 왜 이리 아름답게 보일까요?

 

 

 

 

 

아빠 원숭이가 마중을 나왔네요.

 

 

칠선봉 정상의 바위 위.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있는 장소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지나 온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구요.

노고단 반야봉 우측 서북능선과 좌측 왕시리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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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반야봉에 뭔가 점처럼 보이는 게 있어 주욱 당겨 봅니다.

 

 

아..

노랑 지붕 묘향대 

묘향암.

 

 

칠선봉도 지나고...

 

 

고개 넘으니 세석꽃밭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앞으로 우뚝 솟은 촛대봉도 보이구요.

가운데는 멀리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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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남부능선.

삼신봉과 외삼신봉이 조망됩니다.(산행기 보기)

 

 

세석과 촛대봉

이곳에 오면 늘 20대 추억이 생각납니다.

종주 여름밤 쌀 떨어져 남의 텐트 앞에서 노래 한곡 부르고 얻어가던 시절...

그때는 쌀, 텐트, 석유, 모포 등등 거의 나뭇짐처럼 지고도 능선을 걸어 다녔는데 그 시절 생각하면 지리산에서 온갖 살림을 지고 하룻밤 사이 이골 저골로 이동한 빨치산들이 이해가 된답니다.

 

 

촛대봉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일행 한 무리가 누워 앉아 쉬며 조망을 즐기고 있네요.

난 저런 시절이 언제 지나갔는지.. 너무 부럽습니다.

 

 

지리 주능 최고의 조망대 촛대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거대한 벽처럼 우뚝 솟아 있는 천왕봉입니다.

 

 

천왕봉을 기준으로 한 촛대봉 파노라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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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을 기준으로 한 촛대봉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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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짝궁뎅이 반야봉

걸어가면 삐쭉빼쭉 할려나요..ㅎ

좌측으로 노고단이 솟아 있습니다.

 

 

시공간을 블랙홀에 넣어 콩알 질량으로 함축..

그리고 다시 꺼내어 나의 시간으로 무한정 늘려 봅니다.

시간도 무의미.

삶도 무의미.

광활한 저 우주 건너 칭구는 오늘도 잘 있는가?

 

 

한 코스 더 진행하여 만나는 연하선경

연두와 초록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더욱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성중종주를 한다며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느긋하게 오다가 갑자기 갈길이 바빠져 천왕봉까지 가지 못하고 장터목에서 하산을 해야 한다며 연하선경을 곁눈으로 보고 지나가버린 여성 분...

바쁜 걸음이 모델로 새겨졌는데 다음에는 천천히 여유 가지고 오셔서 이곳에서 멈춰 보시길 바래요.

 

 

 

 

 

더욱 가까이 다가 온 천왕봉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연하봉을 지나갑니다.

등산객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스쳐지나갑니다.

시간상 아마도 세석에서 하루 머물 것 같네요.

 

 

 

 

 

장터목 도착.

 

 

 

 

 

느긋하게 걸었는데도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배정받은 자리에 배낭을 풀고 식사 준비를 합니다.

이곳도 역시 30% 정도만 숙박 배정이 되어 자리가 완전 널널...

오늘 저녁 메뉴는 아껴서 가져온 햄 통조림과 캔 김치, 황금색 삼양라면, 그리고 햇반 하나입니다.

후식으로는 비스킷 하나와 꿀차 한 모금이 있구요.

 

 

일몰 타임.

저녁 7시 30분경입니다.

해발 1,700m 장터목의 일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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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하루는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는데 오늘은 제법 긴 하루를 더욱 늘려 보낸 듯합니다.

이런 건강을 주신 산신령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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