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기

밀양 최고의 오지, 바드리마을에서 가산마을까지 트레킹

두가 2022. 4. 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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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밀양의 백마산과 향로산 산행(보기) 후 차를 타고 들려봤던 바드리마을.

그때는 겨울철이라 삭막한 동네 풍경을 보면서 새 봄이 되면 꼭 한번 더 찾아와야지 생각하고 있었던 곳이랍니다.

연두가 산빛을 물들이는 시기,

 

밀양 최고의 오지라는 바드리마을에서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가산마을까지 트레킹으로 다녀왔습니다.

밀양에는 3대 오지마을로 알려진 곳이 있는데 산내면의 오치마을과 단장면의 감물마을 그리고 이곳 바드리마을을 3대 오지마을이라고 한답니다.

가산마을은 바드리마을에서도 3.7km 더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밀양 최고의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고요.

김여사가 동행을 했답니다.

 

 

 

산행지 : 바드리마을~가산마을 트레킹

일 시 : 2022년 4월 22일

산행 코스 : 바드리마을~가산마을 왕복 트레킹

소요 시간 : 3시간 내외(편도 3.7km)

 

 

 

바드리마을은 경상도 밀양에서 강원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을입니다.

표충사 들머리에서 지그재그 산길을 20여분 정도 올라서 만나는 해발 550m의 바드리마을.

그곳에서 다시 임도같은 좁은 산길을 따라 1시간 이상 걸어가면 첩첩산중에 서너 채의 집이 보이는 가산마을이 있답니다.

 

 

위 지도에서 황색선으로 표시한 구간이 바드리와 가산마을을 잇는 도로 구간입니다.

편도 3.7km로서 오르내림은 거의 심하지 않아 걷기 좋습니다.

 

 

표충사를 찾아 들어가다보면 삼거마을 지나 우측으로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입구에 바드리마을 표시판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이리저리 휘는 도로를 따라 300여 m 진행하면 우측에 바드리산장이 보이고 이곳에서 직진하지 말고 다리를 건너 산장 쪽으로 우회전하면 됩니다.

곧장 가파른 지그재그 오르막 산길을 오르게 되는데 입구에서 바드리마을까지는 승용차로 약 20~30여분 소요.

 

 

바드리마을에 외지인이 찾아오는 이유중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랫동네에서 백마산을 거쳐 향로산을 산행하기 위해 지나가는 경우와 또 하나는 이곳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난 식사를 하기 위함입니다.

'바드리푸줏간'이란 이름의 식당은 밀양 최고의 고기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고요.

아쉬운 점은 토, 일요일만 운영한다는 점. 예약 필수(055-353-0709)

 

 

오늘은 바드리마을 구경보다는 가산마을 구경에 포인트를 두어 바드리마을은 대충 훑고 지나갑니다.

고지대라 왕벚꽃이 아직도 짱짱하게 피어 있네요.

 

 

마을 뒤로 백마산이 보이네요.

오래전 백마산 반 정도가 산사태로 흘러내려 이곳에 토사가 쌓여 평지가 되고 그곳에 마을이 생겼다고 합니다.

백마산 올라보면 이곳 바드리 쪽은 완전 절벽입니다.

 

 

돌담 아래 할머니 한분이 꽃밭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꽃처럼 예뻐 보이시네요.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를 하니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서 우회전하면 아래쪽에 다산농원 주차장이 있답니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다시 조금 걸어 올라오면 가산마을을 표시하는 안내판이 보이고요.

 

 

가산마을까지 3.7km이고 중간 까치목(둥둥재)에서 백마산을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아마 백마산만 산행을 하려면 까치목까지 차량으로 가서 오르면 엄청 쉬운, 그냥 껌..입니다.

 

 

사과밭 사이에 민들레를 심어 두었네요.

청을 만드는 용도로 일부러 심었나 봅니다. 나중에 나올 때 보니 꽃을 모두 오므리고 있어 노란 색깔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다 베었나 깜짝 놀랐답니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사는 현지인의 눈에는 고달픈 삶의 현장이지만 도시 오염에 찌들어 찾은 제 눈에는 여기가 바로 힐링의 장소네요.

 

 

첫 수확을 마친 두릅들이 다시 새 순을 돋아 올리고 있는 뒤편으로 백마산이 우뚝합니다.

연두가 수채화를 그리는 풍경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가산마을로  가면서 뒤돌아보는 바드리마을.

이곳을 지나는 고압선 철탑은 한동안 말이 많았지요.

 

 

요즘은 오지마을이라고 하여 쓰러져가는 초가가 있고 연세 드신 분들이 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곳 바드리와 가산마을도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지만 사는 형편은 오히려 도시 못잖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지마을 소개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많이 등장한 가산마을..

바로 얼마전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도 촬영을 했던 곳입니다.

 

 

김여사가 오지마을로 가면서 주변에 뭔 식자재(?)라도 습득할 게 있나 하여 과도 하나를 챙겨 왔는데 전혀 필요 없네요.

척박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요 며칠 사이에 가산마을 지킴이 김 선생이 뭔 공사를 하다 보니 레미콘이 드나들어 도로가 약간 윤이 납니다.

 

 

가끔 조망이 트이는데 거의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흡사합니다.

멀리 밀양 울산 고속도로 터널 입구가 보이네요.

 

 

모퉁이를 돌아가는 길 아래쪽으로 집이 한두채 보이고 그곳 탁 트인 조망처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자물쇠로 문을 잠궈 두고 있네요.

안전 때문일까? 멋진 전망처인데 문을 막아 두어 아쉽습니다.

 

 

 

1.2km 남은 가산마을.

간간 트이는 조망을 즐기면 느긋하게 걸어갑니다.

 

 

 

 

 

 

 

 

 

 

 

밀양댐이 보이네요.

뒤편으로는 금오산과 천태산 능선이겠지요.

 

 

밀양과 양산의 경계인 까치목.

백마산으로 곧장 올라가는 산길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가산마을까지는 주욱 내리막길.

 

 

 

 

 

 

 

 

멀리 향로산 아래 가산마을이 보이네요.

산과 마을이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가산마을 전경

맨 앞집이 가산마을 지킴이로 계시는 김 선생 집.

 

 

갑자기 김여사 꺄아악~~!!!

풍경 구경하면서 도로를 걸어가다가 뱀 밟을 뻔..

우리나라 3종류 독사 중에서 가장 맹독인 까치독사.

 

 

조용한 마을에 들어선 낯선 객을 보고 도꾸가 왕왕 짖습니다.

개 짖는 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지네요.

 

 

 

 

 

 

 

 

누구 사람 사는 집 있나 둘러보는데...

 

 

이 집에서 정원에 물을 주고 있던 김 선생을 만났습니다.

가산마을 찾아오는 이들을 가장 반갑게 맞아 주는 분으로 알려져 있지요.

정원에 꽂아 둔 팻말이 그걸 설명하고 있네요.

 

 

 

 

 

주인장과 수인사를 하는 걸 보고 왕왕 짖던 도꾸가 뚝 그쳤네요.

식구라고는 김 선생과 부인, 그리고 수문장 도꾸가 전부입니다.

 

 

차 한잔 하면서 세상 이야기 잠시 나누는데...

 

 

바람은 가볍게 지나가고

향로산 연두가 온몸으로 물들여져 어느덧 김 선생과 죽이 맞아지네요.

 

 

나보다 한 살 더 많은 김 선생.

이곳 오기 전 창원에서 학원을 운영했다고 하네요.

낮술에 취하믄 지 누구도 몰라본다 카든데..

낮에 술 마셔 보기는 처음이라는 김 선생과 암튼 낮술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근간에 이곳 김 선생이 점심을 공짜로 준다는 내용을 누가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이 내용의 처음 시작은,

부부가 점심 식사 중 이곳을 찾아온 방문자를 외면하지 못하여 있는 밥상으로 나눠 먹곤 했는데 그 뒤 이 내용이 알려져 예약하고 가면 공짜로 산촌 밥상을 차려 준다는 것으로 알려져 몇 팀이 찾아와서 먹고 가곤 했는데 약간 무례한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개인적인 내용들이 많아 옮기기는 그렇고 적적한 산골에서 신선처럼 심신을 뇌이며 멋지게 살아가는 김 선생 내외분이 많이 부러웠네요.

 

완전 무공해 산골 농산물들을 소량 채취하여 판매도 하고 있는데 벌꿀, 화분, 버섯, 꾸지뽕, 새싹보리 기타 등등..

(가산농원, 김성수. 010-5572-0088)

이곳 김 선생은 이날 이곳에서 처음 만난 분이라 전혀 광고 아닙니다.

두 부부의 성품으로 봐서 가격이나 품질의 최고 만족은 제가 보증해도 될 정도라 아낌없이 알려 드리는 것이구요.

 

 

김여사보다 한 살 더 많은 김 선생 부인.

두 분 다 그냥 보면 저희보다 열 살 정도 나이가 낮춰 보입니다.

번잡함을 떠나 숲과 산이 주는 기운을 얻어 사는 게 이만큼 차이가 나네요.

 

 

김 선생이 애써 추진해서 세워진 SK 안테나.

덕분에 이곳에서 휴대폰은 잘 터집니다. 단 SK만. 나머지는 거의 불통입니다.

 

 

김선생 부인이 이름 지은 사자바위

향로산 정상 한쪽의 바위인데 천상 사자머리입니다.

이곳에서 내려오는 기운이 이곳 가산마을을 보살펴 주고 있다면서 살짝 자랑을 하시네요.

 

 

김선생 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시간 머물다 더 쉬었다 가라는 진심을 간곡히 뿌리치고

다시 되돌아 나오는 길.

오늘 덕분에 10년은 젊어진 듯합니다.

 

 

 

 

 

바드리마을로 되돌아와 차를 타고..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이 보이고 좌측으로 매바위 필봉도 건너 보입니다.

계곡 안쪽에 자리한 표충사도 살짝 보이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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