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판 보며 걷다. 지리산 둘레길(오미~방광)
산 언저리 숲길 걷기를 전국적 유행으로 번지게 만든 지리산 둘레길..
내면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멋진 곳이지요.
산과 숲, 들과 마을을 걸으면서 잊었던 인간성의 본능도 되새겨 보고.
모처럼 둘레길을 찾았네요.
처음 개통 당시에는 참 많이 다니면서 지리산을 한 바퀴 빙 둘러 돌아본다는 의미에 집착을 했는데 그 뒤 언제부터인지 갔던 곳만 자꾸 가게 됩니다.
가장 자주 가는 곳이 인월~금계 구간이구요.
이 구간이 이전에는 3구간이라고 하여 숫자로 구간 표시를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게 없어지고 동네를 기준으로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오미~방광 구간입니다.
방광마을 가운데 있는 마을회관에 주차를 하고 걷기 시작하여 여러 곳 마을과 산길, 들길을 지나서 오미마을 운조루에서 걷기를 마감했구요.
차량 회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되돌아오는 건 택시를 이용했고요.(13,000원 정도)
구간거리는 12.3km 로서 둘레길에서 시간은 별 의미가 없지만 대략 5시간 정도 소요 됩니다.
걷는 길 강도는 저리산 둘레길 중에서는 약한 편이고 산행과 비교하면 약간 쉬운 산행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산행지 : 지리산 둘레길(오미~방광)
일 시 : 2024년 10월 9일
트레킹 코스 : 방광마을회관 - 수한마을 - 당촌마을 - 곰사육장(공사 중) - 황전마을 - 상사마을 - 하사마을 - 오미마을
소요 시간 : 5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지리산 둘레길을 처음 다녀온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
둘레길이 아니고 등산이여.
그래도 그중 약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답니다.
오미~방광 구간도 중약 정도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고요.
특히 이맘때는 황금들판을 보는 맛이 최공.
지난번 오미~방광구간 일기 (보기)
지리산 둘레길은 시계방향으로 소개가 되어 있는데 이 구간은 이전에는 19코스로 알려져 있었지요.
지금은 숫자가 들어간 코스가 없어져 그냥 오미~방광 구간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방광마을에서 출발을 하여 오미마을 도착으로 하였구요.
거꾸로 걸으면 어떻게 되냐구요.
아무 지장 없습니다. 지 맘대로..
방광마을 회관 .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했습니다.
차에서 배낭을 내려 챙기고 이것저것 단도리를 하고 출발을 하려는데 김여사가 사라지고 없네요.
지 멀리 남의 집 밭에서 동네 할무니 기력이 약해 따지도 못하고 있는 호박을 따 주고 있습니다.
둘이서 뭔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고 있는데 가자고 재촉을 해도 들은 둥 만둥...
긍데 할무니, 매달린 저 호박은 우째 따지유?...
마을 이름이 조금 마려운 느낌이 드는(방광마을) 곳이지만 정감 가득한 곳입니다.
황금 들판은 딱 제철이네요.
아침 안개가 걷히지 않아 더욱 운치 백단.
동네 아줌니들이 여러분 나와서 홍고추 마지막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이런 표시판이 갈림길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 한쪽 색깔만 보고 이동하면 됩니다.
오미에서 방광으로 갈 때는 빨간색만 따라가면 되고..
방광에서 오미로 갈때는 검은색만 따라가면 됩니다.
멀끔하게 구경하고 있는 변견.
까치는 걸어가지 않고 두 발로 뛰어간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들은 두발이 달려있지만 걷는 걸 보지 못했네요.
양발을 사용하여 깡충깡충...
목사님 사는 집이 교회보다 더 우렁차면 안 되는데...
12.3km를 걷는 내내 온갖 과일들이 머리에 부딪칩니다.
이전에는 둘레길에서 농작물 피해가 많아 지역 마을 주민들이 둘레길을 폐지하자고 민원도 많이 넣기도 하고 실제 둘레길 코스가 변경된 곳도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피해가 없다고 합니다.
가을이 완숙한데 얘는 언제 커겠노...
샘터.
부지런한 후손,
벌초를 한지 제법 된 것 같습니다.
다시 새 풀이 돋아 오르고 있네요.
반 정도는 산길이고 반 정도는 들길입니다.
산길 곳곳에는 야생 밤나무가 많아서 떨어진 밤을 줍는 것도 제법 재미있는 일..
이곳에서 길을 잃고 조금 헤맷답니다.
이 건물은 반달곰 사육장인데 한창 공사중이네요.
엄청난 규모입니다.
바깥으로는 모두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구요.
건물을 따라 바깥으로 한바퀴 빙 둘러 마지막 구간까지 갔는데 길이 사라졌네요.
한참을 헷갈리고 있는데 공사하는 분이 뛰어옵니다.
다시 돌아가서 산길 쪽으로 가야 길이 있다고 알려 줍니다.
한참이나 되돌아와서 산 쪽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찾았네요.
알려 준 분이 대략 책임자 같은데 물어봤네요.
"짓고 있는 게 뭔 하는 곳이에요?"
가면서 뒤돌아보고 큰 소리로 알려 줍니다.
"곰 사육장입니다."
이건 오래전 지리산 둘레길을 처음 조성할 때 표시판이네요.
2012년도에 개통이 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화엄사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탐방안내소입니다.
가스 배관을 왜 저리 했을까?
마디를 두 개 정도는 줄일 수 있는데...
재미있으라고 일부러 그랬겠져?
6년 전에는 이 정도였었는데 그 위로 촘촘하게 더 쌓았네요.
김여사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물이 너무 맑다고 하네요.
야생 차밭.
차 열매를 따서 포대기에 담고 있던데 뭐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차 나무에 꽃이 피어 있는 것도 처음 봤네요.
섬진강.
개울에 바가지 하나를 매달아 두었는데 그냥 떠 마셔도 된다는 뜻이겠지요.
걷는 내내 온통 감밭입니다.
홍시가 되어 떨어지는 것도 많은데 수확을 할 사람이 없는가 보네요.
"김여사 이거 홍시 떨어질 것 같은데 하나 따 줄까요?"
"안 돼요. 큰일 나요!"
준법정신이 바로 선 김여사..^^
상사마을 지나고 하사마을로..
중사마을은 없음.
오미마을 도착.
종착지입니다.
수세미가 나무에 주렁주렁.
곡전재 구경
여러 번 와 곳이라 디테일은 생략
(지난 곡전재 구경 : 1, 2, 3, 4, 5, 6)
곡전재의 돌담은 위용이 있습니다.
키보다 훨씬 더 높은.. 거의 성벽 수준이구요.
옛날 양반들은 이처럼 높은 담을 쌓고 그 안에 뭘 했을까요?
그나마 탱자 열매가 담벼락 위로 올라와 있네요.
곡전재 나와서 오늘 마지막 코스인 운조루로 올라갑니다.
왕시리봉이 멀리 보이네요.
새마을 창고는 아직도 그대로 건재.
걷는 내내 간식만 조금 먹고 운조루 옆 들녘식당에 와서 맛나게 먹으려고 했는데 글쎄나...
밥이 떨어졌답니다.
식당에 밥이 떨어지다나..
그럼 얼릉 하면 되는데.
지난번 이곳 식당에서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는 김여사.. 여간 실망하는 눈치가 아니네요.
이곳 오미마을에는 식당이라곤 이 집밖에 없답니다.
일단 운조루 둘러보기로 하고.
이곳 운조루도 자주 와 본 곳이라 디테일은 생략.
입구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통은 운조루의 자랑거리인 타인능해(他人能解)란 쌀독.
대문 옆에서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는 집주인 할무니한테 물었습니다.
"이게 색깔이 왜 이리되었어요?"
"이거 가짜여, 진짜는 저 아래 기념관이 가져다 놨어."
이전에는 이 집 부엌 입구에 있었는데 이제는 아래 새로 지은 기념관에 보관을 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 딱 한그루 있다는 위석류나무
마루 끝에 댄 기다란 나무는 길이가 엄청난데 잇대어 붙인 게 아니고 하나의 나무로 다듬어서 만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별로 대수롭잖게 보는 것 같은데 내 눈에는 운조루에서 가장 특색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오후 3시 반쯤 되었네요.
배가 많이 고픕니다.
택시를 불러서 다시 방광마을로 가서 동네 앞 맛집에서 돌솥비빔밥으로 꿀맛 같은 식사를 하고 대구로 되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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