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선 여행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저는 동강을 꼽습니다.
섬진강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것들과 번잡함이 가미되어 호젓한 낭만으로 대하기에는 약간 거리가 있네요.
그래서 가끔은 대구에서 멀고도 먼 동강 여행을 한번씩 가는 편입니다.
동강은 정선에서 영월까지 흐르는 강 이름으로서 영월에서 서강과 만나 남쪽으로 흐르면서 남한강이 되고 충주호를 거쳐 북쪽으로 강줄기를 바꿔서 양수리 팔당호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고 서울을 거쳐 서해로 흐르게 됩니다.
이 중에서 동강의 풍경은 절경 중의 절경이고 그 속에서 만나는 마을들은 오지 중의 오지라 낭만 여행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구요.
강 옆으로 나 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오르는 드라이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지요.
지난 동강 여행기 보기 :
어라연, 문산마을, 동강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덕천마을, 제장마을
연포마을(칠족령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나리소전망대, 동강길, 정선시장, 삼탄아트센터, 만항재
오늘 여행 코스는 백두대간수목원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서 단풍이 너무나 멋진 우구치마을을 지나 정선선 철로길을 따라 오르고 낙동리에서 좌측으로 틀어 고불고불 물길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 미리내폭포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동강마을인 가수리가 나온답니다.
그곳에서 정선까지 동강을 따라 이동.
우구치를 지나가면서 양 옆으로 만나는 단풍들.
너무 예쁜 구간들이 많은데 차에서 내리기가 귀찮아 눈으로만 담게 되네요.
앙증맞고 예쁜 학교 하나.
남선초등학교 남창분교입니다.
학교 건물은 보이는 게 전부이네요.
학교 들어가는 입구 옆 단풍나무 사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계시네요.
옥수수 수확하고 난 줄기대
이건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합니다.
도로도 좁지만 주변 풍경들이 너무 아름다워 천천히 달립니다.
미리내폭포 뒤태
앞에서 보는 미리내폭포
와인 잔 모양으로 파인 절벽 사이에서 쏟아지는 폭포라고 하여 와인잔폭포라고도 합니다.
와인잔처럼 생겼나요?
이 폭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폭포로서 바위 절벽을 잘라서 위에 흐르는 물줄기를 이곳으로 흐르게 하여 인근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랍니다.
와이드 하게 한 장면으로 보는 미리내폭포(와인잔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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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과 만나는 가수리의 느티나무
단풍이 곱게 들었는데 역광이라 예쁘게 보이지 않네요.
강 옆의 조그만 공터에는 세상에서 가장 조그만 길다방이 생겨 있네요.
예쁜 마담 처녀는 이곳 저곳 다니면서 동강 풍경을 폰에 담는다고 장사는 생각 없습니다.
동강.
아래쪽으로 강이 흘러가는 풍경인데 더 내려가면 운치리에서 강변도로는 끝이 나고 그 인근으로 제장마을이나 연포마을등 숨어있는 오지 속 마을들을 구경할 수 있답니다.
정선 쪽으로 올라가는 동강의 강변도로.
간간 이곳에서 세월을 낚듯이 낚시를 하는 분들이 있던데 오늘은 조용하네요.
제가 만난 낚시꾼들은 잡은 고기를 담는 통을 가져온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정선으로 가는 길..
귤암리에서 동강 건너 수리봉 아래에는 사진으로는 가늠이 되지 않는데 나팔굴이라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당시 정선군 향임좌수로 있던 전민준이란 분이 왜군이 쳐들어와 방비가 되지 않자 이곳 군수와 주민들 그리고 중요 문서를 가지고 이곳 나팔굴에서 피란을 시키고 그는 홀로 관아를 지켰다고 하네요.
그 뒤 왜군이 쳐들어와 그는 극심한 고문에도 실토를 하지 않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굴은 입구는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인데 그 안에는 수십 명이 기거를 할 정도로 넓다고 하네요.
굴의 위치는 사진으로는 도저히 확인이 되지 않지만 언젠가 한번 꼭 가 보고 싶네요.
정선이 거의 가까워질 무렵 바로 앞이 한반도 지형이고 그걸 조망할 수 있는 병방치스카이워크가 올려다 보입니다.
그 옆은 짚와이어인데 김여사하고 오늘 저거 한번 타 볼까 했는데...
당겨서 본 짚와이어.
저기서 타면 동강까지 슝~하고 내려온답니다.
거의 일몰 시간이네요.
스카이워크에 올라가서 일몰을 본다는 계획으로..
저녁해가 강물에 비치는 풍경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스카이워크 도착.
덧신을 신고 들어가야 합니다.
입장료 2,000원.
으르신은 공짜.
돈 내고 들어간 김여사만 사진 하나 찍어 주구요.
해가 지는 쪽으로 산자락 위에 구름이 많아 서쪽으로 넘어가는 일몰 구경은 안될 것 같습니다.
아래쪽으로 한반도 지형입니다.
한반도가 가물치가 되었네요.
조금 전 차를 타고 이동한 동강의 도로가 내려다 보이네요.
와이드하게 크게 보는 사진입니다.
좌측 솟은 봉우리가 병방산 정상이구요.
아래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강의 풍경이 내려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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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 전망대와 함께 담아 본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짚라인은 시간이 늦어 운행을 하지 않아 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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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공원에서 차박을 하고 담날 일어나니 안개가 많이 껴 있네요.
강물을 쳐다보며 간단하게 아침 식사 만들어 먹고..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
요즘은 차박을 해도 불편한 게 거의 없습니다.
차박에서 가장 불편한게 씻는 것과 화장실인데 요즘의 공공화장실은 집보다 더 깨끗합니다.
겨울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도 많구요.
우아하게 믹스커피 태워 마시고 강 건너편에 있는 정선아라리촌 구경을 갔습니다.
아라리촌은 정선군에서 만든 민속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도 가을이 가득하네요.
공적비가 잔뜩 세워져 있는데 아주 못된 넘의 비석이 이곳에 하나 있답니다.
맨 우측의 비석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 대표주자였던 이범익의 영세불망비입니다.
'강원도지사이범익각하영세불망비'라고 적혀 있습니다.
뒷면에는 그를 추모하는 긴 내용이 적혀 있구요.
영세불망이란 절대 잊지 않겠다는 의미.
이 비석을 세운 인간은 비슷한 친일파였던 김택림이란 넘이구요.
이범익이 강원도지사 하면서 자기 민족한테 온갖 악행을 저지를 때 그걸 적극 협조한 정선군수 직책이었습니다.
비석 옆의 안내문에는 이렇게 써져 있네요.
정선아라리촌에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 이범익의 영세불망비가 있으매, 당장이라도 철거하고 싶은 마음 크지만 이 역시 우리가 품어야 할 아픈 역사임에 이 자리에 고이 두고자 합니다.
대신, 우리는 이 비석이 일제강점기에 행해졌던 친일 반민족 역사의 중요한 현장으로 남길 바라며,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후세들을 위한 친일 교육헌장과 친일 연구자료로 활용되길 소망합니다.
세월이 흘러 이 불망미가 먼지가 될 때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이범익과 김택림의 친일행각을 기억하고 또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우리는 정선군민의 뜻을 모아 친일파 단죄문을 세웁니다.
'이 비석이 먼지가 될 때까지...'
가슴을 울리는 말입니다.
요즘 이 비석에 데리고 와서 머리통을 쾅쾅 박아주고 싶은 인간이 몇 있네요.
아라리촌 안에는 연암 박지원의 양반전 주요 장면들을 풍자한 조각물들이 곳곳 세워져 있습니다.
가는 날이 정선 장날이 아니고 정선 장날에 맞춰 간 것입니다.
정선 오일장날은 2,7일이고요.
아침 시간인데도 사람 엄청나게 많습니다.
정선시장은 눈으로 구경만 해도 즐거운 곳이구요.
김여사가 최고 좋아하는 누릉 호박.
근데 사실 상인들의 물건들을 마구 사진을 찍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앉아 계시는 분이 있는 곳에서는 양해를 구하고 찍었네요.
능이버섯인데 엄청나게 크네요.
송이가 유명하긴 하지만,
일능이표삼송이라고 하지유.(일능이표삼송=최고 일등은 능이버섯, 이등은 표고버섯, 삼등이 송이버섯)
능이가 최고 몸에 좋답니다.
요렇게 만드는 집이 여러 집 있는데 시식 결과 이 집으로 낙점.
두봉다리 사 가지고 내려오면서 한봉다리는 먹어 치웠네요.
엄청나게 큰 도라지.
정선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가는 길...
詩 한 자락이 생각나는 가을 한복판.
다시는 더 생각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내려오는 등성이에서
돌아보니 타닥타닥 영그는 가을꽃씨 몇 옴큼
바람 속에 흩어지는 산 너머 기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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