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일기

영희마을 철수마을 뒷산인 효렴봉

반응형

 


조망이 참 좋은 산청 효렴봉에 다녀왔습니다.

황매산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내린 지맥인데 그렇다고 황매산의 산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아무튼 산이란 이름을 포기하고 겸손하게 봉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효염봉(孝廉峰)으로도 불리워지는데 산꾼들은 거의 효렴봉으로 부르고 있답니다.(廉자는 청렴할 렴)

 

천천히 올라서 한 바퀴 돌아 내려와도 4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주변 조망이 좋고 암릉구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 여럿 올라서 사진 찍기 참 좋은 산입니다.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등산로가 조금 희미하지만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정도구요.

예쁜 안내판과 튼튼한 밧줄이 곳곳에 준비되어 안전하고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산행지 : 효렴봉

일 시 :  2023년 5월 21일

산행 코스 :

철수마을회관 - 약수터 - 절터 - 장군봉 - 베틀굴 - 사형제바위 - 정상 - 흔들바위 - 헬기장 - 해산바위 - 십리굴 - 철수마을회관(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산행지 들머리는 철수마을입니다.

철수(鐵水)마을은 이곳 인근에 쇠가 많이 생산되었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지명입니다.

철수마을 바로 옆에는 영희마을이 있습니다.

영희마을은 생긴 지 1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귀촌, 귀농의 신생마을이구요.

왜 이름이 영희마을????
제 국민학교 시절에 국어 교과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 이름이 영희와 철수...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그걸 빗대어 지은 재미있는 마을 이름입니다.

 

 

 

마을 안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그 앞에 마을회관이 있습니다.

두 분이 아침 일찍 농사준비로 나와 있네요.

 

"여기 주차해도 됩니까?"

"예, 그곳 앞으로 조금만 당겨서 붙여 세워 주이소."

"어되서 오셨쓰요?"

"대구서 왔씀니다."

 

그리하여 말이 섞이고 두 분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다 보니 거의 한 시간을 느티나무 밑에서 보냈습니다.

한분은 나랑 갑장이라 더욱 진도가 많이 나가네유.

지녁에 얘들과 식사약속이 있어 일부러 가벼운 산행지를 찾아 일찍 왔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 고맙다고 인사하고 산으로 후다닥 올랐네요.

 

 

오늘 산행 코스입니다.

철수마을 원점회귀이구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산길은 반들하지 않지만 길 찾아 오르는 데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위 지도에 상단의 갈림길 주의하고 표기되어 있는 곳에서 황매산 쪽으로 가지 않는다면 길 헷갈리는 곳도 거의 없습니다.

정상적인 산행 걸음으로 한 바퀴 돌아 내려오면 3시간 정도 소요 될 것 같습니다.

조망 만점에 적당한 산행 강도라 가성비는 거의 100점.

 

 

대구에서 광대~통대 갈아타고 산청 내려서 차황으로 가는 고개만디 달음재의 황매루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이 조망된답니다.

 

 

우측이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고 좌측은 밤머리재에서 이어지는 웅석봉 능선.

 

 

철수마을 입구 도착

'철수 영희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입간판이 도로변에 세워져 있습니다.

동네 입구에 있는 효산서원도 상당히 운치 있네요.

올려다보이는 봉우리가 장군봉.

 

 

마을회관이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주차하고..

한 시간여 동안 연배가 비슷한 동네 주민 두 분과 이야기 나누다가 산행 출발...

초행으로는 들머리 찾기가 조금 애매한데 이 두 분이 열 번도 넘게 설명을 해 줘서 눈감고도 올라가겠네유.

위 사진에 그어둔 빨간색을 따라가면 됩니다.

 

 

등산로 안내를 하면서 신신당부했던..

전봇대에서 좌회전하여 막히는 길에서 우회전 다시 10여 m 올라가다가 좌측 대밭 쪽으로는 절대 가지 말고..

근데 그곳에는 작은 창고 같은 게 있고 대밭 반대쪽으로 누군가 화살표를 그어서 등산로를 표시해 두었네요.

너무 친절한 마을 주민 덕분에 잔잔한 미소가 산행 내내 이어졌답니다.

화살표 지나 포장된 산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왼편으로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구요.

 

 

꽃비 내린 중샘에는 개구리들의 천국입니다.

스틱으로 한번 휘~ 하니 수십 마리의 개구리들이 튀어 나오네요.

 

 

오름길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많네요.

계곡에는 물이 말라 있구요.

 

 

요런 친절한 안내판이 곳곳 세워져 있습니다.

 

 

수도꼭지가 달려있는 약수터.

대야와 쪽박이 제멋대로 나 뒹굴고 있는 걸 제자리에 주워 놓았네요.

졸졸 새고 있는 수도꼭지도 잠가두고...

마시지는 못하겠네요.ㅎ

 

 

참나무가 조금 있지만 소나무가 많습니다.

바람 솔솔 불어 피톤치드 다량 뿜뿜입니다.

 

 

돌축이 쌓여져 있어 산소자리인가 하며 오르니 친절하게 절터라고 안내되어 있네요.

 

 

장군봉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은 크게 걸리지 않지만 약간 오르막길입니다.

 

 

장군봉 암릉 구간.

 

 

이곳부터는 아래로 조망이 트입니다.

아래로 철수마을이 내려 보입니다.

뒤로는 정수산이구요.

철수저수지는 정말 그림에 운치를 더하는 풍경입니다.

 

 

우회하여 오르는 암릉 구간.

발바닥에 껌딱지 하나 붙이면 그냥 오를 수 있을 것 같네요.

 

 

군데군데 튼튼한 로프를 매달아 두어 나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철수지수지.

유럽의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같은 풍경.

 

 

당겨서 본 철수마을

주차해 둔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네요.

 

 

장군봉 앞에서 만나는 안내판.

머리조심?

 

 

보이는 네모난 석구녕을 빠져나가서 올라야 장군봉입니다.

지나가면서 보면 왜 머리조심이라고 써 두었는지 단박 알 수 있음.

 

 

장군봉 정상에는 정상석 같은 유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목은 충강공동계권선생유허비(忠康公東溪權先生遺虛碑)

권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권도(權濤,1575∼1644)를 지칭합니다.

이에 관하여는 동네분들 한데 옛날부터 전해지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 내용을 검토하다 보니 맞지 않는 내용들도 많아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내용은 대략적으로 안동 권씨와 경주이씨가 이곳 인근에 서로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서 이 산이 두 성씨로 소유가 나눠져 있었는데 경주 이씨의 효렴재(孝廉齋) 이경주(李擎柱·1500~1597)와 위 유허비 설명의 충강공(忠康公) 권도(權濤)가 임진란 때 이곳으로 피난을 와서 머물면서 지역민들의 총애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중 정상에는 효렴재 이경주의 유허비가 있고 이곳 장군봉에는 충강공 권도의 유허비가 세워지게 되었구요.

산 이름에 대하여는 이경주의 호를 따서 효렴봉이라고 한 설이 유력한데 지역 주민들의 말로는 옛날에는 이 산 이름을 호랑봉(호랑이봉)이라고 불렀답니다.

암튼 호랑이봉이란 순수 우리 이름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산 이름이 바뀌지 않았을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장군봉 조망 파노라마

끝내 줍니다.

정면 중앙 멀리 지리산, 중봉이 솟아 보이네요.

며칠 전에 헤맸던 하봉 두류 독바위 자락이 저곳이겠지요. 

뾰쪽 솟은 필봉과 그 옆의 왕산, 다시 우측으로 삼봉산도 조망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약간 희미하여 확인이 정확하지 않는데 바위군으로 봐서는 함양 백운산으로 보입니다.

 

 

톡 튀어 오른 삼봉산

 

 

남해섬의 다랭이는 다랭이도 아니다.

 

 

장군봉 명물 거북바위

사진 찍기 놀이하면 아주 좋은 곳들이 많습니다.

근데 이 좋은 산에 죙일 혼자 뿐이라니...

 

 

동행이 있다면 멋진 작품(?) 사진 많이 만들듯..

밑으로는 아득한 절벽이라 작품 맹글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장소를 옮겨 조망되는 장군봉 파노라마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이 하산길인 십리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고개를 내밀고 있는 부암산 수리봉과 정상

 

 

베틀굴은 별로 볼 게 없어 통과

 

 

곧바로 만나는 사형제바위

의좋게 나란히 있네요.

 

 

사형제 바위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 풍경

좌측 능선이 가야 할 구간이구요.

좌측뒤로 부암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황매산도 코앞입니다.

황매산 앞으로는 감암산 능선이구요.

 

 

당겨서 본 황매산 정상

 

 

바로 이어 만나는 효렴봉 정상

이곳에는 장군봉 유허비에서 설명한 효렴재(孝廉齋) 이경주(李擎柱)의 유허비가 있습니다.

 

 

동쪽으로 건너 보이는 부암산, 좌측이 수리봉.

 

 

시간이 지날수록 지리산은 선명해지고 있네요.

 

 

황매산 자락 아래  마을들...

이제 시골도 거의 도시화되었습니다.

 

 

감암산과 황매산

 

 

절때 흔들리지 않는 흔들바위

이거 흔들려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 철수마을 클 납니다.

 

 

흔들바위는 흔들리지 않지만 조망은 멋지네요.

흔들바위 파노라마.

우측이 장군봉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올라올 때는 온통 바위길이었는데 능선은 정말 걷기 좋습니다.

솔갈비가 자북하게 깔린 숲길을 걷는 맛이 최고네요.

오르내림도 거의 없습니다.

 

 

해산바위 30m

좌측으로 내려가니 굵은 동아줄이 보이고 그걸 잡고 내려가니 5층 건물 정도 되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습니다.

 

 

해산바위 위로 올라가면 조망이 기가 막힐 것 같아 1단 정도로 올라서 이곳저곳 둘러보니 좌측으로 겨우 오를 수 있겠는데 습기가 많아 바닥이 너무 미끄럽네요.

옆은 절벽인데 이곳에서 흘러 버리면 모든 게 끝.

누군가 밧줄 하나 매어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능선 끝자락에는 십리굴이 있습니다.

십리굴 위에는 커다란 너럭바위가 있는데,

조망 100점에 봄바람 200점 엘로그린칼라 500점....

이곳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하구요.

 

 

십리굴 너럭바위 조망 파노라마

우측으로 장군봉이 보이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마을 주민이 십자굴 위 너럭바위에서 장군봉의 장군 얼굴을 꼭 찾아보라 하던데...

맨 위의 저건가?

 

 

그러고 보니 투구를 쓰고 있는 장군의 얼굴처럼 보입니다.

 

 

철수저수지에 있는 병연정 건물을 당겨 봅니다.

나중에 내려가서 들려볼 예정..

 

 

당겨 본 철수마을

좌측 중간 아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들머리로 차를 세워둔 곳입니다.

영희마을은 사진 위쪽에 살짝 보이는 곳입니다.

 

 

저녁에 아이들과 식사 약속이 있어 4시 반까지는 가야 하는데....

그냥 만사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곳이네요.

 

 

십리굴로 내려가 봅니다.

 

 

요 바위에서 우측으로 한 칸 더 내려가야 합니다.

 

 

십리굴 입구

 

 

굴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니 뭔 넘이 나를 쳐다봅니다.

 

 

황금박쥐닷!

 

눈싸움을 하는데 안으로 후다닥 날아 들어가 버리네요.

두어 발자국 더 들어가다가 이넘이 다시 튀어나와 내 면상을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와 버렸습니다.

십리굴은 지금은 조금 들어가면 막혀 있는데 이전에는 이곳에서 불을 피우면 한참 아래 동네가 있는 곳에서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합니다.

동네분들한테 왜 십리굴이냐고 하니 이런 대답을 들려 주던데 가만 생각하니.. 연기가 아래로 역류??

 

 

십리굴부터는 곧장 하산길.

 

 

다시 동네에 들어섰네요.

이걸 옛날 우리 시골에서는 '두지'라고 했는데 곡식저장 창고입니다.

표준말로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네요.

 

 

돌담이 정겹구요.

 

 

다시 마을회관이 있는 느티나무 아래로 되돌아왔는데 산나물 껍질을 까고 있던 연세 드신 아주머니(?)가 오데서왔씁니까? 하고 묻네요.

또 자칫 잘못하다가 이야기 한없이 길어질 것 같아 대구에서 왔습니다. 하고 곧장 차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커피 한잔 잡수이소. 한다. 여기 커피가 어디 있어요? 하니 쪼매 기다리이소 하더니 회관 안으로 들어 가시네요.

이곳 분들은 외지인들한테 정말 친절합니다.

커피 한잔 하면서 할머니들하고 잠시 이야기 나누고..

다음에 또 올 테니 오래오래 건강하시소. 

동네를 나옵니다.

 

 

철수마을의 역사와 같이하는 느티나무

나무 뒷편으로 효렴봉이 올려다 보이네요.

 

 

마을을 내려오면서 들린 효산서원.

그 앞에 단청을 입힌 누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철수저수지 상류에 있는 병연정 건물을 보기 위하여 개울을 건너 빙 돌아서 갑니다.

건너편으로 효렴봉이 보이는데 산행은 좌에서 우로 한 바퀴 돌아 내려오게 됩니다.

 

 

병연정 앞 저수지

소풍 나들이 장소로 아주 좋네요.

 

 

병연정 정자 건물

아주 오래전에 철수마을을 비롯한 인근 마을 분들이 계모임을 하면서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건물인데 그 시절에 등짐으로 나무를 져 나르면서 이 건물을 지으면서 아주 고생이 많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네요.

 

 

머라머라...빽빽하게 적혀 있구요.

 

 

병연정에서 바라본 효렴봉

병연정 돌담이 참 운치 있네요.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부자.

되돌아 나오는데 아이가 잡았따!! 하면서 환성을 지르는 소리가 봄바람처럼 청량하게 들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