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
2020. 6. 4.
절영(絶纓)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장왕(莊王)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무섭게 몰아치다가도 극에 다다르면 멈출 줄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장왕에게는 호색한, 쾌남아, 열혈남, 도가적 군주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이런 장왕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는데 바로 ‘절영지회(絶纓之會)’다. 장왕이 영윤(令尹) 투월초(鬪越椒)의 반란을 평정하고 돌아와 여러 신하를 점대(漸臺·중국 한(漢)나라의 무제가 세운 누대)에 모아 놓고 연회를 베풀었다. 이 자리에는 장왕의 비빈(妃嬪)도 참석했다. 왕과 신하들은 푸짐한 음식과 흥겨운 풍류로 하루를 즐겼다. 그러나 저녁이 되어도 무르익은 흥이 그치지 않자, 장왕은 불을 밝히고 사랑하는 빈첩(嬪妾) 허희(許姬)를 시켜 여러 대부에게 술을 돌리게 했다. 술잔을 받은 신하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