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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남쪽, 마음은 비우고 짐은 없음 속도는 과거에 추월당하지 않을 정도 햇빛 한 입 가득 물고 좋아라, 가로수 산이 밀어올린 하늘을 한껏 잡아당겨 시원하게 뚫어놓은 터널 속으로 내가 나를 데리고 떠나는 한적한 드라이브 뿌리치고 온 일상이야 따라오든 말든, 혹 산다는 것은 리허설 없는 생방송이라며 평생 앙바둥하다, 한 사내 이처럼 떠나겠거니, 혹 나는 나를 속이며 살지는 않았는지 나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 내게서 멀어진 것들은 다 그리운 것이구나 세월에 녹슬어가는 나를 폭로하며 신록에게 비춰도 보고 물어도 보고 달려드는 풍경에 감전되어 아아 소리지르다 어디든 서서 마음 내어주고, 눈빛 나눠주고 내게도 있었을 법한 싱그런 신록을 울어라 굽이마다 심하게 덜컹거리더라만 갈래갈래 갈림목에 머뭇거림 없이 홀가분한 내가 나를 버리며 떠나는 홀로 드라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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