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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덕진공원의 연꽃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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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 나는데 유독 연꽃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 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 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 보기도 한다.

연꽃이 피면 연꽃 구경을 오는 달, 별, 새들은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피어 난다는 것은 연꽃과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어울린다는 뜻이 아닐까? 사람들은 벼르고 별러서 연꽃 구경을 갔지만 연꽃이 되지 못하고 그곳에 가서도 자신들이 하던 생각과 일상적인 행동을 한다. 그런데 왜 연꽃들은 스스로 사람이 되었을까? 그것도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었을까? 그렇게라도 사람과 소통하고 동화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사람들의 더러움이 너무 강해 연꽃이 전염된 것일까?


정호승의 '연꽃구경'이란 詩입니다.
그냥 읽기가 쉽게 문단을 내려쓰지 않고 죽 연결하여 놨습니다.
맨 아래 제대로 된 詩를 다시 옮겨 두었습니다.
연꽃을 구경하는 인간의 속마음을 빗대어 표현한 시인데 참 수긍이 갑니다.





아무나,
아무카메라나,
아무렇게나..
마구 찍어도 작품이 되는 꽃이 연꽃입니다.

한창 더운 삼복에 제 자태를 한껏 뽐내는 연꽃은 더위를 타지 않습니다.
들판에 강냉이도 수수도 고구마 줄기도 태양이 펄펄 내리쬐는 이맘때는 고개를 푹 숙이고 껍데기를 축 늘이고 있는데도 蓮은 더욱 우아하게 등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밭속을 놀이터로 삼아 다니는 오리네들도 기진맥진하여 오늘은 거시기 잡아 먹어 배불리기를 포기 한답니다.

그래도 모진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 갑니다.
땀 뻘뻘 흘리며 이 날씨에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백제 견훤이 풍수지리를 보고 물을 끌어들여 저수지를 만든 전주 덕진공원에는 이맘때 연꽃이 호수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蓮 저런蓮 다양하게 있는것은 아니고 거의 홍연입니다.
이맘때 전주를 찾는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덕진공원의 연밭에서 연꽃이 전하는 말을 들어 보세요.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 나는데

유독 연꽃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 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 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 보기도 한다.

 

연꽃이 피면

연꽃 구경을 오는 달, 별, 새들은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피어 난다는 것은

연꽃과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어울린다는 뜻이 아닐끼?

 

사람들은 벼르고 별러서

연꽃 구경을 갔지만

연꽃이 되지 못하고

그곳에 가서도 자신들이 하던 생각과

일상적인 행동을 한다. 

 

그런데

왜 연꽃들은 스스로 사람이 되었을까?

그것도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었을까?

그렇게라도 사람과 소통하고 동화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사람들의 더러움이 너무 강해

연꽃이 전염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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