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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겨울 문턱에 들어선 지리산 (백무동 - 세석 -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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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해가 뜰려면 한참이나 이른 시간..

차가운 밤공기가 쏴하게 느껴 집니다.

함양 읍내의 야간식당에 들려 돼지국밥을 시킵니다.

주위에는 젊은이들 대여섯명 앉아서 속풀이 해장인듯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국밥에 동동 떠 다니는 이게 뭐냐고 물으니 산삼이라고 합니다.


함양에서 지안재 넘고 오도재를 지나 지리산조망공원에서 한참 시간을 보냅니다.

뿌옇게 밝아오는 새벽이 온통 내것인양 기척없는 고요한 적막 속에서 찰나의 번쩍임을 헤고 있으니 늦가을의 아침이 차츰 밝아 옵니다.


세상이 조금씩 보이는 시각.

울긋불긋한 산기슭의 풍경보다 노란 잎들을 온통 흘리고 서 있는 은행나무들이 마음을 다 앗아 갑니다.

그래,

저걸 볼려고 진작에 올려고 했는데 그새 이파리 몽땅 버리고 있네..

마천, 산내, 인월의 가을은 늘 그리움이었습니다.

길가에 한참이나 멍하니 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길턱 나무잎을 모아서 한가득 회오리를 만듭니다.


백무동에서 세석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다음 다시 되내려와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를 작정하였습니다.

이삼일 후면 경방기간으로 막히는 구간입니다.

세석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하늘은 흐린색의 구름이 조금은 끼어 있지만 탁 트인 조망을 즐기기에 너무 좋은 가을입니다.


지리산은 겨울로 가고 있었습니다.

쓸쓸함이 온 산을 휘감고 등산로에는 가을 잎들로 온통...

그 길에서 찾는듯 한번씩 멈춰 서 봅니다.

내 인생은 어디일까?

가을....


그런 계절에..

그런 느낌으로 겨울로 가는 지리산의 스산함을 즐겨 보았습니다.

한발짝 옮기는 이 시간은 영원히 되돌릴수가 없고 한번 본 저 장면은 두번 다시 같은 장면이 될 수 없는 시간의 약속.

참 쓸쓸한 지리산이었지만 하루동안 친구가 되어준 고마운 벗입니다.



산행코스 :

백무동 - 한신계곡 -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참샘 - 하동바위 - 백무동(원점회귀)


산행거리 : 약 20km

소요시간 : 약 8시간







지리산 지도

지리산 등산지도, 지리산 산행지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지리산국빕공원 탐방안내도

각 구간별 소요시간과 거리, 난이도등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지리산조망공원.

조망공원에서 바라 본 지리산 능선의 풍경은 맨 아래 되돌아 오면서 찍은 사진으로 따로 올려 놓았습니다.



백무동에서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으로 오르는 길은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보다 약 1km가량이 더 멉니다.

천왕봉을 목표로 한다면 한참 둘러가는 길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이 길로 올라 봅니다.

단풍은 이미 지고 없고 계곡은 스산하게 느껴지는 늦가을 풍경이지만 딱 제 기분에 맞습니다.



한신계곡은 여름철이 제철입니다.

지리산 3대 계곡으로서 온통 폭포 연속입니다.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가 연이어집니다.



오층폭포 상단부.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한신계곡길은 거의 돌계단길로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세석에 가까워질수록 길을 가팔라집니다.

백무동에서 한신계곡길로 세석까지는 6.5km로서 국립공원에서는 4시간이 소요된다고 소개하지만 그 정도는 걸리지 않고 3시간 전후로 오를 수 있습니다.



올 겨울 첫 얼음구경입니다.

고드름이 주렁주렁하네요.



세석대피소 도착.

2시간 반 정도 소요 되었습니다.

등산로에서 조금 내려가 있는 대피소는 들리지 않고 그냥 통과.



촛대봉에서 천왕봉 조망.

지리산 주 능선에서 가장 조망이 빼어난 촛대봉에서 한참을 앉아 천왕봉을 쳐다 봅니다.

360˚ 막힘없는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촛대봉은 지리산 주능선 종주를 하는 분들이 숨을 한번 내 쉬고 가는 곳입니다.



천왕봉을 바짝 당겨 봅니다.



촛대봉에서 뒤돌아 본 풍경

주능선 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그 왼편으로 노고단이 조망 됩니다.

세석대피소 뒤로는 영신봉.



촛대봉의 조망

반야봉과 천왕봉을 한곳에 담은 파노라마.

지도상으로는 서쪽(왼편 반야봉)과 북쪽(가운데) 그리고 동쪽(오른편 천왕봉)을 모두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내려다 보이는 마천방면에는 아직도 산자락이 붉게 물들어져 있습니다.

조망이 아주 괜찮은 날입니다.

멀리 인월까지 탁 트이게 조망이 됩니다.



촛대봉에서 연하봉 기는 길

지리산에서 가장 예쁜 길, 연하선경

멀리 천왕봉이 머리를 내밀고 있구요.

돌길로 된 등산로이지만 흙길처럼 펀안해 보이는 구간입니다.

(지리산의 등산로는 90%이상이 돌길로 되어 있습니다.)



연하선경



연하봉 부근에서의 파노라마.

죄측에 반야봉이 조망 됩니다.

반야봉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지리산 서북능선,

서북능선 끝부분이 바래봉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천왕봉이 앞으로 많이 다가와져 있습니다.



정상의 사람들이 보여지네요.



쓸쓸하게 보여지는 풍경이 가슴으로 많이 와 닿습니다.

약간은 쌀쌀한 날씨와..

약간은 바람이 부는 날씨..

그리고 약간은 구름이 끼인 하늘..

모든것이 나를 위한 맞춤산행 같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도착



장터목에서 제석봉 오르는 구간은 약간 비탈집니다.

긴 거리를 이동하는 종주꾼들한테는 그야말로 피곤한 구간입니다.

좌측으로 연화봉과 촛대봉, 그리고 우측으로 멀리 반야봉이 조망 됩니다.



제석봉의 고사목



제석봉 지나 조망데크에서 바라본 천왕봉



당겨 봅니다.

이제 사람들의 모습이 확연하네요.



천왕봉 0.7km

그리 길지 않는 구간이지만 이곳부터는 오르막 구간이라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통천문

추억이 많이 남아 있는 통천문입니다.

20대 초반 지리산에 이삿짐마냥 지고 올라 이 통천문 지나면서 그리 힘들어 했던 추억...



정말 모처럼 한적한 천왕봉 정상입니다.

줄도 서지 않고 대강 인증샷도 찍을 수 있고..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조망입니다.

서북능선이 가장 뚜렷하게 보여 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아침에 넘어 온 오도재 앞 지리산조망공원이 우측으로 조망 됩니다.

사진 중앙에 산을 파 헤치는 채석장이 보여지는데 저곳에는 불두가 커다랗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까미귀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 옆을 지키고 있네요.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바로 하산하는 길,

호젓하고 역시 인적이 별로 없습니다.









참샘에서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고..






거의 하산을 다 하니 늦단풍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화려한 가을은 이제 거의 끝나고..

곧 모든것이 황량해지겠지요.









다시 되돌아 오면서 조망공원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 본 지리산 주 능선의 풍경

능선의 지명은 아래 표기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오도재에서 북쪽으로 바라 본 파노라마 조망

지명의 명칭은 아래사진에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늘 눈에 담고 오는 지안재의 아름다운 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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