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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파지수집 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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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그림을 하나 그려 보았습니다.
오늘 제 넋두리에 참여하는 그림입니다.

나이가 분명 60은 휠씬 넘었을 것이고 그냥 차림새로 보아서는
70도 넘어 보이는 초라하고 병든 노부부가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항상 허리를 구부리고 다녔고 할머니는
그보다 더 허리가 구부려져 있고 걷는 것이 아주 힘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위의 그림과 비슷한 철망을 만들어 오토바이 뒤에 매달아 파지를
줍고 다닙니다. 할머니는 파지통 옆에 위태하게 뒤로 돌아 앉아
파지통을 잡고 있습니다.

퇴근 후 집과의 거리가 약 1시간의 걷는 거리라
요사이 운동삼아 걸어 다닙니다.
집 가까이에서 이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 추운 날씨에 잔뜩 웅크리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위의 그림같은 모습으로...

평소 우리 가게 앞 슈퍼에서 파지를 수집하고 그 파지의 댓가로 
슈퍼 주위를 청소하고 그 곳에 생긴 쓰레기를
대신 치워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주 보게 됩니다.
다리를 절면서 겨우 거동하는 할머니가 쓰레기를 줍고 쓸며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안쓰럽습니다.

나도 횡단 보도를 건너서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조금전에 지나온 길에 파지가 많이 길가에 버려져
있던 것이 떠 오릅니다.
어떤 가게가 아마 오픈을 앞두고 생긴 파지 같았습니다.
그 노부부가 하루 종일 걸려 주워야 할 정도로 많은 것같은 양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미 밤 늦은 시간이라 다른 사람이 아직 가져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횡단 보도를 건너다 다시 돌아서 그 노 부부의 모습을 보니
이미 그 분들은 오토바이를 몰고 앞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방향으로 가면 그 파지가 있는 곳이 아닙니다.

소리를 지르려니 목소리가 목을 타고 올라오지 못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내 죄스러움과 안스러움이
뒤섞여 뭔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살면서 크게 죄짖고 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베풀면 살지도 못하는데...

그 노부부의 하루 벌이를 잃게 만든 죄가
쏴 한 독백으로 남아,
베풀수 있는 기회마저 놓친 나를 채찍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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