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중 1코스라고 알려진 주천 - 운봉 구간을 걷고 왔습니다.
이 구간은 약 10년전에 한번 걷고 참 오랜만에 다시 걸었습니다.
지난번엔 주천 - 운봉코스였는데 이번에는 조금 쉬운 반대 방향 운봉 - 주천코스로 쉽사리 다녀 왔습니다.
(반대방향이 왜 쉬운지는 아래 사진 설명 참고)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 열리고 한 구간씩 개통이 될때 1,2,3... 순서대로 코스 이름이 붙여 졌으나 이제는 구간의 앞 뒤 마을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습니다.
이 중 남원의 주천에서 운봉 구간은 가장 먼저 개통이 된 둘레길로서 22구간 중 인기 상위에 들어가는 코스입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지리산 둘레길은 특이한 볼거리나 가슴으로 와 닿는 느낌표가 없으면서도 다녀오고 나면 박하사탕을 먹고 난 것처럼 상큼한 여운을 한참이나 가진답니다. 새 봄 연두가 더욱 진한 요즈음엔 참말로 그 느낌이 강한 곳이 둘레길이구요.
태생적인 본능으로 흙내음이 좋은 저는 이런 논길, 들길, 산길에서 맡는 향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향기롭습니다.
주천 - 운봉 구간의 가장 큰 특징은 운봉고원입니다.
운봉지역이 다른 곳보다 해발 약 500m 정도가 높은 고원지대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주천에서 운봉으로 걷기를 많이 하는데 이때는 해발 150m의 주천에서 해발 550m의 운봉고원의 고도까지 약 400m 정도를 경사도가 제법 있는 고개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반대로 운봉에서 주천으로 이동을 하면 거의 평길 수준으로 걷다가 반대로 400m정도의 가파른 내리막길만 내려가면 끝이라 아주 걷기가 쉬운 곳이 되어 버립니다.
운봉지역이 고원지대라는 느낌을 한방에 받은 경우가 있는데,
운봉에서 주천끼지 걷기를 마무리하고 차량 회수를 위하여 택시를 타고 운봉으로 오는데 한참이나 가파른 재를 오릅니다.
재 마루는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길인데 이곳부터 올라오기는 올라왔는데 재를 내려가는 내리막이 없습니다.
운봉고원내의 논들은 한 달 일찍 모내기를 하고 한 달 일찍 수확을 합니다.
주천 운봉구간의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걷기길 중간쯤에 있는 노치마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백두대간 마루금이 마을 복판을 통과하는 곳입니다.
그리하여 같은 동네인데도 행졍구역이 둘로 나눠져 있구요.
백두대간 마루금을 기준으로 왼편은 주천면, 오른편은 운봉읍에 속합니다.
한 집에도 아랫채 윗채가 갈린 곳이 있어 주천 부엌에서 밥 지어 운봉읍 큰방에서 먹는다는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그으 둔 금도 없는데 이 마을에서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어떻게 알까요?
간단합니다.
빗물이 갈리는 곳이 마루금입니다.
물가름이라고 하는데 비가와서 왼편으로 흘러가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편으로 흘러가면 낙동강이 됩니다.
이 물가름이 되는 곳이 백두대간의 마루금인 셈이구요.
전체 거리 : 14.7km
구간 코스 : 운봉읍 - 행정마을 - 가장마을 - 노치마을 - 회덕마을 - 내송마을 - 주천면 (이정표 검은색 화살표방향)
소요 시간 : 약 5시간
걷기 강도 : 주천-운봉(중), 운봉-주천(하)
차량 회수 : 자가 운전시 두 곳의 연결버스가 있긴한데 하루 운행 댓수가 많지 않습니다. 택시 이용시 15,000원.
누구나 걷고 싶은 길..
지리산 둘레길..
주천 운봉 구간 둘레길 지도.
좌측 상단 전체 둘레길 구간 중 노랑색 원으로 오늘 걸었던 구간이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 전체 구간의 고도표시와 시간이 나타나 있는데 주천에서부터 출발을 하면 급경사 구간이 초반에 나타나져 있고 운봉에서 출방을 하면 마지막에 내리막길이 나타나져 있습니다.
주천, 운봉간 지리산 둘레길 지도.
출발지인 운봉읍의 마을 쉼터.
쉼터에서 100m 못 미친 곳에 공용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둘레길 코스는 운동교차로를 지나 람천이라는 조그만 내천의 다리에서 건너지 말고 좌측 둑길로 계곡 가면 됩니다.(남쪽방향)
이곳에는 둘레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주천에서 운봉 방향은 빨강색 화살표 방향으로..
운봉에서 주천방향은 검은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됩니다.
운봉고원은 거의 모내기 준비가 끝나있어 논에 물을 가둬 논 곳이 많습니다.
일부 모내기를 한 곳도 많구요.
고원 지방이라 기온이 낮아 모내기가 일찍 시작이 됩니다.
행정마을
10년전에 저 다리 끝에 있는 감나무에 빨갛게 익은 감들이 엄청나게 달려있어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감나무가 아직도 그대로 있는게 반가웠습니다.
현재 이 다리 옆으로 새 다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구경나온 견공들...
기장마을 지나고 덕산저수지 언덕의 쉼터입니다.
주인장이 없고 무인 판매점이 있네요.
2,000원을 돈 통에 넣고 냉장고에서 막걸리 한병 ..
안주는 쓰비쓰로 ..
둘레길 무인매점의 인심이 느껴져 달고 시원합니다.
덕산 저수지와 한창 모내기 준비 중인 논들..
뒤로는 지리산 서북능선이 병풍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이런 논길 사이를 걸어 본다는 게 어찌보면 영광(?)입니다.
노치마을입니다.
전국에서 백두대간이 마을을 지나가는 유일한 곳입니다.
한 마을에 행정구역이 둘로 나눠져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이건 10년 전에 이곳을 지나면서 찍은 사진인데 여러가지로 변화가 많네요.
우측의 조그만 가시장미넝쿨이 그새 많이도 컸습니다.
깨끗한 처마도 너덜너덜 해 졌구요.
벽화의 페인트 색상도 많이 바래졌습니다.
백두대간이 자나가는 노치마을의 당산나무입니다.
쉼터 역활을 하는 곳이고 공용 화장실도 앞에 있습니다.
백두대간 안내판과 표시석.
둘레길에는 가족 단위.
연인..
친구..
여럿이..
그리고...
홀로...
앞쪽 들판 너머 한창 축제 중인 철쭉의 서북능선이 보입니다.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에 올려져 있는 덕치리의 초가집.
구석집으로 불리워지는 이 초가는 억새를 가지고 지붕을 인 것인데 원래 마을 전체가 이런 집이었다는데 지금은 이 집만 남아 있습니다.
아부지는 경운기 끌고 가고..
어머이와 아들은 뒷편에 앉아 정겨운 이야기를 나눕니다.
토요일 학교 가지 않는 날..
학원같은 거치장스러운 등짐이 없는 시골 아이는 오늘 엄마, 아빠를 모내기 일손을 도우러 나왔습니다.
둘레길 만남...
보고 듣고 묻고..
홀로 걷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사무락다무락.
좋은 징조를 비는(사무락) 담벼락(다무락)..이란 뜻.
옛 장꾼들이 이곳을 넘나들면서 개인의 안녕을 비는 뜻으로 돌 하나씩을 던져 놓은 것들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10년 전 고개마루를 넘으면서 이런 연못이 언덕 꼭대기에 있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대로....
이 구간의 명물 소나무
'용 소나무' 또는,
'사랑 소나무'라고도 합니다.
연리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기념사진 포인트..
숨은그림 찾기
연두와 초록의 조화가 환상입니다.
숲이 주는 이런 풍경은 그 어느 보약보다도 더 온 몸을 싱그럽게 만들어 줍니다.
내가 지은 이름 '처마바위'
소나기 퍼 부을때 연인 두 사람은 다정하게 비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외국인 부부와 그 아들 두명이 둘레길 탐방을 나섰네요.
아이들이 조금 피곤해 하고 있습니다.
새가 놀라서 피하기 보다는 더르브서... 피할 허수아비.
한창 철쭉제가 열리고 있는 서북능선 정령치가 마주 바라다 보입니다.
주천 종점 도착.
둘레길 안내소 옆의 칡냉면이 아주 맛났습니다.
<참고>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 지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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