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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산행과 여행으로 다녀 온 만재도의 백패킹 2박 3일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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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의 외딴섬,

만재도 산행과 여행 2박 3일의 마지막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호가 만재(晩才)인 시인이 있는데 이생진 시인입니다.

섬을 너무나 사랑했던 분이지요.

시인의 이름은 들어봤는데 알듯 말 듯 하다면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떠 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인이 만재도 여행을 하려고 벼루었는데 10여 년 동안 날씨운이 좋지 않아 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만재도 여행을 하고 나온 후 시를 썼는데 만재도에 관한 시만 93편을 써서 시집 한 권을 만들었답니다.

그의 시 만재도.. 의 일부입니다.

 

만재도에 가고 싶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오지 말라고 했다

아니 만재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가

아예 만재도는 없다고 했다가

만재도는 당신의 꿈속에 있을 뿐이라고 했다

만재도에 갔다 온 사람도 쉬쉬했다

만재도를 숨기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도 만재도에 갔다 왔으면서 만재도는 없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섬 / 이생진)

 

 

이 비경을 나만 보여주기 위해

어젯밤 조물주가 새로 만든 것이다

마을 사람들도 어젯밤에 태어났다

손톱 사이에도 때가 끼지 않았다

비공개리에 공개된 섬

만재도

배에서 내려 찾아가면 없고

없어서 다시 배에 올라타면 나타나던 섬

십 년을 그짓하다 오늘에야 올라간 섬

만재도

그 섬을 놓치지 않기 위해

큰산 물생산 장바위산

나도 검은 염소가 되어

염소들 틈에 끼어 따라다녔다

그들은 내가 염소인 줄 알고 마음놓고 다녔다

이 섬은 내가 염소이길 바랬다

(하늘에 있는 섬 / 이생진)

 

 

그들은 만재도에 와서 재미를 못 봤다고 했다

낚싯대와 얼음통을 짊어지고 배를 타기 직전까지도

그 말만 되풀이했다

날보도 재미 봤느냐고 묻기에

나는 낚시꾼이 아니고 시인이라고 했더니

시는 어디서 잘 잡히느냐고 물었다

등대 쪽이라고 했더니

머리를 끄덕이며 그리로 갔다.

(만재도 86 / 이생진)

 

 

 

만재도는 산행과 여행 모두 합쳐서 하루만 둘러보면 충분합니다.

산행을 조금 하시는 분들은 한나절만 하면 되구요.

 

만재도는 3곳의 산이 있는데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장바위산은 마을에서 왕복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물생이산은 샛개재에서 왕복 1시간이면 충분, 

마구산도 샛개재에서 1시간이면 왕복이 됩니다.

산행은 느긋하게 다녀와도 5시간이면 완성이 되고 나머지는 마을 구경(?)인데 이도 그가 그 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육지에서 살갑게 해보지 못한 멍을 원 없이 하면 되구요.

 

 

샛개재에서 물생이산을 먼저 올라가는데 뒤돌아보니 한배 출생인 여성분들이 건너편 마구산으로 오르고 있네요.

 

 

물생이산은 오른쪽이 모두 절벽이라 조심해야겠네요.

경치가 좋아 바위턱에 올라서 내려가보니... 허걱입니다.

 

 

절벽이 잔디로 되어 있는 멋진 풍경.

 

 

절벽길을 따라 오르면서 뒤돌아 본 마구산.

우측으로는 아침에 다녀온 장바위산이 보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컴퓨터 화면의 큰 사진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물생이산으로 오르면서 내내 보이는 외마도와 내마도.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그 뒤로 보이는 태도(하태도, 중태도, 상태도)

 

 

장바위산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내리 꽂히는 절벽으로 하얀 꽃들이 피어 있는데 너무 예쁩니다.

수국인가?

 

 

물생이산 정상.

한평 정도 되는 정상 둘레가 모두 절벽이라 가만히 있어도 어지럽네요.

송곳 끝에 올라와 있는 기분.

 

 

두 번 와 볼 수 있을까?

물생이산 정상입니다.

 

 

물생이산에서 앞으로 조금 더 진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곳까지 다녀오려면 목숨 걸고 가야 할 것 같은...ㅠ

칼날 능선을 타고 지그재그로 가야 하네요.

 

 

그곳 건너편에는 염소가 몇 마리 있습니다.

이곳 만재도에는 이전에 염소가 많았다고 하는데 육지에서 염소쟁이가 와서 모조리 잡아갔다고 합니다.

지금도 산길 곳곳에는 염소를 잡았던 그물망이 남아 있답니다.

 

저곳 염소들은 사람들이 자기들을 잡을 수 없는 장소를 찾아 지내면서 스스로 생존의 지혜를 터득하고 있네요.

 

 

물생이산 정상의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좌측에 보이는 두 개의 바위섬이 외마도와 내마도이고 중간이 만재도에서 가장 높은 마구산입니다.

우측이 오전에 다녀온 장바위산이고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컴퓨터 화면의 큰 사진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마을 풍경을 당겨 봤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건물이 발전소와 정수장.

바로 아래가 분교였던 건물이고 지금은 펜션으로 운영 중입니다.

 

 

만재도 산행으로 가장 좋은 구간인 장바위산.

주상절리가 일품입니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

어느 곳이든 올라서서 내려가보면 아득한 절벽이네요.

 

 

오전에 다녀온 장바위산 옆의 녹도를 당겨봤습니다.

섬 전체가 주상절리로 되어 있구요.

 

 

아늑한 장소에서 멍을 해 봅니다.

아득한 절벽 위 잔디밭..

세상의 명당입니다.

 

푹신한 잔디밭이라고 이곳에 한참이나 드러누워 살풋 잠이 들기도 했는데 그 여파가 집에 되돌아와서...

이곳저곳 가려운 곳이 엄청나게 많네요.

나중에 보니 진드기...

 

 

건너편 마구산으로 곧장 건너가지 않고 좌측의 바닷가로 내려가 봅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어질어질 하지만 그래도 멋지네요.

 

 

사진에 보이는 절벽 곁으로 산행길이 아슬아슬하게 나 있답니다.

 

 

바닷가로 내려왔네요.

바로 앞에 외마도와 내마도가 보입니다.

 

 

가야 할 마구산입니다.

빙 둘러는 절벽이지만 실제 걷는 길은 모두 육산길이구요.

 

 

바다 끝까지 내려와 봤네요.

아프리카 희망봉 끝에 도달한 기분..

 

 

세상의 최남단, 희망봉 끝에서..

 

 

 

 

 

 

 

 

코끼리가 바닷물을 들이키는 특이한 장면.

 

 

마구산은 특이점이 별로 없는 평범한 육산이네요.

 

 

조기.. 위가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무인등대가 있구요.

 

 

등대 너머로는 아찔한 절벽인데 멀리 태도섬이 보입니다.

 

 

왼편으로 가거도도 조망되구요.

 

 

정상에서 마을 쪽 바로 아래에는 후박나무 군락지인데 가장 정상에 가까운 곳에 엄청난 크기의 후박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마을의 수호신 당산나무네요.

 

 

나무의 뒤틀린 형태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래쪽은 연리지로 되어 있구요.

 

 

요렇게 빙 돌아서 잎이 피는 거시기가 잔뜩 많네요.

 

 

다시 마을로 내려 왔답니다.

 

 

텃밭에 고추가 딱 세 포기.

욕심은 없습니다.

이 정도만 하면 두어 끼 땡초 맛은 볼 것 같네요.

 

 

막걸리를 팔지 않아 너무 아쉬운 만재도 슈퍼.

아쉬운 대로 페트병 쏘주 1병 구입하여 바닷가에서 해가 지는 시간까지 보내야 합니다.

 

 

참치캔과 목포마트에서 구입한 봉지김치를 버무려 끓여 만든 찌개 안주로 바다와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경상도 말로 문답놀이를 하면서.

 

여기 만재도 옹께 좋나?

그래 조타.

 

 

짝지해수욕장 건포 말리는 곳.

이곳에는 여수댁 옆집 멍멍이가 항상 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왜 ..

냥이넘들이 수시로 넘보니.

 

 

전날 저녁,

여수댁이 내 아지트 텐트를 보면서 걱정을 하며 하는 말씀이..

위에 돌 굴러 떨어지면 자다가 119 헬기를 불러야 한다며 조심하라고 했는데.

밤중에 당신께서 해경 배를 타고 급하고 목포 병원으로 나가셨으니.. ㅠ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오늘도 일몰 구경을 하려고 샛개재로 올라 봅니다.

 

전날 하루 봤으면 됬져. 머하려 또?

흐메... 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샛개재에서 일몰을 기다립니다.

오늘 처음 보는 분들.

저녁배로 들어왔나 봅니다.

이 분들도 나처럼 백패킹으로 오셨네요.

엄청 반가웠답니다.

 

 

오늘도 역시 수평선 오메가는 틀렸네요.

 

 

 

 

 

일몰이 일출처럼 보입니다.

 

 

담날 아침.

섬을 나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물생이산에 아침 햇살이 비치는 풍경을 한번 더 감상하고..

 

 

윤슬로 반짝이는 동쪽 바다..

 

 

정겨운 만재도의 포구와도 안녕을 합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섬이네요.

 

 

 

 

 

 

 

 

목포까지 데리고 갈 배가 들어옵니다.

만재도의 2박 3일 백패킹 여행을 마칩니다.

 

 

만재도 이야기는 세편에 걸쳐 이어집니다.

첫 번째 이야기 보기

두 번째 이야기 보기

세 번째 이야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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