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을 차박으로 많이 다니는 편인데 만재도는 차를 가지고 갈 수 없어 커다란 배낭에 살림살이를 챙겨서 백패킹으로 다녀왔습니다.
요즘 경량화된 장비들이 많아 수월하게 다닐 수 있는데도 옛날에 사용하던 것들을 짊어지고 가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네요.
섬의 민박시설을 이용하면 되는데 홀로 여행에서는 이게 체질에 맞지 않아서...ㅠ
그동안 섬 여행 중에서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 곳 중 기억에 많이 남는 곳으로는 여서도와 가거도입니다.
여서도 1박 2일 여행기 보기
가거도 2박 3일 백패킹 보기
오늘 여행지 만재도는 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반 소요.
남해고속 소속의 쾌속선이 운행되는데 하루에 1회 운항합니다.
목포에서 14: 40분에 출발하여 만재도 17: 20분 도착 그리고 다음 기항지인 가거도에 18:00분 도착하여 그곳에서 배가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가거도에서 07:40분에 출발하여 만재도에 08:30분에 도착, 다시 목포 도착하면 11:00분이 되는데 이걸 매일 반복 운항합니다.
한 줄 요약하면 저녁에 들어갔다가 아침에 나와야 하는 섬이라 여행으로 즐기려면 무조건 2박을 해야 가능 하지유.
만재도가 이전에는 육지에서 여객선으로 가는 섬 중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렸던 섬이라고 합니다.
뱃삯도 상당한데 편도 60,600원입니다.
섬에서 민박을 하게 되면 1박 70,000원, 식사는 1인 1식 12,000원이고요.
그러나, 꼭 한번 가 보라고 강력하게 권하고 싶은 섬이네요.
전혀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비경과 외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섬입니다.
만재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는 사진 설명글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사진이 많아 세 번에 걸쳐 올립니다.)
여행, 산행지 : 전남 신안군 만재도(장바위산, 물생이산, 마구산)
일 시 : 2025년 6월 5일~7일
만재도 위치 보기 : 이곳
트레킹 구간 따라 걷기 : 이곳
섬 여행에서 가끔 풍경에서 실망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곳 만재도는 반대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멋진 섬이네요.
가거도보다 더 풍경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소매물도와 비슷한 느낌이 들구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많이 알려졌다고 하네요.
만재도 트레킹 지도
만재도는 그리 크지 않는 섬이라 여행과 산행을 합쳐도 대략 하루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시간에는..
섬에서 나갈 수도 없고,
최대한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고, 천천히 느끼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멍~~~~~
목포에는 연안여객선 부두가 두 곳 있는데 만재도나 가거도 가는 배는 큰 여객선터미널에서 타야 합니다.
일반 섬 여행에서는 배를 타고 가면서 바깥에 나가 구경도 하고 바람도 쏘이곤 하는데 만재도 가는 배는 선실에 갇혀 있어야 하구요.
특이하게 배 의자에도 안전벨트가 있다는..
배 운임은 일반 승객은 6만 원인데 섬 주민은 달랑 1,000원.
일반인도 평일에는 50% 할인.
2시간 30여분을 신나게 달려서 도착한 만재도..
이전과는 다른 테트라포드가 쌓여 있네요.
이 방파제가 생기기 전에는 목포에서 다니는 여객선이 가거도 거쳐 이곳 오는데 5시간 30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접안을 할 수 없어 바다 가운데서 종선을 타고 섬에 들어와야 했구요.
평일이라 그런지 거의 섬 주민이 내리고 여행객은 가벼운 배낭을 멘 젊은 여성분 여행객 네 분과 이삿짐 같은 배낭을 짊어진 나..
마을에는 트럭이 두대 있고 자전거가 한대 있습니다.
트럭은 지가 움직여 봐야 최대 거리가 200m 정도.
섬은 T자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 모서리에 산이 하나씩 있다고 보면 되구요.
가장 먼저 가 볼 곳인 장바위산이 마주 보이네요.
이곳 주민들은 그냥 앞산이라고 합니다.
만재도 입도 기념촬영
텐트를 칠 곳을 잡아야 하는데 동네 주민분의 추천 장소로는 서너 곳이 있네요.
만재도는 이십여 가구 정도는 되는 것 같고 주민 수는 이장 말씀으로는 30여 명 된다고 합니다.
이곳 3일 머무니 만나는 사람이 모두 거가 거.
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일단 주민분의 추천 장소로 이곳이 좋다고 하여 위 화살표 지점에 아지트 설치.
아지트에서 조망되는 풍경
좌측이 마구산이고 우측이 장바위산(앞산)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지고 컴 화면의 큰 사진은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마을은 모두 돌담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의 성벽처럼 보이네요.
아침에는 이 앞에서 바다에서 채취해 온 수산물을 마을 여자분들이 모두 나와서 손질하고 있네요.
만재도 슈퍼입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다고 하는 점빵인데 물품 개수는 이십여 가지 이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술 구입차 두어 번 들락거렸는데 막걸리는 없고 페트병 쏘주만 있답니다.
낮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저녁에야 구입 가능합니다.
암초등대가 보이네요.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대략의 분위기 파악.
화장실이나 식수 구할 곳 등등
공용화장실은 선착장 옆에 한 곳이 있고 식수는 이 섬에서 나오는 물은 모두 해수를 정수하여 담수로 만들어 보내는 것이라 어떤 수도꼭지에 나오는 물이라도 식수로 사용해도 된다고 하네요.
한배(?)에서 나온 분들이 짝지해수욕장 구경을 하고 있네요.
몽돌 해변인데 물이 아주 깨끗합니다.
배낭 메고 왔다고 하여 전 끼니를 자족해 버리면 섬에 대한 예의가 아닐듯하여 서너 끼는 매식을 하기로 하고 여수댁에 부탁을 하여 세끼 정도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첫날 저녁, 둘째 날 점심과 저녁.
한 끼 12,000원인데 문어 한 마리 삶아 주시는 바람에 흔쾌히 5만 원 선불로 드리고 쏘주도 한병.
혼자 식사인데 반찬을 너무 많이 담아주셔서 큰 접시 달래서 조금씩 덜었네요.
낼 점심은 12시 반에 먹기로 하고.
근데...ㅠㅠㅠ
이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저녁에 텐트에서 자고 있는데 여수댁의 남편 되시는 분이 찾아왔습니다.
아주머니가 갑자기 아파서 밥을 해 드릴 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제가 지불했던 5만 원을 텐트 안으로 밀어 넣고 얼른 되돌아가시네요.
담날 이야기를 들으니 아주머니가 밤에 갑자기 뇌출혈이 생겨서 해경 배를 타고 목포 병원에 나갔다고 합니다.
섬에서 나오는 날까지 되돌아오지 않으셨는데...
혜자네 주막집에 밥값을 전해 드리라고 하고 문자로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해 드리니 고맙다는 답장은 받았는데 어찌 되셨는지..
목소리는 엄청 크지만 참 좋으신 분..
지금도 걱정이 됩니다.
여수댁에서 저녁을 먹고 일몰 구경을 갑니다.
하얀 원 안이 아지트 텐트를 쳐 둔 곳.
샛개재로 올라가면서 뒤돌아 본 풍경.
마을과 장바위산이 내려다보입니다.
마을 가장 위에 있는 건물은 발전소와 정수장.
그 옆 현대식 건물은 직원 숙소.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가 되었느냐 하믄.
24시간 기름을 때서 전기를 만들어 공급을 하는 이 작은 섬마을.. 그리고 많은 비용을 들여 바닷물 정수를 하여 식수로 공급을 하는데 그 고지서 내용은 육지와 꼭 같다는 거.
샛개재는 마을에서 10분 정도만 오르면 되는데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이틀 동안 일몰은 봤는데 일출은 날씨 탓으로 구경을 못했네요.
샛개재는 가거도에도 같은 이름이 있는데..
섬에서 보는 일몰은 조금 특별합니다.
아침 일출보다도 일몰이 더 감상적이고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지고 컴 화면의 큰 사진은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혼자 사진놀이는 어렵네유.
다시 아지트로 되돌아왔는데 여수댁 아주머니가 왔다 갑니다.
뭐 하러 오셨어요?
내 집 손님인디 우째 있는지 걱정돼서 와 밧지라.
여거 절벽인데 돌 떨어지믄 119 불러야 뎅깨 조심하셔잉.
밝을 때 위쪽을 찬찬히 보고 별 문제없다고 생각되어 절벽 아래 텐트를 설치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아무래도 걱정이라 텐트를 통째로 잡고 앞으로 끌어당겼다.
근데... 대 참사가..
무거운 배낭이 텐트 안에 들어 있는데 이걸 잡아 땡기니 폴대가 부러져 버렸네요.
아치형 돔집이 세모형 초가집이 되었습니다.
오래된 텐트라 조심했으야 하는데...ㅠ
담날 아침.
어제 대구에서 공수해 온 막걸리 두병을 다 마시고 저녁 쏘주 한병 하고 ...그렇게 자고 나면 속이 약간 더부룩해야 하는데 너무 가뿐합니다.
오늘은 산행 세 곳과 섬을 둘러보는 일정입니다.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얼마나 천천히 둘러보느냐가 관건.
6시에 일어나 동네 산책.
섬 마을의 들머리이자 이곳 만재도에서는 명동 입구로 가장 돋보이는 혜자네주막.
저기 의자에 앉아 동네분과 식사 문제를 의논하다가 동네분 따라나서면서 카메라를 놔두고 갔는데 한참 뒤에 카메라를 놔둔 게 생각나 아차하고 가지러 가려고 하니 나를 안내하던 그분 말이 이곳에서는 그곳에 하루 종일 놔두어도 누가 가져가는 사람 없을 것이라고...
나중에 와 보니 동네분들이 카메라를 사이고 두고 양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란.
아침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드네요.
이틀 동안 아침에는 구름이 많이 껴서.
처음에 동네 분한테 일출은 어디서 보면 좋으냐고 하니까 자고 일어나 방문 열면 일출인데 아무 데서도 보면 된다고 하네요.
동네가 동향입니다.
짝지해수욕장.
몽돌해수욕장인데 여름에 민박 이용하면서 해수욕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산행지 장바위산으로 출발.
이곳 주민들은 앞산이라고 하네요.
마을에서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고 남습니다.
될 수 있으면 시간 소비를 많이 해야 하기 땜에 등산로가 아닌 이곳저곳으로 올라가 보는데 풀과 숲이 너무 우거져 길이 없는 곳으로는 5m 전진하기가 힘드네요.
아무 곳으로나 갔다가 엄청 고생만 하고 다시 산길로 되돌아와서 걷는 걸 반복합니다.
길만 따라가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는데 쓸데없이 이곳저곳 올라서 둘러본다고 헛심 엄청 소비했답니다.
장바위산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물생이산.
물생이산이 가장 멋지고 온통 절벽으로 되어 있으니 풍경도 좋습니다.
이곳 장바위산으로 이동하면서 보는 구간의 풍경도 정말 좋네요.
장바위산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풍경
좌측이 물생이산이고 우측이 만재도에서 가장 높은 마구산(176m)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지고 컴 화면의 큰 사진은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잔행 방향 풍경
상당히 멀어 보이는데 금방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지고 컴 화면의 큰 사진은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가끔씩 지나온 풍경도 되돌아 보구요.
얼릉 빨리 다녀와봐야 할 일이 없으니 천천히 구경하며 진행을 합니다.
다시 또 길도 없는 능선으로 올라서 풀숲을 헤치고 나가다가 좌측이 허전하여 살짝 보니 발 옆이 절벽...
이날 온몸의 진을 다 빼 버린 곳은 이 구간.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길래 따라갔더니 산죽 숲 앞에서 사라지더라..
키만큼 큰 풀들이 자라 있고 길은 겨우 보이는 곳이라 외진 섬이라 그러려느니 하고 따라간 것입니다.
어찌 헤치고 올라가면 되겠지 하고 대책 없이 산죽 숲을 헤치며 오르는데 도저히 이건 아니네요.
뒤늦게 램블러 탐색하니 이 길이 아닙니다.
올라갔던 길 뒤돌아 나온다고 엄청 고생.
이만큼 키가 큰 풀숲을 한참이나 올랐으니..
해변가로 정상적인 길이 있는 걸 알면서도 왜 산길로 올랐을까?
화살표 있는 곳에서 그 방향으로 오르면 됩니다.
이곳도 몽돌 해변인데 바다 쓰레기가 많이 밀려와 조금 지저분합니다.
그래도 물은 참 깨끗하네요.
장바위산 정상이 보입니다.
왼편 뒤로 보이는 섬은 국도.
저 섬에는 염소도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풀이 없다고 하네요.
만재도 이야기는 세편에 걸쳐 이어집니다.
첫 번째 이야기 보기
두 번째 이야기 보기
세 번째 이야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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