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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그곳에 작은 섬이 있었다. 섬의 이름은 여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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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갈 수 없는 섬, 멀고 먼 여서도를 찾아갔답니다.

완도의 200여개 섬들 중 최남단, 제주자치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이랍니다.

대구에서 밤늦게 출발하여 장장 4시간 반 운전하여 새벽 2시 도착한 완도항. 차박으로 살풋 자고 일어나니 6시 30분.. 

늦었따!

후다닥 일어나 세수고 아침이고 생략하고 배낭 챙겨서 7시 출발하는 청산도행 배를 타고 1시간여 달려 청산도 도청항에 도착. 이곳에서 국가보조항로를 운행하는 '섬사랑 7호'라는 작은 배로 기리까이(?)해서 여서도로 향합니다.

출렁출렁 파도타기 후 10시쯤 여서도 안착.

소라민박에 여장을 풀고 쫄쫄 굶은 뱃속을 쏘주와 라면으로 채우고 곧장 여호산 산행 출발.

 

여호산 산행기는 따로 : 이곳

 

여서도에 사람이 거주하는 곳은 북쪽 방파제 안쪽 작은 동네 하나가 전부.

다행히 방파제가 북쪽 파도를 잘 막아주어 안쪽에는 널찍한 공터가 형성이 되어 있어 이곳에서 동네 주민들이 주 수입원인 미역을 말리고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여서도는 몇 가지 없는 게 있는데 오토바이나 자전거 없고 다방, 술집, 식당, 가게 등이 없답니다.

돈은 무용지물.. ㅎ

꼭히 가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바다일이나 미역 작업으로 거의 사람이 없답니다.

참고로 640미리 페트병 쏘주 한 병은 5,000원. 

 

여서도 여행 안내서

1. 여서도는 배편이 시원찮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도서 항로인데 '섬사랑 7호'가 왕복으로 다닙니다.

 

섬사랑7호 운행시간

완도여객선터미널 출발(15:00) - 여서도 도착(18:00) - 여서도에서 하루밤 자고 - 여서도 출발(07:00) - 청산도 도착(08:00) - 청산도 출발(08:30) - 여서도 도착(09:30) - 여서도 출발(10:00) - 완도여객선터미널 도착(13:30)

※ 결론적으로 여서도 여행은 당일치기 불가, 어떠한 경우라도 섬에서 하루 머물러야 합니다.

 

여서도 여행을 1박 2일로 할 경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답니다.

A방법 : 완도여객선터미널에서 오후 3시배를 타고 들어가서 다음날 아침 7시 배나 10시 배로 나오는 방법.(7시 배는 청산도까지만 운행 하므로 청산도에서 완도로 가는 9시 배를 타고 나가면 됩니다.)

B방법(추천) : 완도여객선터미널에서 아침 7시 청산도 가는 배를 타고 청산도 도청항에 내려 8시 30분 여서도행 '섬사랑 7호'로 갈아타고 가는 방법.(산행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곳 모두 구경하고, 술 한잔하고도 시간 많이 남음). 다음 날 오전 7시나 10시 배로 나오면 됨.

 

2. 민박집은 네댓 집 있음. - 사전 예약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낚시하는 분들이 많이 들어와 방 없을 수 있음)

3. 민박 요금 : 1실 4만 원. 식사는 민박집에서 챙겨 주는데 1식 1만 원. (대개 저녁만 챙겨 줌, 아침 점심은 알아서..)

4. 파도가 거센 구로시오 해류가 통과하는 곳이라 바람 쬐매만 불어도 뱃길 끊힘. 사전에 운행 여부 필히 확인 : 이곳

5. 섬 여행은 너무 챙겨가면 재미없음. 대충 고생하는걸 낙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게 가장 멋진 여행.

 

 

요즘은 서해 섬들이 연륙교가 많이 생겨 차를 타고도 쉽사리 갈 수 있는 곳이 많은 반면에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한번 찾기가 쉽지 않은 곳도 제법 있답니다.

그중 하나를 집어넣는다면 이곳 여서도가 포함이 될 것 같네요.

여서도는 돌담이 완전 국보급으로 운치 있고 대단하지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고, 섬은 외로움을 온몸으로 느껴지는 조용한 곳이었네요.

 

쉽사리 갈 수 없는 우리나라 섬들 (클릭하면 연결됩니다.)

독도, 백령도, 가거도, 대청도, 흑산도.홍도, 추자도, 마라도, 거문도, 우리나라 극점여행

 

 

여행 일시: 2022년 4월 3~4일

(3월달은 코로나로 외부인 여서도 입도 금지되었음)

 

 

여행은 날씨 복이 있어야 되는데 이번에는 바람도 별로 없는 깔끔한 날씨에 섬 여행을 즐겼답니다.

 

 

여서도 위치.

완도와 제주도 딱 중간에 있답니다.

옛날에 어떤 총각이 청산도 처녀와 맞선을 보는데 신랑이 여서도 사람으로 발음이 잘못 전달되어 처녀가 여수로 들었다고 합니다. 여수 같으믄 살만 하다고 승낙을 하여 결혼하기 위해 여수로 간다고 가는데 통통배가 멀기도 먼 여서도로 가더랍니다.  처녀가 통곡을 하며 내 살던 청산도도 어려운 섬인디 어뎌 여서도로 간당 말잉가요. 하면서 엉엉...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7시 배를 타고 일단 청산도로..

청산도는 봄 여행지라 많은 이들이 찾아가는 곳입니다.

청산도 여행기 : 이곳 

 

 

청산도 조형물 우측으로 들어오고 있는 배가 섬사랑 7호. 여서도행입니다.

 

 

완도에서 청산도 왔다 갔다 하는 큰 배 옆으로 쫴맨한 섬사랑 7호가 접안하고 있네요.

8시 30분 출발이지만 고무줄 배라 변동성이 약간 있으니 배가 오면 얼릉 올라타야 합니다.

 

 

여서도로 출발.

 

 

오늘 여서도행 배를 탄 사람은 5명.

현지 주민 한 명, 공공목적 두 명, 여행객 두 명은 나와 전주에서 오신 분...

이분과 이틀 동안 부어라 마셔라 많이 했네요.

 

 

완도가 미역이 특산인데 배에서 말리고 있네요.

아마 식사 때 미역국 끓여서 맛나게 드시는 듯.

 

 

여서도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여서도 우측으로 한라산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해무만 없다면 아주 맑게 잘 보일 것 같습니다.

 

 

울렁울렁 파도타기에 취해서 잠이 살풋 들었나?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네요.

 

 

 

 

 

우릴 실고 온 배 '섬사랑 7호'는 곧바로 완도로 향합니다.

 

 

산행코스 들머리인 무인등대가 보이네요.

 

 

가용 주민 거의 모두가 미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창 미역 수확철이라 민박이고 가게고 뒷전입니다.

 

 

하루 동안 아지트인 소라민박이 보이네요.

 

 

여서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돌담.

섬 여행으로 바람을 막는 높은 돌담들을 많이 봤는데 이곳은 비교불가입니다.

높은 곳은 5m가 넘는 것도 있구요.

온 마을이 돌담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거대한 성벽처럼.

더 놀라운 것은 무너지거나 훼손된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민박집에서 라면 끓여 쏘주 안주하면서 잠시 휴식한 다음 산행 다녀왔습니다.

당연 온 산에는 나 혼자 뿐.

산행기는 이곳

 

아래는 산행 후 동네 투어를 한 것이구요.

 

 

 

마을 큰 우물

아마도 지금도 사용 중인 듯. 물이 깨끗합니다.

이런 우물터가 마을에 두 곳 있습니다.

 

 

 

 

 

 

 

 

경이롭고 아름다운 여서도의 돌담 풍경입니다.

북향인 마을..

겨울에는 얼마나 세찬 바람이 불었을까요?

무지막지한 바람을 막아내기 위한 섬사람들의 생존 방법이자 처절한 삶의 성벽입니다.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길도 작은 틈만 남겨두고 모두 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아서고 있답니다.

 

 

작은 유채밭 뒤로 보이는 무인등대.

 

 

 

 

 

 

 

 

마을 아래로 골목이 조금 너른 곳들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중간 위로는 거의 폐가들입니다.

다만 높다란 담장만이 울을 만들어 집을 지키고 있구요.

어느 집 입구에서 만난 사람 키만 한 알로에.

 

 

염소가 니 머니? 하는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네요.

 

 

 

 

 

마을 맨 위에 있는 폐교된 여서국민학교.

연혁을 보니 1937년 서당으로 개교를 하여 1938년에 소학교. 1944년에 공립여서국민학교로 정식 개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마지막 졸업식과 함께 폐교가 되었네요.

 

 

작은 운동장이 있고 몇 개의 교실이 있습니다.

살짝 눈을 감으니 아이들의 소란이 들려지는 듯하고요.

 

 

학교에서는 마을과 바다가 모두 보입니다.

이곳에서 뛰놀던 그 아이들은 지금 모두 어디 있을까요?

동창회는 어떻게 할까 궁금해집니다. 모두 오겠지요. 이 멋진 장소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 동상.

그리고 그 옆에는 효자 어린이 동상이 하나 더 있답니다.

이곳에는 그 흔한 충무공, 세종대왕 동상은 보이지 않네요.

나라까지 걱정하는 위대한 인물이 되기보다는 섬을 걱정하는 착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窓입니다.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도 이곳에 남기고 갑니다.

 

 

운동장에서 만난 칭구..

넌 어떻게 이 섬까지 왔니??

 

 

옆에 가도 도망가지 않고 담 위에 서성댑니다.

지가 닭인 줄 아나 봅니다.

 

 

다시 골목투어.

이곳 여서도는 가고 싶은 섬에 지정이 되어 주민 스스로가 돌담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데 시골 출신인 제 눈에는 정말 예사롭지 않는 돌담 풍경입니다.

주민들의 생업에 전혀 피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문화재로 지정을 하거나 특별히 관리를 했으면 합니다.

 

 

 

 

 

 

 

 

 

 

 

 

 

 

 

 

 

 

 

 

골목투어 마치고 바닷가로 나와 바로 앞을 보다가 깜놀.

커다란 숭어 떼가 엄청납니다.

멀리 낚시하지 말고 이곳에서 그냥 잡으면 될 듯한데...

 

나중에 이 숭어에 대한 슬픈 이야기를 민박 주인한테 들었답니다.

연어처럼 알 다 놓고 죽기 직전에 이곳에 온다고..

그래서 온 몸에 상처가 그리 많았네요.

 

 

민박집에서 다시 낮술 한잔 하고..

주인 아줌씨한테 저녁에 일몰 구경 스케줄이 있으니 식사 좀 일찍 준비해 주십사 부탁 후 바다 구경 나섰습니다.

 

 

신비의 섬. 여서도.

인정..^^

 

 

이곳 여서도는 40여 가구에 주민은 70여 명입니다. 그중 대다수는 노인분들..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총동원되어 미역 작업.

이곳 미역은 완도 미역 중에서도 최상품이라고 합니다.

미역이든 전복이든 거친 바다에서 자라야 상품 가치가 올라가는데 이곳은 그야말로 거친 바다..

모두가 완전 자연산이구요.

 

 

바닷물이 빠질 때 미역 건져야져..

 

 

중간에 낚시하는 분도 있는데 이곳 여서도는 돔 아지트.

주로 섬 남쪽 갯바위에서 낚시를 한다고 합니다.

 

 

맑은 바다에만 있는 부처손도 잔뜩이네요.

캠핑으로 왔다면 먹을 거 지천입니다.

 

 

할매하고 이야기보따리 한참 나누다가 얻어 먹고 있는 미역 줄기

 

 

아지매 위험해유~

 

 

말리고 있는 미역

건미역 500g에 작년 시세 3만 원.

 

 

 

빨리 걸을 곳도 없고 더 둘러볼 곳도 없고...

딱 동네와 보이는 곳이 다닐 수 있는 곳 전부입니다.

근데 차는 무지 많아유.

바다에서 집까지 30m인데 차로 다닌다네요.

아무래도 미역 실고 다니는 차와 외지 나갈 때 타고 다닐 승용차가 많은 것 같습니다.

 

 

돌담 규모를 가늠하는 인증샷.

 

 

이른 저녁 식사.

반찬들이 아주 맛납니다. 완전 전라도 식이구요.

대구 음식이 짭고 맵고 뒤섞힌 음식들이 많은 반면에 이곳 전라도는 깔끔 담백...

뒷산에서 따 온 두릅을 두 가지 요리로 올렸는데 이것도 맛나구요.

가장 맛난 건 역시 미역국.

민박 주인장과 셋이 어울려 부어라 마셔라..

 

 

酒타임 중에 혼자 빠져나와 다시 등대까지 올랐습니다.

일몰 구경으로...

 

 

등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우측이 여호산, 좌측 멀리 보이는 섬이 청산도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수평선만 보이는 서쪽 바다.

 

 

해가 달처럼 수면 아래로 잠겨지고 있습니다.

 

 

 

 

 

등대도 불을 밝히고 있구요.

 

 

담날 아침,

배낭을 챙겨 짊어지고 떠날 채비를 하고 나와서 일출 구경을 합니다.

방파제 오른편 바닷길에서 일출 구경이 가능합니다.

역시 어제 일몰과 같이 달처럼 해가 떠 오릅니다.

봄이라 약한 해무는 어쩔 수 없네요.

 

 

 

 

 

 

 

 

 

 

 

우리와 같이 하룻밤을 머문 '섬사랑 7호'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잘 있어. 여서도.

다음에는 배낭 짊어지고 올 테니..

 

 

청산도 와서 아침 식사하고 다시 9시 배로 완도로 ..

멀리 완도의 상황봉이 가까워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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