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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합천호 백리 벚꽃길에 꽃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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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은 합천.
백리 벚꽃이 황강을 따라, 합천호를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네요.
오늘 현재 89.9% 만개되었고 다음 주가 절정일 것 같습니다.

합천은 이전에 살기 힘든 오지 산골 척박한 땅이었지요.
합천으로 시집간 새댁이 모처럼 친정에 와서 어울려 놀다가 시댁 살이 고생 이야기 중에 시댁이 어디냐고 묻는 친구 질문에 미숫가루 입에 넣고 "합~" 하다가 결국 "천"이란 말을 못 하고 미숫가루가 목에 걸려 죽었다는..

 

천지 개벽이라나,
그곳 합천이 많이도 변했답니다.
머잖아 고속도로 합천호 IC가 생기고 고속열차 합천역이 생긴다네요.
전 어릴 때부터 고향을 나와 외지에서 지냈지만 그래도 늘 정겨운 곳입니다.

전국에서 애향심이 특별히 유별난 곳 중에 한 곳이 합천 사람이라고 합니다.
합천은 이전에 얼마나 못살았는지 읍(邑)도 하나 없이 면(面)만 17곳이 있었는데 이건 합천군가(陜川郡歌)에서도 잘 나타난답니다.
군에 뭔 군가가 있나?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합천 사람들의 군가 사랑은 유별나지유.^^
아마 합천 군민들은 거의 다 알고 있을걸요.

합천군가(陜川郡歌)

1. 아 아라이 푸르른 하늘을 이고 뫼천년 물천년에 터잡은 이곳
서으론 황매산성 동으론 낙동 쓰고 남아 쌓도록 기름지구나
2. 부지런을 씨로뿌려 가꾸는 살림 누구라 내울안을 넘겨볼 것이
의를 보면 죽음으로 깃발을 꽂는 그 옛날 신라 남아 죽죽을 보라
3. 은은한 가야 영지 쇠북소리로 오늘도 또 하루의 새 정신 닦아
맹세코 빛내리라 다함이 없이 조상이 꽃 피워준 귀한 이름을
(후렴)내 고장은 합천땅 열일곱집이 한식구로 모여서 번영하는 집

합천 군가 듣기: 이곳


요즘 시골 농사일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고향에 내려가는데 오늘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카메라 기교 없이 찍은 사진들이라 태는 나지 않지만 벚꽃 도로가 너무 화사하고 멋지네요.
100리 벚꽃이라 하여 합천읍에서 황강을 끼고 출발하여 대병면부터는 합천호 1089 지방도를 달리면서 봉산면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인데 40km 조금 못 미친답니다.
걸어서 벚꽃 구경은 택도 없구요. 드라이브로 즐기면 참 좋은데 중간에 아무 데나 내려서 쉬다 가다 하면 된답니다.

 

 

 

 

 

 

 

 

 

 

 

 

 

 

 

 

 

 

 

 

 

 

 

 

 

 

 

 

 

 

 

 

 

 

 

 

멀리 황매산

 

 

금성산

 

 

악견산

 

 

합천댐

 

 

 

 

 

악견산과 금성산

 

 

 

 

 

김여사는 열심히 돌미나리 뜯고, 나는 사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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