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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거창 수승대 출렁다리 건너고 둘레길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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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 여름에 물놀이 장소로 가끔 찾았던 거창 수승대를 다녀왔습니다.

수승대는 이전에는 이름만 알려진 개울이었는데 지금은 전국구 여행지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힐링 명소가 되어 있네요.

이곳에는 출렁다리와 함께 무병장수 둘레길이 조성되어 걷기 길도 아주 멋지게 되어 있습니다.

 

초등과 중학교를 거창에서 졸업한 제 경우에는 각별히 정이 많은 곳이구요.

그때만 하여도 거창은 국민학교는 3개, 중학교는 4개, 고등학교는 6개나 있는 서부경남에서는 진주와 함께 특별한 교육도시이기도 했지요.

공부한다고... 합천 골짜기에서 거창으로 유학을 간 셈입니다.ㅎ

 

거창 수승대는 제 할아버지가 천석군으로 있었던 위천면의 위천이 흐르는 화강암 암반과 계곡을 말합니다.

현재는 명승으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이 물이 흘러서 합천 황강이 되고 합천댐으로 가둬져 있답니다.

 

거창이란 곳이 옛날에는 백제와 신하의 경계지점이라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든 곳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하였다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 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고 했는데 그 뒤 조선시대 들어와서 퇴계 이황(退溪 李滉)이 이곳 놀러 왔다가 별로 아름다운 이름이 아니라 하여 음이 같은 수승대(搜勝臺)로 바꿨다고 합니다.

 

 

산행지 : 거창 수승대 둘레길

일 시 : 2025년 6월 1일

트레킹 코스 :

수승대 주차장 - 구연서원 - 거북바위 - 구연교 - 요수정 - 출렁다리 - 농산교 - 용암정 - (점심식사) - 요수정 - 수승대교 - 셰익스피어동상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5km 조금 더 되는 거리, 널 널 3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거창 수승대 위치 : 보기

 

 

 

 

대구에서 한 시간 반정도 걸리는 곳...

조상님 묘소가 현성산 아래 위천에 자리하고 있어 해마다 한 번은 들리는 곳입니다.

오늘은 김여사 동행하여 이곳에 새로 만들어진 출렁다리도 건너보고 둘레길도 걸어 보기로..

 

 

오늘 다녀온 코스

별 의미는 없습니다.

코스 중간중간 현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세워져 있어 시간이나 기량에 맞춰 적당하게 걷고 오면 되고요.

빠지지 않고 들려야 하는 곳은 거북바위와 출렁다리 정도.

 

 

주차장 앞에 커다란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네요.

안내소에서 지도를 얻어서 보면서 걸어도 되는데 이것도 꼭 같습니다.

좌로 우로 앞으로 뒤로 특별히 정해진 경로가 없습니다.

그냥 한 바퀴 빙 돌아오면 되는 구간이구요.

 

 

일단 위천변으로 하여 거북바위까지 천천히 걸어갑니다.

 

 

옛날 아이들 데리고 와서 이곳에서 물놀이 많이 했는데 요즘은 어딜 가나 물놀이 금지가 되어 있네요.

저 바위 위에서 아이들 마구 뛰어내리곤 했지유.

 

 

특이하게 개울 중앙에 송림숲이 있답니다.

솔섬이라고 부른답니다.

야영이나 텐트는 금지하지만 한에 들어가서 도시락 까 묵거나 한숨 자는 건 맘대로..

 

 

길 옆에서 만나는 구연서원

그리고 구연서원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관수루

2층 마루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구연서원.

조선 연산군 시절 이곳 거창에서 태어난 학자 신권(慎權)이 공부한 곳인데 그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입니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로 없어졌다가 1990년에 복원된 것이라 합니다.

 

 

담장의 꽃무늬.

옛 담장에는 수막새를 끼워서 장식하는데 이곳에는 기와로 꽃무늬를 만들어 넣었네요.

근대에 만들었지만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서원 맨 안쪽에 있는 사당.

 

 

서원의 대청이 아주 시원합니다.

바쁜 거 하나도 없는 일정이라 천천히 쉬며 가며..

 

 

서원 마당에는 산고수장(山高水长)이라고 쓰인 비와 석곡선생유적비, 그리고 황고신선생사적비가 서있고요.

 

 

약간 더운 날씨.

관수로 이층이 시원합니다.

바로 앞으로 수승대가 내려다보이구요.

 

 

개울 건너 정자가 보입니다.

댓바위의 물굽이를 내려보며 서 있는 정자는 요수정(樂水亭)입니다.

이곳은 요수 신권(愼權)이 제자들에게 강학하던 곳이라고 하는데 공부보다는 딸깍 한잔 하는 장소로 더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서원에서 넘어온 나뭇가지가 특이한 형태.

 

 

수승대에서 가장 유명한 거북바위.

이걸 수승대라고 보통 표현하기도 합니다.

 

 

바위 가운데 수승대 (搜勝臺) 하고 쓰여져 있네요.

낙서가 엄청나게 많이 되어 있는데..

모두 합치면 250명의 작품이 서각 되어 있다고 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낙서이고 자연훼손인데 옛날에는 그리 생각하지 않은 듯하네요.

 

근데 이곳에 엄청나게 많이 되어 있는 낙서의 사연이 아주 깊습니다.

대략을 내용을 옮겨와서 조금 수정했습니다.(경남뉴스저널)

 

1543년 퇴계 이황이 거창 수송대에 놀러 왔다.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경치가 남도 제일이라 조선 선비들이 방문을 선망하던 곳이다.

퇴계는 수송대 유람을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갔다.

 

한양에서 거창 선비 요수((樂水) 신권에게 편지를 보낸다.

“수송대(愁送臺) 이름이 좋지 않소이다.

수승대(搜勝臺)로 고치는 게 좋을 듯싶소이다”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뜻이다.

 

요수(樂水) 신권은 퇴계 편지를 받고 “오케이”했다.

"대학자(퇴계 이황)가 보낸 시에 거창 신 씨 신권은 화답 시를 짓고 바위에 수승대라 새겼다.

"깊은 마음 귀한 가르침 보배로운데 서로 떨어져 그리움만 한스럽네(深荷珍重敎殊絶恨望懷)“

 

그러나 신권의 처남인 갈천 임훈은 동갑(同甲) 퇴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퇴계면 퇴계지, 남의 동네 이름을 제 멋대로? “ 은진 임 씨 임훈도 화답 시를 지었다.

마지막 연은 이렇다.

"봄을 보내는 시름만 아니라 그대를 보내는 시름도 있네(不濁愁春愁送君)"

 

한 연(聯)에 퇴계가 없애라 했던 수송(愁送)을 포함해 슬플 수(愁)가 두 번이나 들어 있었다.

쉽게 말해서 (퇴계가) 꼽다는 것이다.

 

이후 수승대는 신 씨들과 임씨들 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신씨 문중은 바위에 '樂水藏修之臺(요수장수지대)'라 새겼다.

신권이 숨어서 수양하던 바위라는 뜻이다.

퇴계 시 옆에는 '退溪命名之臺(퇴계명명지대)'라 새겼다.

 

수승대를 둘러싼 두 가문(거창신 씨 은진임 씨)의 쟁탈전이 끝없이 이어졌다.

거북바위를 유심히 보면 두 가문이 엎치락뒤치락 서로 자기 문중의 위업을 표시했다.

임 씨문중이 바위에 자기네 이름들을 차곡차곡 새겨놓으면 다음날 거창신씨 문중의 빛난 업적들이 새겨지고, 난리난리 이런 난리도 없었다.

 

싸움은 사람 목숨이 오갈 정도로 커졌다.

거북바위는 집단 묘비명처럼 신씨 임씨 이름으로 도배된 것이다.

이 추태를 지켜본 조선말 문장가 이건창은 이렇게 말했다.

”수승대 아름다움은 빼어나지만 두 집안의 싸움, 너무 한다, 민망하다 “

이 두 문중의 싸움은 일제강점기 1928년 조선일보 특종으로 보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거북바위인 수승대 구경하고 물길을 건너갑니다.

 

 

상류 쪽으로 출렁다리가 보이네요.

 

 

구연교라는 예쁜 다리

시멘트 공구리가 아닌 돌다리입니다.

 

 

60대 중반의 모델이 있어 그나마 사진이 조금 낫네요.

 

 

구연교를 건너면 좌측으로 요수정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오르막길에는 비스듬한 소나무가 한그루 있구요.

 

 

신권의 호를 따서 지은 정자.

후학들을 가르친 장소라고 하는데 이런 곳에서 공부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소리는 졸졸 나지..

잠은 오지..

 

 

이층 정자에 오르니 엄청 시원합니다.

 

 

천정 아래에는 당대 문인들이 시를 적어 걸어둔 편액들이 많이 보입니다.

누각에 이 시들을 해설한 안내판이 있구요.

일부 편액들은 도난을 당했다고 하네요.

 

 

상류 쪽 좌측길로 조금 걸어 오르면 출렁다리로 가는 계단길이 있습니다.

계단이 제법 한참 이어집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아주 곤란한 높이네요.

 

 

수승대 명물 출렁다리.

계단을 한참 올라서 일부러 높게 만들었는데 고도감은 제법 있습니다.

높이가 50m, 길이는 240m라고 합니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라 건너갈 수 없습니다.(출렁다리에 왜 휴무일이 있는지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내진 1등급, 풍속 30m/s에도 끄떡없는 무주탑 출렁다리..

건너가는 이들의 호흡이 맞으면 좌우로 제법 많이 흔들거립니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본 위천.

사진 위로 구연교가 보이네요.

 

 

출렁다리 건너와서 올려다본 풍경.

 

 

중간 부분에는 아래가 트여보이게 되어 있어 쪼는 이들이 간혹 있음.(줄 잡고 엉금 엉금,,)

 

 

거의 모든 이들은 출렁다리에서 되돌아내려 갑니다.

오늘 김여사와 모처럼 나들이길이라 가는데까정 가보자고 둘레길 전체를 한번 둘러보네요.

구)천동문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냥 읽으믄 무주구천동과 헷갈립니다.

 

 

농산교를 건너갑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위천.

 

 

이 구간을 걷는 길이 무병장수둘레길이라고 되어 있는데 여름에는 더울 것 같습니다.

뒤로 현성산이 조망됩니다.

 

 

시골 논둑이나 뒷밭에 널려있는 돈나물.

서울에서는 돌나물이라고 하나요?

이게 꽃이 피네요.

 

 

귀촌하여 살고 있는 어느 집의 널찍한 정원.

이거 가꾸는 게 거의 일상이 될 듯.

 

 

한창 모내기 시즌.

멀리 출렁다리가 보이네요.

 

 

당겨서 본 출렁다리.

 

 

덕유산 자락인데 사진으로 봐서는 어느 지점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무룡산에서 백암봉 구간일까요...

 

 

뒤로는 현성산이 조망됩니다.

 

 

용암정.

이 정자를 보려고 빙 둘러 걸어왔네요.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용암 임석형이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유허지에 지은 정자입니다.

이곳 인근도 명승으로 지정이 되었구요.

 

 

용암정 앞의 꽃나무.

하얀 눈꽃이 내린 것처럼 너무나 예쁜 꽃이 피었네요.

 

 

검색을 해 보니 산딸나무꽃.

 

 

예쁘다..^^

 

 

정자도 아주 운치가 있네요.

후손들이 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옆에 흐르는 내의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정자이구요.

 

 

돌을 네모로 깎아서 징검다리 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세금 잘 썼다고 칭찬을 해야 하나 씰데없는 데 돈 썼다고 나무라야 하나..

 

 

중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배낭 한가득 먹거리를 챙겨 왔네요.(막걸리 당연)

 

 

점심 식사 전에 탁족도 하고...

 

 

개울 안에 고디(다슬기)가 엄청 많은데 김여사가 욕심을 내지 않는 걸 보니 나도 관심이 없어집니다.

 

 

물이 아주 시원합니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은 왼편은 햇볕이 드는 길이고 오른편은 숲길이라 오른편 길로 내려갑니다.

 

 

개울 건너 작은 폭포가 두어 곳 있네요.

 

 

이곳에서 모처럼 손에 내공 넣어보고..

 

 

징검다리..

중간에 이빨이 빠져서 그런지 건너지 못하게 막아 두었습니다.

 

 

사진 가운데 거북바위 머리가 보이네요.

이곳에서 보니 천상 귀두입니다.

 

 

매년 국제 연극제가 열리는 이곳 수승대는 그걸 되새기기 위하여 근간에 특이한 동상을 하나 세웠는데..

 

 

셰익스피어 동상입니다.

영국의 대 문호이지요.

로미오와 쥴리엣을 쓴 사람.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말이 생각나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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