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기
2011. 10. 28.
山寺의 가을 - 비슬산 자락에 자리한 용연사(龍淵寺)
코고 작은 山이 있고 그 산자락으로 들어가면 어김없이 절집이 나타난다. 가을 햇살에 요사채 지붕에 내려 앉은 낙엽이 반짝 빛나고, 하얀 고무신을 신은 공양주(供養主)보살이 종종 걸음으로 뒷뜰을 거쳐 지나간다. 계곡에서 불어 오는 약한 바람결에 절밥 내음이 느껴진다. 바람이 한켠으로 몰아 논 대웅전 앞 낙엽을 보고 있으니 가슴 속에서도 무엇인가 떨어지는 듯 허전하다. 부처님을 만나러 용연사(龍淵寺)에 갔는데 수능100일 기도를 위한 커다란 플래카드가 먼저 반긴다. 사월 초파일 등(燈)값과 함께 가장 벌이가 좋은 프로젝트임에는 틀림 없지만 이걸 대웅전 처마 밑이나 절집 입구에 떡하니 달아 둔 것은 너무 속 보인다. 우리나라 절집들이 대개가 그러하지만 유유한 사찰의 본디맛을 즐기는 이들한테는 너무나 거추장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