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기
2007. 11. 14.
사량도 타령
사량도 옥녀봉 아래 열길도 더 되는 수직 벼랑 중간쯤에서 궁뎅이가 산 만한 아지매가 밧줄을 잡고 우는 목소리로 "살려 주이소!"..."살려 주이소!" 한다. 놀란 산잽이들이 위에서는 밧줄을 타고 내려가 팔을 끌어 당기고 아래에서는 서너명이 궁뎅이를 떠 받쳐 올린다. 결국 다리를 달달 떨던 아지매를 보쌈하듯 옥녀봉에 메다 앉혀 놓으니 그때까지 진정되지 못한 팔다리는 풍에 걸린 듯 달달 떨리고... 겨우 한마디 한다는 소리가 "이노무 산에는 다시는 안 올란다." 그러고는 우는건지 웃는것지 풋풋풋 한다. 놀란 눈물 자국이 햇살에 반짝이고 그때서야 주위 일행들이 죽네 사네 웃는다고 난리 법석이다. 10여년 전의 사량도 산행에서 본 광경이다. 11월이 되면 전국의 산하는 일시에 자물통으로 걸어 잠그고 출입을 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