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 장날..
정말 모처럼 장 구경을 해 봤습니다.
아내와 둘이 어슬렁거리며 왔다갔다 한 바퀴 했네요.
조푸도 사고, 도나쯔도 사고, 불닥빨도 사고, 열합도 사고, 떡도 사고, 소구레국밥도 한 그릇 먹었지요.
(조푸:두부, 소구레:수구레, 열합:홍합)

상인들이 외치는 소리와 흥정하는 소리들 속에서,
아득한 내 유년 시골 장터가 오버랩되고 그때 그 자리가 환청이 되어 들려집니다.

어느 날 내 어머니는 나를
국밥집 나무의자에 앉히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국밥을 시켜 주었는데
그 맛, 그 자리, 그때 본 주위의 풍경이 하나도 잊히지 않고 아직도 선하게 남아 있네요.
지나가던 사람의 검은 고무신과 갓을 쓴 노인의 때 묻은 도포 자락까지 모두 다 떠오릅니다.

옛날 그 풍경과는 많이 달라진 장터이지만
그래도 시장은 날숨의 의미와 사람의 정을 가장 리얼하게 느끼게 하는 장소입니다.
조그만 좌판에 너덧 무더기 나물을 놓고 파는 할머니..
그날 매출의 전부를 합쳐야 주막집 대포 한 잔 값도 되지 않을 소박한 수익이지만
천 냥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손님을 맞습니다.

일상이 힘들고 피곤할 때는 시장에 가 보라 하는데 
그 의미를 느끼게 됩니다.
화원 장날은 1, 6일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2.02.28 13:26 신고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너무 정겹네요. 낮익은 문구들과 진열된 물건들이 재래시장, 시골장에 와있는듯 착각이 듭니다.
    중간쯤에 정구지 2.500원에서 빵 터졌습니다. ^0^ 정구지가 부추라는 사실은 팔도사나이가 모인 군대가서 알았습니다.
    박스 뜯어 매직펜으로 정성껏 쓴 쇼카드를 보니 시장에 가고 싶어졌네요 저도 오늘 재래시장에 들러 쇼핑이나 할까합니다.
    날씨가 많이 풀려 봄냄새가 나는듯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2.02.28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구지라는 것은 그래도 경상도에서는 나름 표준말입니더.
      정구지보다 소풀이라는 말도 사용하는데
      제 처가 시집와서
      시골에가서 모친이 뒷밭에 가서 소풀좀 베어 온나, 라는 말을 듣고
      낫을 가지고 가서
      우악스런 풀을 베어 왔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침 튀기며 고된 시집살이마냥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바야흐로 봄이 문턱까지 온듯 합니다..^^

  2. 2012.02.28 13:35 신고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장똘뱅이(우리 마누라)가 제일 반기는 사진들입니다.
    물론 저도 시골 장이나 마트등 시장구경은 즐기는 편이구요.ㅎ
    1.6 전북 무주장. 4.9 충북 영동장. 2.7 충남 금산장.(다 드라이브 삼어 2~30분 이내)ㅋㅋ
    오죽 구경을 좋아 하면 저도 얼마전에 저기를 지나다 장이 섯기에
    구경을 해본 장 풍경입니다.
    그런데 화원장은 대구 광역시의 장이고 저희 동내장은 정말 시골장인데
    요게 또 쪼끔 거시기 합니다..ㅋ
    날 땅콩을 사다가 집에서 볶아 먹는 맛이 아주 고소해 제가 잘 사다 먹는편입니다.
    그런데 장날에 할머니들이 조금씩 봉다리에 담어 파는 것을 물어 보면
    값이 얼토 당토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ㅎ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2.02.28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님 말씀대로 이곳 화원장은 대도시에 낑긴 곳이라
      실제 시골장터내음이 풍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건값도 제 처의 표현을 빌리면 싼 것이 없다고 하네요.
      시골장터의 구수한 맛과
      정이 오가는 풍경..
      그리고 한켠에 김이 무럭무럭 나는
      국밥집이 있는 그런 곳이 진짜배기일것 같습니다.
      20여분내의 거리에 읍장이 있어
      그래도 장터 구경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실것 같습니다.
      장터를 정겹게 둘러 보시는 형님 내외분의 모습이 눈에 선하여 집니다..^^

  3. 2012.02.28 13:38 신고 dasc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가님 !
    에헤...!! 이건 아니지요..
    쫌 안면있다고 지구별 건달 허락도 없이 장사를 하시면..곤란하지요 !
    퍼득 자리값은 내놓고 좌판을 깔고 장사하야지요....ㅋㅋ

    재래시장에 가면 늘..사람사는 정이 보입니다.
    부천에도 원미시장이 있어서 자주 가려고 하는데..자주 못가는 핑게는 주차장입니다.
    걸어서 가기는 좀 멀고..차를 가지고 가면 몇 바퀴를 빙빙 돌아야 하고..

    사진 저어기 쯤에 할머니의 쪼글라진 손마디가 보이는 듯 합니다.
    어머니는 제가 군 복무시절 휴가비를 챙겨 주시려고
    저 모르게 뚝섬에 가셔서 나물을 캐다가.. 시장 한구석에서 파셨습니다.
    이 철 없는 막내 아들놈은 친구들과 술한잔 걸치고 집에 오는길에서 저는 시장에서 어머니를 봤습니다...
    머리에는 수건을 둘루시고 .지나가는 이들을 하염없이 쳐다 보시는 눈길을..
    도저히 더는 못 쓰겠습니다......

    • gosukgo 2012.02.28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dasci님의글 마지막 대목에서 내가 목이 메어지는 군요 !

      장날은 먹거리가 빠지면 안되지요
      사람냄새가 나는 시끌 벅적함이
      값을 깎고 흥정하고 덤을 더주고 하는 정은 시장서만 볼수 있는 정겨움인데
      대형마트등 기업형 수퍼에 밀려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드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요사이는 장에 간다고 하지않고 카드 한장 들고 마트에 간다고 하지요.
      글을 읽어내려 오면서 시골장에 찾아가서 정감있고 사람사는맛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사발 걸치고 싶군요.

    • 창파 2012.02.28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데 dasci님 오늘 같은날 이런 이야기 하기 있기? 없기?...
      이곳에 쥔장인분은 장터 국밥집에서 어머니가 사주신 국밥 자랑...
      이곳에서 Y 명한(?!) 분의 어머니는 쪼끔 거시기 해도 그래도 장에 터를 잡고 장사를 하시고...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그 장터 마저도 없어....
      이 초등생 막내 아들은 때로는 못 볼 것도 보며 징 징 울며 집으로...ㅠㅠㅠㅠㅠ

    • dasci 2012.02.28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gosukgo 님!
      창파 형님 !
      너무도 철없이 보낸 시절이라서 제가 좀 삐딱하게 나갔습니다.죄송합니다.
      가난한 삶이 너무 싫어서 철없이 객기를 부려서 부모님을 가슴 아프게 해드려서..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눈물이 납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2.02.28 16: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dasci님 저도 마음이 짠해옵니다..
      장터추억은 늘 어머니와 함께 연결이 되어지는 것이 많습니다.
      아련한 장터 추억과 어머니 이야기는
      창파형님의 눈물샘을 자극할까봐 생략합니다...
      저는 어릴때 시골장터의 추억 중
      정터국밥이나 국수를 말아주는 난전이 모여있던
      그 곳 풍경이 늘 떠 오릅니다.
      그 시절 집에서 먹는 음식 외 색다른 것을 맛 본 것들이
      참 오랜동안 추억으로 남겨지는 것 같습니다.^^

  4. 2012.02.28 14:43 신고 dasc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파형님 !
    저는 시장가면 할머님들이 파시는건 죄다 사옵니다...호주머니 돈 까지만..한정구매입니다 ㅋㅋ
    열손가락에 낀 검은 비닐봉투에 손이 아플정도로..
    그래봐야 술한잔 좀 덜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집에 와서 집사람이 째려보고 잔소리는 늘 듣습니다.
    요즘도 할머님들께서 자리도 없이 이리저리 쫒겨 다니시는 걸 보면 안스럽습니다.
    꼭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아서요.....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2.02.28 1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dasci님의 말씀을 백번 공감을 합니다만..
      세월이 어찌 변하였는지 요즘은 도회지 시민이
      할머니께 주는 그런인정어린 마음을 역이용하는
      얄팍한 모습도 간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씁씁할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dasci님같이 하여 드리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저도 처한테 늘 일러 줍니다.
      할머니들이 가져온걸 살때는 절때 물건값을 깎지 말라 합니다.
      나물 무더기 몇개 놓고 무릅 쪼그려 앉아계신 모습에서
      참 세월의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5. 2012.02.28 17:50 신고 lsj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구지...
    우포늪이 키운 미꾸라지...

    모두가 너무나 정겹습니다...

  6. 2012.02.29 04:47 신고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부 다 그런건 아니지만,
    장날이라고 찿아가봐야 옛날처럼 구색이 다양한것도 아니고
    말이 특산품이지 쳐다만봐도 금방 쭝국제 표시가 나며
    볼것 없으면 먹거리라도 싸고, 푸짐하고, 다양해야하는데
    솔직히 요즘 장날은 재미가 없는것 같습니다.
    얼마전에도 꼬제제한 할망께서 좌판에 헛개열매를 손수 따셨다고 만원만 달라는데
    제가 헛개열매로 치면 그 효능과 생김새를 일찌기 쌍팔년도부터 광고하고 댕기던넘이라
    알고도 속아드려야 했지만서도 전국 어델 가도 다 요런 헛개열매뿐이니 비단 헛개뿐이겠습니까.

    그나저나 두가님 가게 진열품중 우측하단의 '삶은 토란줄기'가 땡기긴 땡기나
    제가 어릴적 토란줄기의 독을 완조니 물에 빼지않고 먹어 몇달을 목에 사래가 들어 고생 엄청했던적이 있어
    시방도 육개장 먹을때면 조심스러워지는데 괜찮은긴지 모르겠습니다.^*^

    * 시방도 보약 많이 자시는분들 계시면 헛개나무열매(잎이나 줄기 말고)를 결명자 끓여(유리그릇)자시듯 하면 진짜로 술해독엔 이찌방 입니다.

    • dasci 2012.02.29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디님!
      진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술 마신 후 아침마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출근했는데..
      열매+결명자..!
      꼭 한번 실천해보고 결과를 글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2.02.29 1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디님의 말씀에 많은 공감이 느껴 집니다.
      너무 각박한 세상모습을 요즘 시장에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시골에서 모친께서 토란국을 자주 끓여 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많은데
      그래서 그랬던지 줄기는 물컹물컹하게 완전 풀린것처럼 하여
      주로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에디님의 처방을 아내한테 일러서
      곡차 마신다음 음용을 하여 볼까 합니다.
      그저께도 술..
      어제도 술...
      오늘도 친구가 포항에서 대게를 택배로 받았다며
      술이 예약이 되어 있는데
      어서 봄이 와야 겠습니다..^^

prev | 1 | ··· | 1054 | 1055 | 1056 | 1057 | 1058 | 1059 | 1060 | 1061 | 1062 | ··· | 1820 | next



▣ 전체 여행기와 산행기 한눈에 보기(클릭)
2016. 8월까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