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제 휴가라서 후지산도 다녀오고 집에서 책도 보고 하며 며칠 푹 쉬며 지냈는데 이번주에는 김여사 휴가라서 마당쇠 기사 노릇으로 경북 춘양의 우구치계곡에 다녀왔답니다.
애초 목적지는 봉화의 고선계곡이었는데 이곳이 이번 여름 폭우로 엉망이 되어 노지 캠핑을 할 수 없게 되었네요.
그래서 찾아간 곳이 우구치.
대개 친구들은 휴가를 가면 바닷가 펜션을 빌려서 편안하게 놀다 오는데 저는 아무래도 사서고생형.
짐을 싸들고 계곡 깊숙한 곳에 가서 노지 캠핑을 하고 벌레 모기 물려가면서 고생고생 하다 돌아오는 스타일.
다행히 이번에는 노지 캠핑을 했지만 자리 깔고 그야말로 3일을 먹고 자고만 했으니 신선이 따로 없을 만큼 편안하게 보냈네요.
이번 휴가지였던 우구치 계곡 위치 : 보기
노지 캠핑이라도 신식 이무기 몇 가지는 챙겨 가는데 그중 선풍기(충전식) 두대는 짐만 되었답니다.
36~7˚를 넘나드는 전국 날씨였는데도 이곳은 선선한...
밤에는 침낭 둘러감고 잤답니다.
차량 냉장고 속에는 막걸리 잔뜩.. 캔맥주 잔뜩... 냉동 안주 잔뜩....
안과 밖(정신과 육체)의 모든 일상을 벗어나 본다는 것.
머리속에 든 미세먼지를 털어 낸다는 것.
단순하게 아주 단순하게 먹는것에만 치중을 해 본다는 것.
생각없이 지내 본다는 것.
국망봉 아래 돼지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도 그것과 비슷하여 야생 돼지처럼 생겼답니다.
하루 한병 마시는 막걸리를 이곳에서는 하루 3병으로 맞췄네요.
먹고 마시고 자고...
일어나 또 먹고 마시고 자고..
얼마나 해 보고 싶었던 일상이었나?
돌아오기 전 물 가운데 하나 맹글었답니다.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작품(?)이랍니다.
주변에 있던 이들이 와서 곁에서 사진도 찍고 엄지척 해 주었답니다.
책을 두어 권 가져갈까 하다가 한 권만 가져갔는데 이걸 삼분의 일도 읽지 못했습니다.
김여사 휴가에 동행하여 제대로 된 쉼표를 찍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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