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어진 집 전화기 결국 해지

Posted by 두가 넋두리 : 2019. 5. 10. 21:02

 

 

결혼 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던 집 전화기를 해지했습니다.

전부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걸고 받고, 그러다 보니 애물단지가 된 집 전화기.

한 달에 한 통화 정도 하려나...

 

저는 놔두자고 버티고 아이들이나 집사람은 아무짝에도 필요없는 거 하루빨리 처분하라고 윽박지르고, 그렇게 두어해 동안 실랑이 하다가 결국 안녕했네요.

사실 그동안 집 전화기는 TV 옆에서 자리만 차지하여 유용성이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그래도 많이 허전합니다.

통신사의 상담직원도 그런 제 기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해 주더군요.

자기 집도 전화기를 해지했는데 엄마가 아주 섭섭해하더라고..

희로애락의 애환을 간직한 전화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서랍에 넣고 나니 기분이 참 묘합니다.

수십년간 떨어져 있던 이들과 이런저런 내용을 주고받으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들이 최전방 군대 근무할 때 새벽에 전화가 와서

"아빠, 전 살아 있어요."

라는 목소리..

 

모 일병이 GOP 내부반에서 총을 난사하여 큰 인명 피해가 났는데 중대장이 살아있는 애들은 모두 집에 연락하라고 했다더군요. 뉴스는 아침 9시나 돼서야 나오고..

 

첫 딸 낳고 시골 어머니한테 전화를 드리니,

"에구 꼬치나 달고 나오지.. "

말을 흐리시며 섭섭함이 전해지던 그 목소리..ㅎ

아마 세월이 이렇게 변할 줄 몰랐겠지요?

 

전화기를 해지하고 나서도 약 일주일 정도는 통화가 되더군요.

아마도 통신사에서 해 주는 마지막 배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날짜가 되니 전화기는 먹통이 되어 아주 사망을 해 버렸구요.

 

지금 누군가 내 집 전화기로 안부를 물어 다이얼을 돌린다면,

전화기는 이렇게 대꾸하겠지요.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세요."

 

아주 오랫동안 사용했던 우리라는 연락처는 사라지고 이젠 라는 연락처만 남아서 세상과 소통이 되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말이야, 가정집에도 전화기가 다 있었단다.'

아마 이런 이야기도 멀지 않았겠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9.05.11 13:41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보니 저희집도 어느해에 없어졌는지 햇수로는 딱히 기억에 없지만 일단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어떤곳에 놀러다니다 보면 옛날 물건을 모아 놓은곳에서
    그시절에 전화기 특히 공중전화기를 보면 혼자 피식 웃고있습니다.
    저에 기억으로 어릴때 집에는 전화기가 없고 주위에 전화기가 있는집은 큰집과 큰누님댁...
    그런데 실상 제가 큰집에서나 큰누님댁에서 전화 통화를 해볼 상대가 없는것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시골 촌놈이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본것은....
    초등학교(궁민핵교)5학년때 답십리쪽에 사시는 외삼촌댁을 가면서
    공중전화를 해봐야 되는데.......
    그때 아마도 청량리역 근처에서 공중전화앞에서 길 건너편에 보이는 여관건물 전화번호를 보고
    일단은 그번호로 전화를 걸고 상대쪽에서 전화를 받고 응대를 하자 저는 얼떨결에 그냥 뚝~~~ !!! ㅠ ㅠ
    당시에 아우님의 이야기로 그 사고부대가 복이가 근무하던 그부대라는 소리에 놀랐고
    그리고 얼마후 제가 민통선 안쪽 태풍전망대쪽 근처로 볼일을 보러 갔다가
    어느부대를 지나면서 순간 복이를 떠올렸던 생각이 저도 납니다.
    세월이 참~~~~..............^^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9.05.12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동안 형님댁에 몇 번이나 갔어면서도 전화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눈여겨 보지 못했습니다.ㅎ
      오래전 제 시골에서도 한 동네에 전화기가 한 집(이장집)에만 있어 외지에서 누가 전화를 하면 동네 이장은 마을 스피커로 ..
      그 누구집 아들 전화 왔으니까 빨리 와서 받으라고...
      알리던 게 생각 납니다.
      그때 전화기는 다이얼도 없고 그냥 옆구리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 면소재지 우체국 교환아가씨가 받아 수동으로 이곳저곳으로 연결 해 주던 시절.
      저희도 아들 면회가서 태풍전망대에서 구경도 하곤 했는데 형님께서 그런 일까지 기억하시고 신경울 쓰 주셨습니다.^^

  2. 2019.05.11 18:27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지금 휴대폰통신사에서 가족통합 서비스로 인터넷과 집전화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전화는 거의 사용하질않고 어쩌다 오는 전화도 잘못걸려온거나 부모님이 거실때도 있지만 그마저 한달에 두어통정도라서
    해지시키는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식구마다 한대씩 휴대폰이 있으니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신세로 전락되었네요.
    그러고 보니 예전엔 제법 많은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는데 요즘은 가족들 번호도 헷갈립니다.
    휴대폰에 저장된거 찾아서 꾹누르면 통화가 되다보니 힘들게 외우거나 적어다닐 필요가 없어진지 오래고...
    문명의 이기라고 하지만 사람을 너무 바보로 만드는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날씨좋은 주말입니다. 내일 아침 퇴근하거든 집사람과 서울데이트를 하려합니다.
    부처님 오신날 뵈러가야 하는데 지난주 다녀온걸로 인사를 대신해야겠네요.ㅎㅎ
    편한 휴일되셔여~~:)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9.05.12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지금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는 시골 어머니 전화번호와 아이들, 집사람 정도입니다.
      아이들과 집사람 번호도 자칫 모를 수도 있었는데 우리집은 휴대폰번호가 맨 끝자리만 다르고 모두 같아서 그나마 기억을 하고 있나 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
      하마님 내외분은 아마도 지금쯤 나들이 준비로 바쁘실것 같습니다.
      아마도 평소 자주 찾아가는 절이 있으셔서 그곳도 가실것 같구요.
      부처님 오신 날.
      하마님 댁에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가 가득 하시길 빌어 드립니다.^^

  3. 2019.05.13 08:46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상황이랑 어쩜 그리도 비슷하신지..^^
    저도 큰 딸아이가 전화를 해지를 하자고 엄청 졸랐지만,
    첫 전화 개통을 했을 당시의 설레였던 마음을 지우기 싫어서 해지를 안 했습니다.
    오는 전화라고는 설문 조사와 광고전화 뿐...
    결국을 해지를 했지만...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오래 전 주인집 전화를 받을 때에.. 죄송하던 마음에서..
    내 명의의 전화를 개통했을 때의 그 기분을 ..
    제 딸 아이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재산목록이였습니다.

    그 전화번호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와 제 컴 비밀번호로 ~~~ ^.^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9.05.13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월이 흐르면서 이것저것 변해지는게 참 많은데 이렇게 집 전화기가 애물단지 비슷하게 변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또 어느 시기가 되어서 유선으로 된 전화기가 부활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아이들한테 전화를 하거나 시골에 전화를 드려 받지 않으면 참으로 애가 타는데 이런 전화기조차 없던 옛 시절에는 그 애탐을 어찌 감당했을까요?

prev | 1 |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 | 208 | next


☆ 전체 여행기와 산행기 보기( 열림 - 닫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