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긴 긴 싸움.. 수도산에서 가야산까지의 종주
 
황량한 초겨울..
눈이 내려 있는 산은 운치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초겨울에는 온 산들이 그저 삭막하기만 합니다.
이런 계절에 스스로의 인내를 시험하고 또 산꾼으로의 자격을 얻어보는 것도 괜찮을것 같은 빡빡한 종주코스 한 곳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산 중에는 능선을 이어 종주 할 곳이 많은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당연 지리산 종주이고 그 다음 많이 찾는 곳이 덕유산 종주일 것입니다. 이 두 곳과 설악산 주능 종주 그리고, 오늘 제가 소개하는 수도산에서 가야산 종주를 모두 합쳐 우리나라 4대 종주 코스라 일컷습니다.
 
수도산 가야산 종주는 들머리를 수도산이나 가야산 어느 곳에서 해도 비슷한 시간에 소요 됩니다.
전체 산행거리는 약 27km. 이 거리를 하루에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지리산 풀 코스 종주인 화엄사에서 대원사 구간이 약 47km이고 이것을 2박 3일에 나눠 걷는 것에 비하면 이곳 수도~가야산 종주는 상당히 빡빡한 코스입니다.
물론 중간에서 하루 비박하여 1박 2일로 느긋하게 진행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자신속에 잠재된 열정을 시험해 보거나 긴 능선을 하루동안 이어 걸어면서 새로운 날들에 대한 꿈을 새겨 보는 계획을 세웠다면 당일 종주가 좋을 것입니다.
 
여타 준족의 산행기를 보면 이 코스를 12시간 이내에 주파하여 대단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전 도저히 그런 능력은 되지 않는듯 약 14시간 이상 소요 되었습니다. 홀로 진행하는 바람에 쉬는 시간도 별로 가지지 않고 행동식으로 준비하여 쉼 없이 걸었는데도 그렇게 시간에 많이 걸렸습니다. 능선상에서는 아무도 만난 이 없어 헷갈리는 길목에서는 조금 망설이거나 알바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리본이 가장 확실한 안내판이었구요.
 
이 코스를 늦 가을이나 초 겨울에 택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낙 잡목이 많고 지나는 이들이 없어 봄 여름에는 풀과 잡목이 엄청나게 많아 그것들을 헤쳐 나가는 것이 보통 힘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 늦 가을을 많이 선택 합니다.
또 철이 더 지나 눈이 내려 버리면 길 찾기도 어렵고 엄청 위험하겠지요.
 
긴 능선에는 여러개의 봉우리와 재가 있습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탈출로도 몇 곳 준비하여 산행하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능선에서 식수를 구할곳은 전혀 없습니다. 목통령지나 계곡에 식수가 있다고 하는데 내려 가 보지는 못하였구요.
 
산행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도암-수도산(1317m)-구곡령-단지봉(1329m)-좌일곡령(1258m)-용두암봉(1124m)-목통령-분기령(997m) -두리봉(1135m)-부박령-가야산 상왕봉(1430m)-해인사
 
전 수도암에서 산행을 시작 하였는데 새벽 5시에 올랐습니다.
외등하나 켜인 수도암의 경내를 지나 모든 것이 어둠으로 캄캄한 산 입구의 산죽 무성한 곳으로 홀로 들어가니 이제부터 이 산에 살아 움직이는 짐승은 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 왔습니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차가운 공기가 엄습합니다.
 
나를 수도암에 덜렁 내려놓고 돌아간 아내의 마지막 말이 귓전에 맴돕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능갑다. 이 추운 날 밤에 혼자 산에 간다꼬.."

수도산~가야산 지도
몇 cm도 되지 않는 저 표시가 왜 그리 멀고도 힘든지요..

수도암에서 산으로 들어 가는 초입의 산죽입니다. 캄캄한 밤 길, 혼자 들어 간다는 것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1시간 반 정도 오르면 수도산 정상에 도착 합니다.

 

어느 봉우리에서 일출을 맞지 못하고 수도산에서 단지봉을 향하는 기슭에서 일출을 맞았습니다.

길이 너무 엉망입니다. 온갖 잡목이 앞을 가로 막네요.

단지봉 못 미쳐 되돌아 본 수도산의 모습입니다. 햇살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단지봉 정상입니다. 내 그림자만이 친구가 되어 있네요.


단지봉 조망이 이 능선상에서 가장 멋졌던것 같습니다. 지리산 덕유산 능선이 너무 멋지게 보여 지구요.
아래 사진들은 단지봉에서 360도로 둘러본 능선들의 모습입니다.





멀리 가장 높은 곳의 봉우리가 지리산 천왕봉입니다.



능선으로 이어진 곳이 덕유산이구요. 남덕유에서 북덕유까지 모두 조망 됩니다.



이제 앞으로 보이는 저 멀리 마지막 높은 봉우리가 가야산입니다. 중간쯤에 뾰쪽하게 올라온 곳이 바위로 된 용두암봉이구요.

갈림길에 달려있는 리본이 생명줄 처럼 보여집니다.

가야산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능선입니다. 아득합니다.

드뎌 가야산에 가까이 왔습니다. 앞쪽으로 벽처럼 다가 왔네요.



가야산에 도착하여 뒤돌아 본 능선입니다. 아득한 저쪽 끝에서 이곳까지 참 멀리도 걸어 왔습니다.

가야산 거의 다 와서 길이 헷갈려 1시간 이상 헤매는 바람에 상왕봉에 도착하니 약간 어둑하여 질려 합니다.
해 빠지기 전에 부리나케 해인사로 달려 내려 가야 가는데... 뒷다리가 말을 듣지 않네요.

수도산에서 가야산까지 고도표

위성으로 본 수도산~가야산 지도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prev | 1 | ··· | 1608 | 1609 | 1610 | 1611 | 1612 | 1613 | 1614 | 1615 | 1616 | ··· | 1869 | next



▣ 전체 여행기와 산행기 한눈에 보기(클릭)
2016. 8월까지




티스토리 툴바